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오가 꺼내 든 와일드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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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오가 꺼내 든 와일드 카드는?
  • 박병하
  • 승인 2014.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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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아베오는 기존에 사용하던 1.6리터 엔진과 결별하고 사양을 일신하여 소형차 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의 소형차 시장은 다른 차종에 비해 그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시장에는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터줏대감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아베오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데뷔 후 지금까지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 엑센트는 물론, 소형차 시장을 개척한 기념비적인 차의 이름을 이어받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 프라이드다. 본지에서는 아베오와 그 경쟁 상대인 현대 엑센트와 기아 프라이드와의 비교를 통해, 서로의 특징을 알아 본다.



익스테리어

아베오는 기본적으로 개성적이면서도 당돌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별도의 커버가 없이, 전방으로 돌출된 2연장 헤드램프, 쉐보레의 패밀리 룩에 충실한 라디에이터 그릴, 떡 벌어진 어깨와 뒤쪽까지 시원스럽게 뻗어 나가는 굵직굵직한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 클리어와 블랙 베젤을 혼용한 테일램프 등의 요소들에서 아베오의 개성이 드러난다. 특히,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당돌한 아베오의 외모를 더욱 호전적으로 만들어준다. 스포츠 바디킷과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간 전용 리어 스포일러, 실버 주유구 캡, 16인치 건메탈 블랙 알로이 휠 등으로 공격적인 느낌이 한층 강조된다.



엑센트의 외모는 현대차 디자인 전반을 아우르는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충실한 스타일링으로 빚어져 있다. 헥사고날 그릴은 물론, 물 흐르듯 이어지는 수많은 곡선들에서 그러한 경향이 묻어난다. 엑센트는 이러한 디자인 큐를 기반으로, 곳곳에 날을 세워 절도 있게 마무리했다.



프라이드는 피터 슈라이어 이후 달라진 기아차의 스타일링 코드가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단순한 느낌의 디자인을 지니고 있지만, 얼굴에서 오는 인상은 다소 사나운 편이다. 가운데의 호랑이코 그릴을 중심으로 직선적인 느낌과 곡선적인 느낌이 적당한 비중으로 혼재하고 있다.



인테리어

아베오의 인테리어는 듀얼 콕핏 레이아웃으로 꾸며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좌우대칭을 이루는 듀얼 콕핏 레이아웃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대시보드 상단부터 전방 도어 패널까지 이어지는 부분은 인테리어에 과감한 느낌을 부여한다. 팬 형상의 좌우 송풍구, 메탈릭 페인팅 등의 요소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미했다. 좌석은 사양에 따라 가죽이나 직물로 된 마감재가 준비되어 있다.



엑센트의 인테리어는 좌우대칭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른 현대차 모델들과는 다르게 배치나 구성이 꽤나 단순한 편이다. 대부분의 장치들을 중앙으로 집중시켰고, 몇몇 디테일에 은빛의 악센트를 준 것 이외에는 딱히 화려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프라이드의 실내는 다소 모험적인 시도를 했다. 두 차와는 달리 비대칭적인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이 완전히 분리된 느낌을 준다. 디자인과 기능의 배치도 현대적인 감각에 가깝다.



공간

아베오는 전반적으로 넉넉한 공간을 지니고 있다. 신장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도 큰 불편함 없이 승차할 수 있는 수준. 특히, 머리 공간이 넉넉하여,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뒷좌석의 공간은 움푹 들어간 앞좌석 등받이의 형상덕에 다리 공간도 부족함이 없으며,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머리 공간도 여유가 있다. 엑센트는 국산 소형차의 기준이 되는 수준의 실내 공간을 지니고 있다. 다만 머리 공간은 아베오에 비해 다소 적다. 같은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프라이드 역시, 비슷한 수준의 실내 공간을 지니고 있다.


세단 모델을 기준으로, 제원 상의 트렁크 용량은 502리터에 달하는 아베오가 독보적인 우위를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389리터의 기아 프라이드와 388리터 용량의 현대 엑센트가 뒤를 잇는다. 해치백 모델의 경우, 엑센트가 300리터로 가장 넓고, 290리터의 아베오가 그 뒤를 이으며, 288리터의 프라이드가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오른다.


파워트레인

2015년형 아베오는 RS모델에만 허락되었던 1.4리터 터보 엔진을 전 라인업에 걸쳐 적용하면서 1.4리터 터보 엔진 6단 Gen II 자동변속기, 혹은 6단 수동 변속기의 두 가지 조합으로 간소화되었 다. 1.4리터 터보 엔진은 140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20.4kg.m/3,000~4,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중 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과 터보차저로 무장한 1.4리터 에코텍 터보 엔진은 아베오가 지향하고 있는 점을 그대로 드러낸다. 변속기는 자동 6단 Gen II 변속기.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도심 11.6km/l, 고속도로 15.5km/l, 복합 13.1km/l(3등급)이다. Gen II 변속기 대신 6단 수동 변속기가 조합되면 도심 13.3km/l, 고속도로 17.4km/l, 복합 14.9km/l(2등급)의 공인연비를 지니게 된다.



엑센트는 1.4 카파 엔진과 1.6 GDi 엔진, 1.6 VGT엔진의 세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변속기는 CVT 변속기와 자동4단 변속기, ISG 시스템이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6단 수동 변속기가 준비되어 있다. 프라이드는 3가지의 엔진과 3가지 변속기 구성의 파워트레인을 지닌다. 엔진은 감마 1.4 엔진과 1.6 GDi 엔진, 그리고 1.4 U2 디젤 엔진이 마련되어 있으며, 변속기는 자동 4단 변속기와 ISG 시스템이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6단 수동 변속기로 구성되어 있다.



제원 상의 최고출력은 아베오의 1.4리터 터보 엔진과 두 경쟁자들의 1.6 GDi엔진 모두 140마력으로 상동하다. 하지만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아베오는 최대 토크에서 두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서 있다. 1.6GDi 엔진의 최대토크는 17.0kg.m로, 아베오의 20.4kg.m보다 3.4kg.m가 부족하다. 또한, 자연흡기 방식을 사용하는 1.6 GDi 엔진은 이 최대토크가 4,850rpm에 이르러서야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아베오의 최대토크는 3,000~4,500rpm사이의 영역에서 꾸준히 발휘된다. 현대 엑센트와 기아 프라이드가 실용적 가치만을 담아낸 소형차라 한다면, 아베오는 소형차의 실용적 가치는 물론, 성능까지 챙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베오,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다

아베오는 국내의 소형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경쟁자들은 하나 같이 시장에서 오랫 동안 자리 잡아 왔던 터줏대감들이며, 이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승부를 보려면 힘겹고 소모적인 싸움으로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경쟁자와의 차별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15년형 아베오는 RS 모델 외에는 허락되지 않았던 1.4 터보 엔진을 전 모델에 적용함으로써 결정적인 차별화를 시도했다. 일종의 와일드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1.4 터보 엔진으로 거듭난 아베오는 전년 동월 대비 3.2%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꺼내 든 와일드 카드가 충분히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흘러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경쟁자들의 판매량이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형차를 고르는 소비자의 눈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결과이며, 더 이상 구구절절한 사양표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붙잡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시장의 동향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모두가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소형차만을 주구장창 내세우며 극적인 변화 없이 사양표만 만지작 거릴 동안, `퍼포먼스`와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부분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는 2015 아베오. 아베오의 변신은 소형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와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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