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도 친환경차 라인업으로만 살림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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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도 친환경차 라인업으로만 살림 꾸린다
  • 윤현수
  • 승인 2017.09.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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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는 디젤 엔진을 비롯한 내연기관에 대한 엇갈린 시선을 보냈다. 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브랜드 포지셔닝에 따른 전략 구상이 매우 상이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그리고 영국 자동차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도 머지않은 미래에 내연기관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히며 전동화 시대에 더욱 빠르게 발맞추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20년부터 순수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의 판매를 멈추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같은 전동화 차량들만을 출시 및 생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전략은 매우 놀랍기 그지없다. 현재까지 재규어-랜드로버 브랜드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모델을 단 하나도 구비하지 않았다. 아울러 본거지인 영국에서 판매되는 재규어-랜드로버 차량들의 평균 CO2 배출량은 킬로미터당 164g으로, 업계 평균보다 42g 가량 높은 수치다.

이와 같은 과감한 전략은 다분히 외부적 요소들에 의한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가령 EU는 2021년까지 제조사의 평균 CO2 배출량을 킬로미터당 95g으로 줄여야 한다고 설정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불과 몇 년 안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나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순수 내연기관 모델들만 구비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로선 이와 같은 미래에 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EU 주요 국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 금지 계획을 내걸며, 유럽 시장을 주 무대로 삼는 자동차 제조사들을 벌벌 떨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의 유럽 시장 디젤차 판매 비중은 무려 90%에 육박하는데, 이 중 랜드로버는 2016년 유럽에서 판매된 96%가 디젤차였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제조사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 입장에선 과할 정도로 친환경차 시장에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비쳤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재규어 랜드로버는 내년에 1회 충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는 I-PACE를 시장에 내놓는다.

전동화 차량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순수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것은 상당히 과감한 선택이다. 계획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규어는 자사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E-타입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에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 그리고 현대식으로 개선한 인테리어를 갖춘 `E-타입 제로`를 공개했다. 이후 재규어-랜드로버는 근 미래에 상위급 모델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전동화 시대에 대응한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순수 내연기관차와의 단절을 예고했던 볼보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모델 포트폴리오 상으론 볼보가 더욱 대중성 있는 브랜드라 여겨질 정도다. 따라서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 포지셔닝을 지녔던 볼보와 마찬가지로 재규어-랜드로버는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약속된 이별을 고했다. 이것이 공룡들만 살아남는 세계에서 그들이 취해야 할 `선택과 집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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