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생소한 나라인 남아공에 마찬가지로 생소한 브랜드 닷선 자동차 박물관이 존재한다. 닷선 자동차는 1930년대 일본에서 탄생한 자동차 브랜드로 현재 닛산 자동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닷선 자동차는 1950년대 후반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나름 선전했으나 1981년 닛산 자동차에 흡수되며 명맥이 끊어졌다. 그러던 중 2013년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부활시켰다. 당시 닷선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국을 대상으로 론칭됐고 그 신흥국 가운데 하나가 남아공이다.
남아공에 뿌리를 내린 닷선은 남아공 내에서 인기 있는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거듭났고 자연스럽게 지지층이 생겼다. 닷선 자동차를 좋아하던 남아공의 자동차 애호가 펑크 드 코크(Funk de Kock)는 닷선 브랜드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하나, 둘이 모인 것이 박물관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펑크 드 코크는 닷선이 남아공에 론칭하기 전부터 닷선 브랜드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약 11년 전 두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준 이후에 본격적인 자동차 수집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가 자동차를 수집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면 자신이 수집한 자동차를 절대 되팔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다짐이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하면서 결국 자동차 박물관을 만들기로 마음먹게 된다.
닷선이 남아공에 뿌리내린지 고작 5년, 아무리 자동차 수집가로 능해도 생소한 브랜드를 자국에서 쉽게 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펑크 드 코크가 닷선 자동차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여러 사람이 차량을 제공해왔고 그 덕분에 닷선 박물관이 탄생하게 됐다.
펑크 드 코크의 닷선 박물관은 공식 박물관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컬렉션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펑크 드 코크가 수집한 118대의 닷선, 닛산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고 누구든 방문해서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펑크 드코크의 박물관 안에는 ‘악마의 Z’로 잘 알려진 240Z를 비롯해 1세대 닛산 스카이라인 GT-R 쿠페, GT-R R35, 닷선 510 등 역사적 의미를 가진 모델이 다수 자리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모델은 정성스러운 복원을 거쳐 운행이 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한편 펑크 드코크가 닷선 자동차를 좋아했던 이유를 추축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보면 그의 첫 자동차가 닛산 300ZX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닛산 300ZX는 페어 레이디 Z 카 3세대에 해당하는 모델로 직렬 6기통 엔진을 V6 엔진으로 전환했던 세대다. 더구나 자신이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하니 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