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새로운 미래 - 볼보 All-New XC90
상태바
볼보의 새로운 미래 - 볼보 All-New XC90
  • 박병하
  • 승인 2014.09.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볼보는 2010년도 들어, 가장 활발하게 체질 개선에 임하고 있다. 2011년의 S60 세단을 시작으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VEA(Volvo Engine Architecture)`라는 이름으로 떠돌았던 새로운 4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DRIVE-E 파워트레인을 완성하여 전 차종에 걸쳐 적용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XC90은 디자인을 일신하고, 파워트레인을 송두리째 교체했다. 제품으로서의 자동차가 가져야 할 상품가치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착실하게 바꿔나갔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볼보가 자사의 체질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작업은 또 있다. 차세대 모델의 기반이 될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이다.



그리고 2014년 8월 하순, 볼보는 그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 완료 소식을 새로운 XC90의 발표를 통해 알렸다. 볼보의 새로운 XC90은 장장 11년 만의 풀 모델 체인지를 이뤄냈다. 파워트레인은 물론, 플랫폼까지 완전히 갈아 엎은 따끈따끈한 새 모델이다. 바뀌지 않은 부분이라곤 7인승 SUV라는 기본 구성뿐 아닐까 싶을 정도다. 볼보의 새로운 XC90은 오늘날, 그리고 미래의 볼보에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큰 의의를 갖는 모델이다.





새로운 XC90의 근엄하고 현대적인 외모는 올해 초에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XC쿠페 컨셉트의 것에서 가져왔음이 분명하다. 뉘인 `T` 자형 주간주행등이 헤드램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헤드램프 구성, 클래식한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디자인의 그릴과 볼보 아이언 마크, 전면 범퍼의 구성, 새롭게 가다듬어진 테일램프, 그리고 직선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려낸 실루엣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서 XC 쿠페의 모습이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특히, T자형 주간주행등은 `토르의 망치`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향후 볼보 디자인의 주요한 아이덴티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볼보가 선보였던 `쿠페 컨셉트`와 `XC쿠페 컨셉트`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이 충실하게 반영된 XC90은 향후의 볼보 양산차 디자인에 일어날 변혁을 가늠할 수 있다. 또한 후술할 새로운 플랫폼 아래서 나올 신차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디자인되고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방향도 포함된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4,950 X 2,140 X 1,775mm로 기존의 4,800 X 1,900 X 1,745mm 에서 각각 150 X 240 X 30mm가 커졌다. 거대해진 차체는 대형 SUV로서의 존재감과 위용을 드러낸다. 휠베이스는 2,984mm로, 기존의 2,855mm에서 129mm가 증가했다. 휠은 22인치 사이즈의 알로이 휠이 적용된다.




새로운 XC90의 인테리어는 새로운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세련미와 기능미가 돋보이는 XC90의 인테리어는 `단순함`과 `편안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진 화려한 색감과 인테리어는 천연 가죽과 따뜻한 질감의 목재 등으로 마감된다.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과 다이아몬드 커팅이 적용된 섬세한 디자인의 조작부 등도 돋보인다. 또한 사양에 따라, 스웨덴 오레포스(Orrefors) 사가 특별 제작한 기어 레버 등이 추가된다. 오레포스 사는 코스타 보다(Kosta Boda) 사와 함께, 대표적인 유리공방으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새로운 XC90은 태블릿 PC 스타일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하는 `터치 스크린 콘트롤 콘솔(Touch Screen Control Consol)`을 통해 공조장치부터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에 이르는 대부분의 기능들을 조작하게 된다. 센터 스택에 붙어 있던 기존의 수많은 버튼들은 대부분이 사라지고 그 기능들을 중앙의 디스플레이에 모았다. 인터넷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계기판과의 상호 작용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계기판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계기의 디자인이 전통적인 볼보의 스타일에 좀 더 가까워졌고 특유의 푸른색 바탕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시트 구성은 종전과 동일한 7인승 구성을 유지한다. 한층 커진 차체와 3미터에 가까운 휠베이스를 통해 3열 좌석의 공간이 증가하여, 좀 더 개선된 거주성을 갖게 한다. 기존 모델의 재치 있게 접혀 들어가는 3열 좌석은 아니다. 차체를 키우고 실내공간이 증대된 결과, 트렁크의 공간은 더 증가했다고 전한다. 2열과 3열 좌석을 모두 접었을 때의 최대 트렁크 용량은 1899리터. 트렁크 바닥 하부의 공간까지 포함한 수치다.



