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만큼은 독일차 넘어섰다. 캐딜락 ATS 2.0T 시승기
상태바
달리기만큼은 독일차 넘어섰다. 캐딜락 ATS 2.0T 시승기
  • 김재민
  • 승인 2015.08.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하고 날카롭다’로 차의 성격을 대변할 수 있을 정도로 달리는 능력만큼은 절정의 수준을 보유했다. 태생부터 달리기 능력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고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50:50의 전후 하중 배분, 고강성 및 초경량 차체, 여기에 2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2마력을 발휘해 낸다. 타도 BMW 3시리즈를 모토로 삼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캐딜락의 수고가 고스란히 반영된 클래스 최강의 차량이다.



캐딜락의 컴팩트 스포츠 세단 ATS 2.0T의 감춰진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외모는 좌중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날렵하다. ‘볼드 럭셔리(Bold Luxury)’란 슬로건을 걸고 시작된 캐딜락가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는 3세대 CTS를 거쳐 ATS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선 굵은 남성적 이미지가 차량 전체에 묻어난다.



전면은 한껏 부풀린 콧등이 ATS의 자존심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도드라지게 존재감을 자랑한다. 월계관을 벗어 던지고 축구 명가를 대표하는 휘장처럼 고급스러운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 위로 자리 잡았다. 범퍼를 경계로 수직구조로 설계된 헤드램프는 엠블럼과 함께 캐딜락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살려줄 특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굵은 선으로 듬직한 남성의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표현했다.



외모만큼이나 똘똘한 헤드램프의 기능은 더욱 만족스럽다. 인텔리빔 헤드램프는 반대편 차선 차량의 헤드램프와 전방 차량의 테일 램프를 감지하여 하이빔 작동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어댑티브 포워딩 라이팅은 차량의 속도,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각도와 연동하여 운전자가 주행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헤드램프을 움직인다. 야간 커브나 유턴시 운전자의 가시성을 확보해준다.



앞 바퀴의 휠 하우스에서 시작된 벨트라인은 두 개의 도어캐치를 순차적으로 지나며 테일 램프에서 마무리된다. 면을 최대한 살려낸 측면에서 스포티한 차의 성격을 효율적으로 표현했다. 헤드램프의 측면에서의 간섭은 더욱 매력적이다. 눈을 지긋이 감은 듯한 세련된 옆 인상을 만들어 낸다. 타이어는 런플랫 타이어로 앞 225/40RF18, 뒤 255/35RF18의 서로 다른 크기를 적용했다.



후면의 생김새는 더욱 빛이 난다. 정체성을 고루 새겨낸 ‘V’자형 패턴을 멋지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겸용 제동등이 트렁크 덮개 외부로 돌기시켜 자리하고, 범퍼 중앙부에는 크롬 소재의 ‘V’자형 장식이 위치한다. 위 아래로 자리잡은 이 요소들은 범퍼 밑 듀얼 머플러와 함께 역동적이며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극히 남성적인 외모다. 금방이라도 지면을 박차고 질주할 것만 같은 공격적 성향이 높은 디자인을 선택했다. 제원상 전장X 전폭X 전고는 4,645X 1,805X 1,425mm다. 공차중량은 1,545kg.



내부도 외모만큼이나 간결하고 고급스럽다. 하이그로시, 알루미늄패널, 크롬테두리를 곳곳에 심어 화사한 내부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센터페시아는 더욱 간결하다. 버튼과 텍스트의 크기는 인지하기 쉽고 팔을 쭉 뻗었을 때 괴리감도 적어 사용이 편리한 구성이다. 상부에는 8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그 밑으로는 냉난방 조작부를 두었다. 모두 터치를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8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큐(CUE)를 실행할 수 있다. 오디오, DMB, 전화, 네이게이션, 차량 설정, 온도조절, 메시지 등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 마련된 각종 기능 버튼과도 연동되어 있다. 냉난방 조작 패널은 터치를 통해 개폐가 가능하다. 위로 들어 올리면 패널 뒷면에 숨겨진 공간이 드러난다. 공간내부에는 무선충전패드가 있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실내공간은 쿠페 타입의 외형 때문에 뒷좌석의 공간은 세단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좁다. 불편함이 커 보인다. 특히, 머리공간의 부족은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이다. 프리미엄 천연가죽 소재의 시트는 감촉 면에서 탁월하다. 그러나 몸을 편안하게 감싸는 쿠션의 정도에서는 불만족스럽다. 고속 주행보다는 저속구간이 많은 도심 주행에 보다 적합하다. 앞좌석 시트는 8방향 전동 조정기능과 럼버 서포트가 제공된다.



