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의 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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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의 시작은?
  • 이창호
  • 승인 2018.11.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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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SUV.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ports Utility Vehicle)'의 줄임말인 SUV는 노면 대응력이 높은 사륜구동, 레저활동을 위한 넓은 실내공간 등을 강점으로 하는 차종으로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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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세계 최초로 SUV의 개념을 이룩한 자동차는 어떤 것일까? 그 답은 SUV의 발상지인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는 세계 최초의 SUV를 1937년 쉐보레(Chevrolet)에서 출시한 서버번 캐리올(Suburban Carryall)로 보고 있다. 쉐보레 서버번 캐리올은 픽업트럭에 지붕을 붙이고 추가 좌석을 설치한 차량으로, 다인승 SUV의 개념에 가장 근접한 차였다. 한 편 사륜구동계의 채용을 SUV의 핵심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40년 선보인 험버 헤비 유틸리티(Humber Heavy Utility)로 보고 있다. 

당시 민간 시장에서도 SUV를 원하는 사람들은 존재했다. 하지만 사륜구동차의 트랜스퍼 케이스, 등속 조인트 구동을 위한 프론트 액슬 같은 정밀한 부품들의 대량생산이 어려웠다. 따라서 가격도 비쌀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사륜구동 자동차는 전쟁 내내 중요한 전략물자로서 취급되어 4륜구동차는 대부분 군대의 손에 들어가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전시 생산체제가 확립된 1942년부터는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4륜구동차에 필요한 부품을 대량생산해 생산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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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출시된 윌리스 지프 유틸리티 왜건

전쟁이 끝난후 일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최초의 민수용 4륜구동차는 윌리스 지프였다. 그후 영국에서 1948년 만들어진 랜드로버 시리즈1,2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된 지프는 4륜구동 SUV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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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출시된 랜드로버 시리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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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인터네셔널 하베스터 트레블올

특히 다인승이 승차 가능한 SUV의 형식은 1946년 출시된 윌리스 지프 스테이션 왜건이 나온후  인터네셔널 하베스터사 에서 1953년 출시한 트레블올(Travelall)과 1946년 닷지에서 만든 파워 왜건까지 4륜구동과 트렁크를 지닌 왜건형식의 SUV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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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 지프 와고니어

이후 최초의 현대적인 SUV를 누가 제일 처음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갈린다. 미국 자동차 기자협회는 1963년 생산된 지프 와고니어를 현대적인 SUV개념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SUV로 보고 있고 헨리 포드 박물관의 큐레이터 로버트 케이시는 1984년 출시된 1세대 지프 체로키를 현대적인 SUV라고 주장했다.

SUV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미국, 캐나다, 인도, 호주에서 인기를 얻었다. 특히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SUV 1대당 1만달러의 이익 마진을 얻었고 소형자동차를 팔았을때에는 수백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높은 인건비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소형차보단 SUV와 픽업트럭으로의 생산전환을 이끌었다. 이러한 변화는 풀사이즈 스테이션 왜건의 생산 중단을 가속화 시켰다. 구매자들 대부분 SUV의 높은 탑승 높이와 안전성에 끌려 SUV를 구매했고 제조사들은 왜건과 미니밴을 대체하기위해 3열 좌석을 만들었다. 

미국 제조사들은 대형 SUV는 기존 자동차들보다 견인력이 뛰어나고 여행용 캠핑 트레일러, 보트를 끌 수 있으며 폭설이 심할때도 안정적이라고 홍보했다. 1990년대의 낮은 유가까지 더해지며 SUV는 미국 여성 운전자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고유가와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SUV와 픽업트럭의 몰락이 일어나는 듯 했다. 2008년 GM은 4개의 트럭, SUV전용 공장을 폐쇄 했고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대형차종 판매가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다시 SUV와 소형 픽업트럭의 판매가 미국경제의 부활과 맞물려 상승세로 올라갔다. GM은 2013년 대형 SUV 매출이 74% 증가해 SUV의 생산비중을 높였다. 포드 또한 SUV모델의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료 효율을 향상 시키고 새로운 엔진과 최신 기능을 더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며 미국시장에서의 SUV 부활을 알렸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다퉈 소형SUV를 개발해 작고 경제적인 SUV를 원하는 구매층을 공략하고 있다. 2016년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네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은 2015년부터 전세계 SUV판매량이 22% 증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중국, 이탈리아, 포르투갈, 태국 자동차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2016년에는 2700만대가 팔리며 전세계 승용차 판매의 26%를 차지 2017년에는 2160만대가 팔려 전체 시장의 36.8%를 차지했다. SUV 부분의 성장은 선진국 자동차 시장보다 성장세의 신흥국에서 더 커질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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