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이 늘어날수록 불만도 늘어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상태바
기능이 늘어날수록 불만도 늘어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윤현수
  • 승인 2017.03.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시판 중인 자동차 대부분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급차의 상징이었으나 최근에는 적용 폭이 넓어지며 경차를 비롯한 하위 차급에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라는 단어는 정보(information)와 오락 (Entertainment)를 더한 합성어로, 말 그대로 정보의 전달에 오락성을 가미하는 것이다. 자동차에서의 인포테인먼트란,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통해, 목적지에 대한 경로 안내와 주행 연비 등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멀티미디어를 통해 `즐거움`까지 전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운전자는 해당 시스템 하나로 내비게이션이 전달하는 경로 정보와 함께, 음악과 라디오 등과 같은 유희거리를 동시에 제공받고 있다.



그런데, 시간의 흐름과 함께 텔레매틱스를 비롯한 여러 기능들이 더해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며,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분석업체인 J.D 파워 (J.D Power)의 2017년 내구품질조사(VDS)에 따르면, 전년에 비해 ACEN, 즉 오디오,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내비게이션 부문의 불만 건수들이 증가했다.


J.D 파워는 2014년식 자동차를 3년 간 보유한 미국 소비자 35,18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했다. 분야는 8개로, 파워트레인 / 외관 / 운전경험 / 디스플레이 / ACEN / 시트 / 공조장치 / 인테리어였다. 조사기관 측은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기계적인 부분에서의 결함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 언급했다. 반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성하는 `ACEN`의 경우 전체 불만 건수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보였다.



평균 불만건수는 전년도 수치였던 152건보다 4건 증가한 156건을 기록했다. ACEN 부문의 불만 건수 증가가 전체 평균 불만 건수의 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특히 해당 부문에서 블루투스 사용자중 절반 이상의 설문 응답자가 `스마트폰 페어링`을 잘 수행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음성 인식 사용자 중에서 3분의 2가 넘는 설문 응답자가 음성명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지닌 기능들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나, 명확하게 기능을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BMW가 한국 시장에 내놓은 신형 5시리즈의 경우, 몸짓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하는 `제스처 컨트롤`을 탑재한다. 해당 장비의 경우 동작을 실시할 때 손의 위치를 신경 쓸 필요가 있고, 예상보다 정밀한 조작을 요한다. 분명 획기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조작 방법이지만,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정확성이 떨어지고 사전에 작동을 위한 동작을 학습해야하기 때문에 자유로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개선을 실시하는 브랜드도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캐딜락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 (Cadillac User Experience)`가 개선이 필요하다 평가했다. CUE의 경우, J.D Power의 2016년 초기품질조사(IQS)에서 차량 100대 당 불만 건수가 평균보다 높게 평가되었고, 그 불만 건수의 대부분은 1세대 CUE의 저조한 성능 때문이었다.


캐딜락은 완성도가 낮은 자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선을 위해 소비자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우선 3월 출시 예정인 CTS 연식변경 모델과 2018년식 XTS, ATS등 1세대 CUE보다 진보한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캐딜락이 소비자의 불만 접수를 통해 개선한 사항은 이렇다. 차량관리에 필요한 정보들을 표기하는 과정을 압축시켰으며, 오디오나 블루투스, 내비게이션 등을 한 인터페이스에 표기하여 단순화했다. 복잡하게 표기되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방지했다.



또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의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이 함께 실시간 교통정보를 탐색하여 검색 결과에 반영시키는 이중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반의 개인 프로필을 등록하면 소비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설정이 가능하게 한다. 캐딜락의 이러한 사례는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을 거듭한 결과를 보여주는 셈이다.



날이 갈수록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온갖 첨단 기능들이 만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놓으려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는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기 보다는 단순히 자사의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측면이 드러나는 기능도 적지 않다. 때때로 사용하고자 하면 오류가 생기거나 사용 과정과 방법이 복잡하여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술 경연의 결과물을 소비자에게 무작정 들이미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소비자의 일상을 돕기 위한 기능들을 개발하여 최상의 만족감을 전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제조사가 갖추어야할 소비자 친화적인 표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