가죽 소재의 스티어링 휠은 굵기가 굵은 편이다. 스포티한 주행을 목적으로 태어난 세단의 것으로는 만족스럽다. 그러나 남성이 아닌 여성이 운전자일 경우 굵은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따른 불편함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스티어링 휠에 마련된 크루즈 컨트롤, 차량제어, 오디오 등의 각종 기능을 제어하기 위한 버튼들은 사용이 편리한 구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계기반은 엔진회전계, 속도계, 유류계와 엔진 온도계, 5.7인치 LCD 정보창으로 구성된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약 295리터가 제공된다. 굴러다닐 수 있는 부피가 작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박스타입의 수납공간을 바닥에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트렁크 바닥 밑으로도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보다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트렁크와 뒷좌석을 이어주는 통로가 작은 편이어서 사용시 불편할 것으로 판단된다.



안전사양도 괄목할만하다. 전후방 카메라를 비롯해 초음파 센서를 적용한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안전 경고 햅틱 시트, 차선 유지 기능 등이 그것이다. 또한 운전석/듀얼스테이지 조수석 에어백, 운전석/조수석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 전/후 헤드 커튼 에어백, 뒷좌석 측면보호 흉부 에어백, 앞좌석 무릎보호 에어백 등을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2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에 하이드라-매틱 자동6단 변속기를 물려 최고출력 272hp/5500rpm, 최대토크 40.7kg.m/3000~4500rpm의 성능을 발휘해 낸다. 공인 복합 연비는 10km/l다. 구동방식은 후륜구동방식을 채택했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피벗, 후륜의 경우는 멀티 링크다.



BMW3 시리즈를 공개적으로 경쟁모델로 한 캐딜락의 절치부심한 노력의 결실인 스포츠 세단 ATS의 달리기 능력이 궁금했다. 시동을 켜면 보다 묵직한 엔진사운드가 주변의 정적을 단번에 몰아낸다. 기분 좋은 음색을 지녔다.



가속을 시도하면 차체는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으로 운전자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안전하니 더욱 거세게 몰아 부쳐 달라는 일종의 사인으로 간주해도 될만하다. 가속을 시작하면 굼뜬 반응 없이 고스란히 달리기에 열중한다. 4500rpm까지 엔진회전계의 바늘은 연신 오르내리며 발 빠른 가속을 이뤄낸다. 희망속도에 대한 차체의 반 박자 느린 반응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똘똘하게 반응한다. 실용영역보다 조금 높은 영역에서부터 시작되는 최대토크 영역은 고속으로 치닫을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커브길에서도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일체감 뛰어난 차체의 순종은 매력만점이다. 차체의 앞과 뒤가 따로 놀지 않는다. 이러한 역동적인 움직임은 동급 유일의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 이하 MRC라 한다.) 에서 기인한다. 노면 상태를 1,000분의 1초 단위로 감지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차체의 뛰어난 주행 안정성과 최적의 승차감을 선사한다. 제동 능력도 출중하다. 기본사양으로 제공되는 브렘보 퍼포먼스 디스크 브레이크가 듬직하게 차체의 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도심에서의 주행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향이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를 우리에 가두어 둔 느낌이다. 뛰쳐나가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야만 하는 불편함이 크다. 고속도로 주행시 연비는 12km/l, 도심에서는 7.5km/l였다.



캐딜락에서 스포츠 세단임을 자인하고 절치부심 끝에 시장에 진출시킨 모델인 만큼 달리고 서는 즐거움이 컸던 시승이었다. 과거 독일차들이 가지고 있던 감성에 보다 가깝게, 어쩌면 그 이상의 감성에 다다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역동적인 감성에만 치중한 것은 흠이다. 노면의 잦은 충격을 감쇄시키는 능력이 부족했다.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연신 튕겨내고 자세를 다잡아야 했다. MRC때문이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그리울 정도다. 남성적 차로만 치부될 수 있는 치명적 단점으로 작용될 수 있어 보인다. 쿠페의 경우 세단보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편안하면서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했었다. 안락한 주행의 특성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ATS 세단의 경우 럭셔리, 프리미엄, AWD 트림으로 나뉜다. 판매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럭셔리4,450만 원, 프리미엄 5,100만 원, AWD는 5,400만 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