가장 작은 메르세데스-벤츠의 SUV를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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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메르세데스-벤츠의 SUV를 경험하다
  • 박병하
  • 승인 2016.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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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GLA 클래스(이하, GLA)는 최근 `GL`로 명명체계를 일원화한 메르세데스-벤츠 SUV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차다. 그러면서도 근 몇 년간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로 떠올랐던 `소형 SUV`에 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대답이라 할 수 있는 모델이다. 또한, 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 3사(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중 사실 상 두 번째로 이 대열에 합류한 모델이기도 하다. 시승한 GLA클래스는 상시 4륜구동을 탑재한 GLA220d 4MATIC 모델이다. VAT포함 가격은 5,300만원.



GLA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A클래스를 크로스오버 SUV의 모습으로 리터칭했다는 느낌이 크게 든다. 하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A클래스와는 느낌이 크게 다르다. A클래스가 다소 담담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라면, GLA는 한층 우람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는 굵직한 선들로 이뤄진 얼굴과 차체 전반을 에워싸고 있는 볼륨감 넘치는 곡면에서 비롯된다.






굵직한 선들이 두드러지는 얼굴에서는 지극히 남성적인 감각이 묻어 나온다. 손위 형제들에 해당하는 GLC와 GLE 등을 닮은 듬직하고 당찬 표정은 작은 차체에 걸맞지 않은 자신감으로 다가온다. 차체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볼륨감 넘치는 곡면들은 날카롭게 세워진 선들과 함께, 보다 강인한 인상을 심어 준다. 뒷모습은 A클래스를 닮은 C필러 라인과 좌우로 긴 테일 램프가 특징이다.



실내는 대시보드 중앙 상단의 외장형 디스플레이부터 총 5개의 원형 송풍구, 센터페시아의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A클래스와 유사한 구성을 보인다. 반광 우드 패널과 가죽으로 감싼 대시보드 상단은 독특한 색감과 함께,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3스포크 스타일로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은 적당히 작은 직경과 함께, 그립감이 우수하여 전반적인 조작감 면에서 좋은 느낌을 준다. 센테페시아의 구성은 일견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기능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어, 사용 편의성은 좋은 편이다. 근자의 메르세데스-벤츠 모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유의 플로어 콘솔도 특징이다. 에어컨 패널 뒤로는 전부 뚜껑이 붙은 수납공간이며, 호주머니 속 잡다한 물건들을 넣어 두기 좋다. 컵홀더는 커맨드 컨트롤 다이얼 우측에 배치되어 있다. 계기반은 전체적으로 화려한 디자인이면서도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A클래스의 것과 같이, 헤드레스트와 등받이가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앞좌석은 단단한 착석감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딱딱하다기보다는 든든하게 몸을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점이 만족스럽다. 대신,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바른` 운전 자세를 강권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 느낌 덕에 운전 자세를 한 번 더 바로 잡게 된다. 뒷좌석은 착석감이 다소 불편하고, 건장한 성인 남성을 승차시키기에는 공간도 다소 부족한 편이다.



CLA200d의 테일게이트는 전동식으로,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21리터이며,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235리터까지 늘어 난다. 뒷좌석은 6:4 분할 접이식으로 제작되어 있으며, 스키스루 기능을 지원한다.



시승차인 GLA220d 4MATIC에 탑재된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의 2.2리터 디젤 엔진. 136마력/3,400~4,400rpm의 최고출력과 30.6kg/1,400~3,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7G-DCT 변속기를 사용한다.



GLA220d 4MATIC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소형 SUV로서는 소음과 진동 모두 무난한 정도를 보인다. 정차 중에는 진동이 다소 느껴지지만, 주행 중에는 그리 신경을 거슬릴 정도의 불쾌감은 없다. 승차감은 단단한 느낌을 주지만, 허리에 부담을 줄 정도로 딱딱하거나 거칠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작은 몸집을 지닌 GLA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소형차보다는 꽤나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가속 역시 무난한 수준이다. 리스폰스 측면에서도 디젤 엔진으로서는 비교적 준수한 수준이다. 자동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가 엔진의 힘을 바퀴에 착실하게 전달해주는 덕에, 상시 4륜구동이 물려있음에도 불구하고 136마력의 최고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다만, 가속 자체는 체감 상 그다지 저돌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이라기보다는 진득하고 꾸준하게 속도계의 바늘을 차근차근 돌려 나가는 느낌이다. 일상적인 운전 환경에서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는 순발력이라 볼 수 있다.



코너링은 소형의 크로스오버 SUV임을 감안하면 꽤나 준수한 솜씨를 보여준다. 단단한 하체와 질긴 섀시 덕에 저속코너가 빈발하는 산악도로에서도 자신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직결감이 우수하여, 스티어링 휠과 앞바퀴의 조향각 사이의 괴리가 적다. 여기에 적당한 무게감까지 더해져, 보다 적극적으로 차를 다룰 수 있게 해 준다. 빼어난 안정감을 주는 4MATIC의 작용 역시 인상적이다.



2.2리터 디젤 엔진과 상시 4륜구동이 결합된 GLA220d 4MATIC의 공인 연비는 도심 13.3km/l, 고속도로 17.0km/l, 복합 14.8 km/l(2등급)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구간 별 평균 연비는 다음과 같다. 출퇴근 시간대의 양재대로 일대에서 기록한 연비는 도심(혼잡) 7.8km/l를 기록했다. 정체가 심했던 데다, 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을 상시로 작동하고 있었을 때의 연비다. 반면, 출퇴근 시간대를 지난, 한적한 구간에서는 공인연비와 같은 13.3km/l에 근접한 연비를 기록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운행하며 기록한 평균 연비는 공인연비를 상회하는 20.7km/l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A클래스는 소형 SUV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감각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패밀리룩에 충실한, 화려하고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준수한 주행질감에 이르기까지, 고급 소형SUV가 추구해야 할 덕목들을 빠짐 없이 알차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시 4륜구동까지 갖춘 GLA220d 4MATIC은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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