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도쿄 모터쇼] 다임러, 전기 모터로 브랜드를 아우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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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도쿄 모터쇼] 다임러, 전기 모터로 브랜드를 아우르다
  • 윤현수
  • 승인 2017.11.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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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쿄] 메르세데스-벤츠는 2017 도쿄 모터쇼를 통해 다임러 그룹 전체의 비전을 이야기했다. 다임러 산하 브랜드들의 미래들을 차례로 꺼내 보이며 자신들의 방향성에 대해 역설했다.

얼마 전 브랜드명 분쟁으로 잠시 업계를 뜨겁게 만들었던 다임러의 전동화 브랜드 'EQ'는 가히 다임러 그룹의 '미래'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임러 산하 브랜드들에 주요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는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로 다가가는 동시에 전동화 시대로 나아가는 시점이다. 따라서 전동화 전문 브랜드로서 전동화 시대에서의 승기를 강하게 움켜쥐어야 하는 사명을 지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의 차세대 모델들의 핵심 키워드가 'C A S E'라고 언급했다. 이 알파벳들은 각각 'C – Connect, A – Autonomous Driving, S – Share Service, E – Electrification'을 의미한다. 연결성과 자율 주행, 공유 서비스, 전동화가 미래의 핵심 키워드란 소리다.

이 와중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의 미드사이즈 SUV, GLC에 수소 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끼워 넣어 `GLC F-CELL EQ 파워`라 이름 붙인 근 미래의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었다. 해당 파워트레인은 긴 주행거리와 전기차 대비 큰 폭으로 짧은 연료 충전시간과 더불어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 주행을 가능케 하는 여러 장점을 품은 파워트레인이다.

이어서 공개된 `EQ A` 컨셉트는 EQ 브랜드의 첫 번째 주자, 'EQ C'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일원이다. 알파벳 A가 붙어있듯, C세그먼트급 3도어 해치백 바디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차체는 보닛 크기를 줄이고 승차 공간을 최대화하여 거주성 확보에 힘을 기울인 것이 눈에 띈다.

아직은 쇼카이긴 하지만 EQ C에 이은 EQ A의 등장으로 EQ 브랜드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세그먼트에 따른 각 구성요소 비율의 차이일 뿐, 헤드램프와 전면부 그릴을 한데 묶고, 블루 컬러 포인트와 블랙 컬러로 친환경 자동차이자 미래지향적 자동차임을 강조하는 면모가 강하다. 여기에 시스템 출력은 200kW 이상에 주행 가능 거리도 400km에 달해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기엔 충분한 `스펙`을 지녔다.

특히 EQ 브랜드는 플래그십 세단부터 스포츠카까지 전 세그먼트 영역에 침투하여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대응하는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그리고 전기 마이크로카 브랜드로의 탈바꿈을 예정한 '스마트' 브랜드도 미래를 이야기했다. 베일을 벗긴 스마트 컨셉카는 영락없는 마이크로 시티카였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니 지금 도로를 발발거리는 스마트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지니고 있었다.

'스마트 비전 EQ 포투'라 이름 붙여진 이 자그마한 자동차는 대략 20년 후에 스마트는 이런 모습일 것이란 이야기를 넌지시 건넨다. 순수한 전기 파워트레인을 장착했을 뿐만 아니라, 실내에는 스티어링 휠조차 없다. '자율 주행' 기술을 완벽히 재현한 자동차란 소리다.

따라서 화려하게 도어를 열어젖히는 모습을 뒤로하고 시트에 앉게 되면, 스마트 비전 EQ 포투는 저절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30kW 배터리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충전소를 향해 몸을 옮긴다. 또한 다임러가 최근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중심으로 움직여 공유경제의 적극적 실현도 이행한다.

그리고 웅장한 음악과 함께 무대로 들어선 AMG 차세대 슈퍼카는 F1 레이스카의 공기역학적 요소들과 최신예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받아들인 AMG 브랜드 탄생 50주년 기념작이다.

AMG 프로젝트 원 (Project ONE)이라 이름 붙은 압도적 외양의 하이퍼카는 뒷차축과 캐빈 사이에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머신에 사용하는 1.6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한다. 한계 회전수가 1만 1천 rpm에 달하는 초고회전 유닛으로, 네 개의 전기 모터와 전자식 터보차저의 힘이 합세하여 1천 마력에 달하는 막강한 파워를 내뿜는다. 최고 시속은 350km를 상회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는 6초 만에 도달하는 괴물이다.

F1 레이스카의 실내 구성요소들을 조금 더 안락하게 꾸민 실내와 더불어, 혼을 빼놓는 성능을 보아하니 가히 F1 레이스카를 일반 도로에서 느낄 수 있도록 만든 AMG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미 전 세계 275명의 부호들이 프로젝트 원을 점찍으며 한정 판매가 완료되었고, 2019년부터 인도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 와중에 주목해야 할 것은 `프로젝트 원`이 메르세데스-AMG 서브 브랜드의 미래도 어느 정도 내다본 자동차라는 것이다. 이제는 오로지 내연기관만의 성능으로 역사 한 페이지 이전에 있는 슈퍼카의 성능을 큰 폭으로 뛰어넘는 것은 어려운 때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즉 전기 모터의 힘을 받아야만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물론 이는 환경 보호라는 주제가 점점 중요시되는 미래에 플래그십 슈퍼카뿐만 아닌 AMG 브랜드 전체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기도 하다. AMG 엠블럼을 단 슈퍼카가 바닥에 낮게 깔린 배터리만으로 25km를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젠가 AMG 모델 전체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전조와도 같다.

이렇게 다임러는 네 개의 출품작을 통해 현실적이고 청정한 친환경 자동차와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의 앞 날을 선보였다. 그리고 하이퍼카의 근 미래에 대해 강렬하게 외쳤고, 자율 주행과 공유경제를 아우른 마이크로카의 미래를 말했다. 이 출품작들의 공통점은 모두 전기모터를 품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브랜드 하나하나에 심은 전기모터로 그룹 전체를 아우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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