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견인하는 대부분의 카라반, 혹은 캠핑 트레일러는 대체로 상자와 같은 외형을 갖는다. 특히, 측면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차량에서 하부와 수직을 이루는 설계가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한정된 크기에서 최대한의 공간 효율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단 1mm의 공간조차 낭비해선 안되는 RV(Recreational Vehicle) 설계에 있어서 상식과도 같다. 특히, 크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제약을 받게 되는 유럽식 카라반에서 이러한 경향이 크게 두드러진다.
하지만 모든 유럽식 카라반이 이러한 상식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베어풋 카라반(Barefoot Caravans)에서 생산하는 카라반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측면은 수직 형태를 취하는 여타 유럽식 카라반의 전형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독특한 외형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형태는 고전적인 카라반의 형상에서 차용한 것으로, ‘모던 브리티시 클래식’을 지향하는 베어풋 카라반의 핵심이기도 하다.
베어풋 카라반은 미국식 캠핑 트레일러에 비해 대체로 작은 크기를 갖는 유럽식 카라반 중에서도 소형에 속하는 차량으로, 전체 5,200mm, 차체 3,780mm의 아담한 차체를 지니고 있다. 베어풋 카라반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아담한 차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둥근 형태의 차체 외형으로, 마치 옆으로 뉘인 달걀과 같은 형상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형태는 공기역학적으로도 우수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효율적인 공간설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자동차 업계에서도 종종 시도되었던 스타일링이기도 하다. 차체 외판은 파이버글라스로 제작되어 있으며, 색상은 주문에 따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달걀을 연상케 하는 베어풋 카라반은 둥그스름한 외형과 어울리는 디테일들 역시 눈길을 끈다. 후미등을 비롯한 모든 등화류는 타원형을 취하고 있으며, 각각의 등화는 항공기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 돌출 형태를 띄고 있어, 아기자기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감각이 돋보인다. 여기에 곡선을 이루는 손잡이와 곡면을 이루는 전후면 창, 그리고 측면의 이중 패널 디자인으로 둥근 외형을 잘 살려내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스 봄베를 설치하기 위한 전면 하우징도 차체와 어울리는 매끈한 외형을 이루고 있다.
베어풋 카라반의 내부는 한정되어 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재치로 가득하다. 채광과 개방감을 중시하는 영국식 카라반의 특징과 함께, 상대적으로 간소한 실내 구성을 갖는 독일식 소형 카라반의 특징도 함께 나타나는 내부 설계가 인상적이다.
배어풋 카라반은 독특한 형태의 변환 침대 디자인과 전면과 측면의 대형 창을 통해 체감 공간을 크게 넓혔으며, 구석구석 빈틈 없이 수납공간을 확보했고, 주방과 화장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전적으로 1~2명이 사용하는 데 최적화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실내의 분위기는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외형만큼이나 감각적인 컬러 매치와 소재 선택을 통하여, 사용자의 만족감을 높여준다.
내부 사양으로는 온수 보일러와 난방, 낮은 색온도의 조명, 충전용 USB 포트, 가죽 마감재 등이 있으며, 인테리어 색상과 맞춤으로 제공되는 미니 라디오와 떡갈나무 집성목 상판, 와인 랙, 그리고 확장 텐트 등이 있다.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외형과 실내가 인상적인 영국 베어풋 카라반의 가격은 영국 VAT 포함 23,995파운드(한화 약 3,519만원)이며, 내부 설비를 철거한 네이키드 베어풋(Naked Barefoot)은 14,995파운드(한화 약 2,199만원)에 판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