볼보는 새로운 XC90을 통해 세계 최초의 첨단 안전 기술도 2가지 더 선보인다. 첫 번째는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Run-off Road Protection Package)`이고, 두 번째는 `교차로 추돌 감지 및 긴급 제동 시스템(Auto-brake at Intersection)`이다.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은 주행 중 차량이 도로를 이탈하게 되면 안전 벨트를 당겨 탑승자의 상체를 고정하고 좌석에 장착된 에너지 흡수 장치를 통해 발생 가능한 충격으로부터 척추 부상을 방지한다. 교차로 추돌 감지 및 긴급 제동 시스템은 사거리 진입 시 직진 차량 등과 추돌 위험이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긴급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또한 기존의 지능형 안전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긴급 제동 시스템은 이전 보다 업그레이드 된 사양이 적용되어, 전방의 자동차는 물론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를 주야간 상관없이 모두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볼보는 지난 2012년, 총 750억 크로나(한화 약 12조원)를 투자하여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소식을 타전한 바 있다. 그 결실이 바로 DRIVE-E 파워트레인과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로 명명된 신형 플랫폼이다. 새로운 XC90이 볼보에게 더 없이 중요한 의의를 갖는 이유는 여기서 나온다.




새로운 XC90은 올 해 국내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DRIVE-E 파워트레인을 심장으로 삼는다. DRIVE-E 파워트레인은 익히 알려진 대로, 모두 2.0리터의 직렬 4기통 과급 엔진으로 구성된다. 현재 공개된 파워트레인 구성은 총 3가지로,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병용하여 320마력의 힘을 내는 가솔린 T6, i-ART 기술에 힘입어 22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D5 디젤 엔진, 그리고 볼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인 `T8`도 추가된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T8의 경우, 수퍼차저와 터보차저의 두 가지 과급기가 결합된 2.0리터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최대 405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낸다. 하지만 새로운 XC90에서 무엇보다도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미래 볼보의 흐름을 제시할 신형 SPA 플랫폼의 채용이다.



SPA 플랫폼은 새로운 XC90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볼보 모델에 걸쳐 적용될 예정이다. 파워트레인은 DRIVE-E로, 플랫폼은 SPA로 전 모델이 통합을 이뤄낸다는 의미이다. 볼보는 이미 DRIVE-E 파워트레인으로 8가지에 이르던 파워트레인을 2.0리터 배기량의 가솔린과 디젤 단 두 가지로 줄였고, SPA 플랫폼을 통해, 플랫폼은 하나로 압축 될 예정이다.



SPA 플랫폼은 유연하며,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다. Scalable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볼보의 이 새로운 플랫폼은 사이즈와 구조를 유연하게 변경 가능하며, 모듈러 구조를 전면적으로 채용해, 차체의 형태와 구동방식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통합형 모듈러 구조는 다양한 차체 스타일과 사이즈에 대응할 수 있으며, 변화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경향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양한 휠베이스와 오버행, 최저 지상고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SPA 플랫폼은 디자인과 주행 성능, 공간 등의 부분에서 설계가 한층 용이해진다고 한다. 또한 구조의 변경이 자유로운 모듈러 설계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자율성을 쉽게 반영할 수 있다고 볼보 측은 주장한다. 또한 같은 맥락의 설계 사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DRIVE-E 파워트레인과의 호환성 역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다른 브랜드에 비해 경량화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점이 있었던 기존 볼보 모델들에 비해 좀 더 가벼운 중량을 얻을 수 있었다. 과거의 XC90이 파워트레인에 따라 2,139~2,201kg의 공차 중량을 지니는 반면, 새로운 XC90은 1,940~2,030kg으로 200kg에 가까운 체중 감량이 이루어졌다. 또한 볼보 측은 모듈러 설계를 통한 이상적인 중량 배분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XC90은 2015년부터 각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판매되며, 국내에는 2016년 상반기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미국 시장 기준으로 T6 AWD 기본형 모델이 48,900달러(한화 약 4,963만원)로 책정되어 있다. XC90 T6 AWD 모델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모두 결합된 최고출력 320마력의 2.0리터 T6 버전의 파워트레인과 AWD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 외에도 볼보는 `XC90 1927 First Edition`을 선보이고 9월 3일부터 예약에 들어갔다. 가격은 미국 시장 기준으로 65,900달러(한화 약 6822만원)이다. First Edition에는 인스크립션 사양의 최고급 내장재와 전용 키, 한정 모델 전용의 사이드 스커프 등이 제공된다.


볼보는 새로운 XC90을 통해, 볼보의 미래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필요한 퍼즐 조각들을 모두 모았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XC90을 통해 그 첫 발을 내디뎠다. 그것이 결실을 맺는가는 판매량을 통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새로운 XC90은 앞으로의 볼보를 예견할 중요한 지표가 된다. 90년대부터 2010년 초반까지 달려온 볼보의 행보는 이와 같은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가 아니었을까? 피터 홀버리가 시작한 디자인의 변혁부터 시작해서, 굵직한 변화들과 어려운 시기를 겪던 그 시절의 볼보를 뒤로 할 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볼보의 새로운 XC90을 통해 일어날 볼보의 변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