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에 유달리 엄격한 조세제도와 자국의 도로 환경 및 자동차의 주차 및 보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자기들만의 독특한 자동차 문화와 시장 경향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도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요구도 높은 편이다. 2019년도 상반기, 이웃나라 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어땠을까?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日本自動車販売協会連合会, Japan Automobile Dealers Association)가 집계한 2019년도 상반기(1월~6월) 일본 내수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을 통해 나타난 결과를 통해 어떤 제조사와 어떤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판매 되었는지 알아 본다.
2019년도 상반기에는 상위 10위권 이내에 토요타의 차종만 무려 7종이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나머지 세 자리 중 두 자리는 닛산이, 그리고 남은 한 자리는 혼다가 가져갔다. 또한 역시나 전체적으로 소형 해치백과 MPV, 미니밴형 차종이 대부분이다. 세단형 차종은 스바루 임프레자(19위, 24,448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SUV/크로스오버형 차종은 혼다 베젤(국내명 HR-V, 15위, 33,445대)이 가장 많이 판매되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 10대는 어떤 차들일까?
10위 토요타 비츠(45,279대)
2019년도 상반기 상위 1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고 있는 차종은 토요타의 소형해치백, 비츠(Vitz)다. 토요타 비츠는 지난 해에도 상반기에 10위를 기록하다가 연말, 9위로 올라섰었다. 토요타 비츠는 혼다의 동급 소형차 피트(Fit)를 불과 190대 차이로 제치고 아슬아슬하게 10위에 올라 있다. 토요타 비츠는 토요타의 대표 B세그먼트급 소형 해치백으로, 수출 시장에서는 야리스(Yaris), 혹은 에코(Echo)라는 이름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토요타 WRC팀의 베이스 차량이 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토요타는 비츠의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판매중이지만 성격이 정확히 겹치는 아쿠아의 존재와 더불어, 전기구동계를 채용한 닛산 노트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9위 토요타 루미(45,544대)
10위인 비츠를 불과 265대 차이로 제치고 9위에 올라 앉은 차종은 비츠와 같은 집 식구인 소형 MPV모멜, 루미(Roomy)다. 토요타 루미는 토요타, 다이하쓰, 스바루의 3개 브랜드가 공동으로 전개하여 판매중인 차종으로 소형차가 강세인 일본 내수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차는 일본의 자동차 세법 상 소형차 규격을 극단까지 뽑아 낸 박스형 차체 구조가 특징이다.
8위 혼다 프리드(45,548대)
8위와 9위의 차이는 고작 4대다. 4대 차이로 8위에 올라 선 차는 바로 혼다의 소형 MPV 프리드(Freed)로, 10위권 내에 유일하게 이름이 올라 와 있는 혼다 차종이기도 하다. 혼다 프리드는 일본 소형 승용차 업계의 강자 중 하나인 피트(Fit)의 설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형 MPV 모델이다. 혼다 프리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중희토류 소재를 대체한 신개념 영구자석을 사용한 것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7위 토요타 복시(47,834대)
8위와 9위의 차이는 고작 4대지만, 7위와 8위의 차이는 천 단위다. 프리드와 2,286대의 격차를 벌리며 7위에 안착한 차는 토요타의 중형 미니밴 복시(Voxy)다. 토요타 복시는 동형의 노아(Noah), 에스콰이어(Esquire)와 형제차로, 일본의 5넘버 소형차 규격을 만족하는 미니밴이자, 내수 시장에서 토요타의 인기 모델로 자리매김 했다. 동형의 미니밴 모델에 비해 보다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외모와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첨단 반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운 닛산 세레나(Serena)의 인기를 도저히 꺾고 있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6위 토요타 코롤라(47,836대)
6위와 7위의 격차는 단 2대다. 단 2대 차이로 6위에 오른 차는 토요타의 소형차 '코롤라'다. 토요타 코롤라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소형 승용차로, 지난 해 대대적인 풀체인지를 감행한 신모델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신형 코롤라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5위 토요타 시엔타(50,926대)
출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Top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토요타 시엔타는 올 상반기에만 5만여대를 팔아 5위에 앉았다. 시엔타는 길이 4,235mm, 높이 1,675mm, 너비 1,695mm에 불과한 차체를 지닌 토요타의 소형 MPV 모델로, 작은 차체에 비해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하여 7인승 좌석 구조를 구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동급에서 가장 낮은 330mm에 불과한 차내 바닥 높이로 승하차 편의성과 넓은 공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점이 특징이다. 토요타 시엔타는 지난 2018년 총 판매량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4위 닛산 세레나(53,662대)
데뷔 이래 Top 10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닛산의 중형 미니밴, 세레나는 현재 동급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차종이기도 하다. 토요타 복시와 혼다 스텝왜건(StepWGN) 등과 경쟁하는 닛산의 주력 차종으로, 지난 2016년 풀체인지 모델이 투입됨과 함께 단숨에 시장 Top 10 안에 안착한 바 있다. 특히 풀 체인지가 이루어지면서 세그먼트 최초로 도입한 반자율주행 기술과 한층 향상된 품질로 일본 미니밴 시장을 휘어 잡았다. 2017년 RJC 올해의 차에 오르기도 하는 등, 닛산의 자랑거리로 통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신규 파워트레인 e-POWER를 탑재한 모델을 내놓으며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으며, 시장에서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3위 토요타 아쿠아(60,349대)
지난 해부터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 순위 Top3는 토요타 아쿠아와 닛산 노트, 그리고 토요타 프리우스의 3차종이 서로 번갈아가면서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해 2위를 기록한 토요타 아쿠아는 현재 3위로 내려왔다. 국내에서 '프리우스C'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기도 한 아쿠아는 토요타 프리우스와 함께 자국 시장에서 토요타 최고의 볼륨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앳킨슨 싸이클 방식의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전용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2위 닛산 노트(68,543대)
지난 2018년 프리우스 형제를 1위의 자리에서 밀어 내고 1위를 차지한 닛산의 인기모델, 노트는 3위인 아쿠아와 무려 8,194대로 차이를 벌리며 프리우스와 박투를 벌이고 있다. 닛산 노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이른 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Range Extender)`로 만들어 주는 직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e-POWER’모델의 존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노트 e-POWER의 엔진은 철저히 전력의 공급만 맡고 구동은 전적으로 전기모터에만 의지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나서 노트의 수주물량이 폭증했으며, 현재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1위 토요타 프리우스(70,277대)
2018년 상반기 일본 내수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차종은 올해 초에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토요타 프리우스다. 프리우스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기술력의 총아(寵兒)이자,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에서 프리우스는 택시로도 상당수가 사용되고 있기에 자가용 수요는 물론, 영업용 수요도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이전이 비해 힘이 조금 빠진 상태였지만 지금은 e-POWER를 앞세운 닛산 노트를 1,734대 차이로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