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축제인 ‘2013 서울모터쇼’가 개막한다. 올해 9회째를 맞는 이 전시는 ‘자연을 품다, 인간을 담다’라는 주제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에서 4월 7일까지 11일간 열린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규모’로 요약된다. 역대 최대 규모임은 물론, 참가업체 수와 전시면적이 이전의 2배 이상이다.
<2011년 전시장 전경>
참가업체 수는 이전에 비해 약 2.4배 많다. 완성차 업체 29개를 포함한 14개국의 384개 업체가 참가한다. 전시면적은 2배가량 커졌다. 킨텍스 1, 2전시장을 모두 사용하는데, 1전시장에는 기아차, 한국지엠, 벤츠, 폭스바겐 등이, 2전시장에는 현대차, BMW, 토요타 등이 자리를 잡는다.
그러나 ‘프리미어(premiere)’ 모델은 이전보다 조금 줄었다. 모터쇼에서의 프리미어는 ‘최초 공개’를 뜻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사실상 모터쇼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개최측이 밝힌 이번 모터쇼의 프리미어 모델은 45개. 이전 전시 때는 59개였다. 하지만 볼거리는 넉넉하다. ‘최초 공개’라는 생색내기용이 아닌, 소비자의 이목을 잡아 끌만한 모델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한편, 전시되는 모델은 총 310개다.
<현대차 HND-9>
월드 프리미어, 그러니깐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은 9개다. 사실, 월드 프리미어 중에는 큰 이슈를 가진 모델이 없다. 그저 ‘세계 최초’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현대차는 스포츠 쿠페 콘셉트 카 ‘HND-9’과 상용차 ‘트라고 액시언트’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HND-9에서는 제네시스 쿠페 후속 모델의 디자인 콘셉트를 엿볼 수 있다.
<쌍용차 LIV-1>
쌍용차는 렉스턴 후속 모델의 콘셉트 카로 점쳐지는 ‘LIV-1’과 체어맨 W에 고급 장비를 더한 ‘W Summit’를 세계 최초로 내 놓는다. 소규모 업체의 세계 최초 공개 모델도 있다. 어울림 모터스는 ‘스피라 GT 3.8’을, 파워프라자는 ‘예쁘자나 4.0’을 공개한다. 스피라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국산 수제 수퍼카이며, 예쁘자나는 주문 한정 생산되는 전기차다.
<위부터, K3 5도어, RP, 캡쳐>
눈여겨 볼만 한 건 아시아 또는 국내에 최초로 공개하는 나머지 36개의 모델이다. 일부 콘셉트 카와 경기차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생산 또는 수입이 예정 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K3의 해치백 모델인 ‘K3 5도어’와 카렌스 후속 모델인 ‘RP’를 내 놓는다. 두 모델 모두 이전 모델의 부진을 씻어내야 하는 임무를 떠맡았다. 르노삼성은 소형 SUV, ‘QM3’를 선보인다. 모기업 르노가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캡쳐’의 한국판이다. K3 5도어와 QM3는 올해 안에 시판된다.
<3시리즈 GT>
한국지엠은 상용화를 코앞에 둔 ‘스파크 EV’를 내 놓는다. 인기 좋은 경차, 쉐보레 스파크의 전기차 버전이다. BMW는 3시리즈를 밑바탕 삼은 크로스오버 모델, ‘3시리즈 GT’를 공개한다. 3시리즈의 장점인 뛰어난 운동성능과 높은 효율에 넉넉한 공간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또한 6시리즈 그란쿠페의 고성능 모델, ‘M6 그란쿠페’와 안팎을 다듬은 부분변경 ‘Z4’도 선보인다.
<위 A-클래스, 아래 CLA-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말 국내 판매를 시작할 고급 소형차, 신형 ‘A-클래스’를 내세운다. 신형은 껑충한 모양새의 이전과는 달리 스타일 좋은 해치백 모델로 거듭났다. 샌드위치 콘셉트 섀시를 버리며 높이 160㎜를 낮추고 길이 450㎜를 늘린 결과다. 벤츠는 이번 모터쇼에 소형 4도어 쿠페인 ‘CLA-클래스’도 전시한다.
<위 7세대 골프, 아래 콰트로포르테>
폭스바겐은 주력모델인 신형 ‘골프’를 공개한다. 첨단 장비를 아낌없이 담고 덩치를 키운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무게는 이전보다 최대 100㎏이 가볍다. 국내 출시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마세라티는 신형 ‘콰트로포르테’를 선보인다. 과격하게 다듬은 겉모습에 넉넉한 실내를 어울렸다. 배기량은 0.9L를 줄이되 최고출력은 80마력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카이맨>
포르쉐의 신형 ‘카이맨’은 서울모터쇼에서 공개와 동시에 판매에 들어간다. 이번 서울모터쇼가 데뷔 무대인 셈이다. 신형 카이맨은 이전보다 속도가 더 빠르고 몸집도 커졌다. 하지만 연료 효율은 높아졌다. 파워트레인을 치밀하게 다듬고 차체 무게를 덜어냈기 때문이다. 외모는 이전처럼 박스터와 비슷하다.
<위 MKZ, 아래 208GTi>
링컨도 오랜만에 새 차를 선보인다. 중형세단인 ‘올 뉴 MKZ’다. 이전보다 한층 더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거듭났다. 모양새와 이름은 기존과 비슷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모델들도 공개된다. 푸조 208의 고성능 버전인 ‘208 GTi’와 푸조 3008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3008 하이브리드 4’, 그리고 시트로엥 DS3의 컨버터블인 ‘DS3 카브리오’가 대표적이다.
<위 아발론, 아래 RAV4>
국내에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토요타․렉서스도 최초 공개 모델을 여럿 내 놓는다. 토요타는 ‘아발론’과 ‘RAV4’, ‘FJ 크루저’를 앞세운다. 대형세단인 아발론과 중형 SUV인 RAV4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따끈따끈한 신형들이다. 두 모델 모두 올 여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터프한 외모의 SUV, FJ 크루저의 경우 서울모터쇼에서의 반응에 따라 출시 여부를 검토한다.
<위 IS, 아래 LFA>
렉서스는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준중형 세단, 신형 ‘IS’를 선보인다. 스핀들 그릴로 완성한 파격적인 외모와 스포티한 분위기의 실내를 더했다. ‘LFA’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4.8L V10 엔진을 차체 가운데에 얹은 본격적인 수퍼카다. 아울러 RX350과 CT200h의 F-Sport 버전도 전시한다.
이외에도 서울모터쇼에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된다. 국제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세미나, 대학생 카디자인 공모전 시상식, 대학생 자작자동차 전시, 대한민국 자동차 사진대전, 기자들이 뽑는 ‘모터쇼를 빛낸 차’ 등의 부대행사가 준비된다. 또한 4월 1일부터 5일 사이, 킨텍스 옥외 들풀 마당에서 하루 세 번 친환경 자동차 시승행사도 열린다. 전기차 등으로 약 3.8㎞의 주변 도로를 달려 볼 수 있는 행사다.
글 | 류민
<이전 전시에서 열렸던 다채로운 행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