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렉서스는 브랜드 최초의 컴팩트 SUV, NX의 출시와 판매에 돌입하였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양대 산맥인 SUV 시장에 직접적으로 뛰어 든 것이다. 한국 토요타 자동차의 요시다 아키히사 대표는 올 해 하이브리드 모델인 NX300h를 출시하고, 내년에 가솔린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하는 NX200t를 순차적으로 출시하여 올 해부터 내년까지 1,000대의 NX를 판매하는 한 편, 렉서스 브랜드 전체 판매량을 연간 7,000대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렉서스 NX가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몇 가지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는, `SUV=디젤`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다시피 한 한국 시장의 성향을 어떻게 파고 들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이다. 하지만 렉서스 NX300h는 유럽산 디젤 SUV에 비해 다음과 같은 강점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 정숙성
최근의 디젤 파워트레인은 기술력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 특히 커먼레일 및 분사 시스템의 발전에 힘입어 고전적인 플런저가 도태된 지 오래고, 향상된 터보차저 기술이 더해진 디젤 파워트레인은 정숙성과 효율성 양면에서 가솔린 파워트레인과의 간극을 크게 좁혔다. 특히, 효율성 면에서는 이미 가솔린 파워트레인을 크게 앞질러버린 상황이다. 이는 디젤 자동차의 판매량을 크게 늘렸고,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향상된 기술력으로 무장한 디젤 파워트레인은 성능 면에서도 가솔린 파워트레인에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어, 디젤의 인기를 식을 줄 모르게 만들고 있다. 또한, 과거 국내의 특이한 자동차 관련 법규로 말미암아, SUV 시장에서의 디젤 편중 경향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렉서스가 하이브리드 SUV인 NX300h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바로, 디젤 파워트레인이 범접할 수 없는 정숙함과 쾌적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렉서스 NX300h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정숙성으로 이름 높은 ES세단에 적용된 것과 기본적으로는 같은 것이며, 출력과 토크는 NX300h의 성격에 맞게 조금씩 손질되어 있다. 정숙하고 쾌적한 운행 환경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있어서, NX300h의 정숙성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토요타 식의 하이브리드 구동계가 주는 정숙성은 수치 상으로나 체감 상으로나, 디젤 파워트레인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서 있다.
둘. 도심, 그리고 중저속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연비에서 유리하다
도시민들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가장 오래 운행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도심지다. 출퇴근을 하거나, 장을 보거나,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등의 일상적인 운행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도심이다. 신호 때문에 교통의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러시아워의 막대한 교통량은 교통 정체를 일으켜 자동차의 평균 속도를 저하시킨다. 이러한 상황들은 일반적인 내연기관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범이 된다. 또한, 자동차가 가장 많은 연료를 소비하는 시기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다. 상대적으로 저단 기어로 운행하게 되는 30~40km/h의 저속운행 역시, 내연기관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도심에서 연비를 떨어뜨리는 요소들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자동차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정지 상태에서도 대부분 공회전을 한다. 물론, 일반적인 내연기관을 채용한 자동차들은 공회전 중 시동을 껐다가 운행 시작과 동시에 시동을 걸어주는 스타트/스톱 기능을 개발하여,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자동변속기 차량의 경우, 내리막 길에서의 타력 주행을 유도하기 위해, 기어를 중립으로 가져가는 등의 기능을 탑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내연기관의 연비 개선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긴 어렵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는 대부분 자동차의 기능 유지와 안전을 위해 주행 중에 시동을 정지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렉서스 NX300h에 장착된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은 내연기관의 작동 자체를 최소화하여 연료를 사용하는 시간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EV모드는 40km/h 이하의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도 출발 및 운행이 가능하다. 자동차가 가장 많은 연료를 소비하는 시기인,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연료를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70km/h 이하의 속도에서도 내연기관의 동력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내연기관의 시동을 정지하고 곧바로 전기 모터로 동력원을 전환한다. 타력 주행 시 기어를 중립으로 가져가는 방식보다 훨씬 근본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전기 모터에 동력을 공급하는 배터리는 주행 중에도, 심지어는 제동 중에도, 끊임없이 충전되기 때문에 내부의 전기 장치를 과도하게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저속 운행이 잦고,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동작이 많은 도심에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탑재한 NX300h는 도심의 여러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연료를 사용하는 SUV가 된다.
또한, 렉서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하는 NX300h는 저공해차량 2종으로 분류되어 있어, 공영주차장 최대 50%할인, 환경개선부담금 영구 면제, 남산 1, 3호 터널 이용 시 운전자 포함 2인 이하 통행료 전액 면제, 인천 국제공항 주차요금 50% 할인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셋. 신뢰성
토요타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1997년의 프리우스로부터 출발하여 이미 16년 넘는 시간 동안 600만대 이상의 차를 통해 검증되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수명은 반영구적이며, 렉서스 하이브리드 기술을 공유한 차가 가장 많이 판매된 북미 지역의 경우, 지금까지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교환이 이루어진 사례가 한 건도 없을 정도다. 또한 30만km를 주행한 차에서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미 미국 시장의 다양한 미디어들도 이런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기술을 채택한 자동차는 8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며 다양한 환경에서 지금도 운행되고 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자동차는 근 3년간 미국의 다양한 미디어에서 신뢰성, 잔존가치, 5년 보유비용 평가, 만족도 등의 부문에서 15개에 달하는 상을 거머쥐었다.
NX300h는 이러한 강점들을 무기로, 수입 SUV 시장의 다양한 라이벌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시장에서 NX300h가 대적해야 할 라이벌들은 어떤 차종이 있을까? NX300h와 라이벌들 간의 제원 및 사양 등을 표로 비교해 본다.
NX300h는 경쟁자들에 비해 가장 짧은 휠베이스(축거)를 지니고 있지만, 전반적인 실내공간은 넓은 편이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뒷좌석 하부에 배치하여 일반적인 SUV와 다를 바 없는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또한, 기본 트렁크 공간은 9.5인치 골프백 4개를 2열 좌석을 접지 않은 상태로 수납할 수 있으며, 이그제큐티브 모델의 경우, 전동식 좌석 접이 기능으로 더 편리하게 짐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연비의 경우, 공인연비와 실제 운행 연비와의 차이가 큰데, 에코 모드와 EV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도심에서는 평균 14km/l 이상, 고속도로에서는 최소 16km/l 이상의 연비를 기록한다. 렉서스 NX300h의 론칭 행사에서 나온 최고 기록은 20.5km/l에 달한다.
렉서스 NX는 일본 시장에서의 초기 반응도 고무적이다. 렉서스 NX는 일본 내수 시장 출시 한 달 만에 당초에 목표했던 월 판매 700대의 14배를 넘어서는 9,500여대의 계약이 성사되었다. 렉서스는 지난 해 일본 내수시장 전체 판매량인 4만 7천대의 75%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우고 있으며, NX의 지원 사격을 받은 올 해는 글로벌 판매량 57만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렉서스 NX300h는 경쟁력 있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파격적인 디자인, 쾌적한 주행 질감, 다양한 편의사양,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렉서스 NX300h는 유럽의 디젤 SUV가 주름잡고 있는 수입 SU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