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통보다 빠른 4기통 스포츠 왜건 - 볼보 V60 D5 R-Design

기사입력 2016.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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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스포츠 왜건 V60에 새로운 심장이 추가되었다. 새로운 심장은 2014년 6월경부터 국내에 대대적으로 도입된 직렬4기통 DRVIE-E 파워트레인의 디젤 엔진 중 가장 강력한 D5 엔진이다. 이 엔진은 최근 국내에서 사전 계약을 실시한 바 있는 2세대 XC90의 디젤 모델에 쓰이는 그 엔진이기도 하다. `스포츠 왜건`과 `강력한 엔진`이라는 당연하면서도 매력적인 조합을 볼보는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까? 볼보의 V60 D5 R-디자인 모델을 시승하며, 그 해답을 구해 본다.



볼보는 전통적으로 왜건을 만드는 데 탁월한 재주를 보여 왔다. 그래서 볼보는 항상 `왜건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기업이다. 전통적인 볼보의 왜건 만들기에서는 단순한 형태와 기능성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사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극단적일 정도로 기능에만 충실했던 볼보의 왜건 만들기는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그 방향성을 크게 수정해야만 했다. 특히, 볼보 왜건 라인업 전반의 아이덴티티였던 `직각 D필러`를 버리기 시작했다. 이는 초대 XC90부터 V50 왜건, XC60, 그리고 이번에 시승한 V60에도 순차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완전 신형의 XC90과 V90을 통해, 직각 D필러와의 결별에 완전히 못을 박았다. 또한, 2013년 하반기의 페이스리프트 작업을 통해 한층 깔끔하고 핸섬한 얼굴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V60에는 R-디자인의 터치가 배어 들어가, 스포츠 왜건다운 당당하고 용맹한 이미지를 더한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은 중심에서 사다리꼴을 이루는 범퍼의 디테일이다. 공기 흡입구를 따라 역V자로 꺾인 선과 면은 오늘날 스포츠 세단들의 프론트 마스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다. 여기에 은빛의 도어 미러 커버와 전용 5스포크 19인치 Ixion 알로이휠, 메탈릭 페인팅으로 마감된 뒷 범퍼의 디퓨저, 그리고 강선(腔線)을 연상시키는 테일파이프가 돋보인다.





V60 R-디자인의 인테리어는 동형의 세단인 S60의 R-디자인 모델과 같다. R-디자인만을 위한 전용 인테리어 패키지가 일반 모델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블랙 원-톤 인테리어와 전용 스포츠 시트, R-디자인 뱃지들, R-디자인 전용 투-톤 컬러 센터 스택 마감,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전용 테마 등을 통해, R-디자인만의 독특한 감각이 두드러진다.



2015년 하반기에 출고되는 볼보 자동차들부터 볼보 센서스의 최신 버전이 설치됨에 따라, V60 D5 R-디자인에도 최신 버전의 센서스가 설치되어 있다. 신규 센서스 시스템은 알파벳 외에 어떠한 문자도 지원하지 않았던 구 버전과는 달리, 시스템 전반에 한글화가 이루어져 있으며 한글 외의 유니코드 문자까지 지원한다. 시스템의 온전한 인티그레이션과 현지화가 늦게 나마 이루어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신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조작 편의성 면에서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목적지 설정 시, 글자 하나하나를 다이얼로 선택해야 한다. 또한, 천지인 입력방식을 키패드에 이식하여, 중앙 키패드를 이용해 피처폰 스타일로 글자를 입력하는 방식도 지원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기존의 터치스크린식에 비해 직관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앞좌석은 R-디자인 전용의 스포츠 시트. 이 스포츠 시트는 과연 스포츠 시트가 맞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안락한 착석감을 자랑한다. 그런데 과격한 차체 기동 상황에서 몸을 잡아주는 능력 역시 부족하지 않은 점에서 볼보의 시트 만들기 솜씨를 느낄 수 있다. 앞좌석은 모두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2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 그리고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하며, 운전석에 한하여 3개의 메모리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무리 없이 승차할 수 있고 안락한 착석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공간 설계가 빠듯한 편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아늑함`과 `답답함`으로 반응이 엇갈린다. 뒷좌석의 머리받침은 센터페시아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운전석을 떠나지 않고도 접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뒷좌석에 사람이 승차하지 않을 경우, 후방 시야 확보에 유용하다. 여기에 어린이를 위한 2단계의 부스터 시트가 좌우 착좌부에 기본 적용되어 있다. 이는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안전까지 생각하는 볼보의 철저하고 폭넓은 안전 관념을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이다.



시승차의 경우, 액세서리로 선택 가능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앞좌석 머리받침에 탑재된 이 시스템은 앞좌석의 센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는 별개로 기동되며, 좌우 역시 별개로 기동된다. DVD 플레이어와 USB 포트를 이용한 음악 청취 및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며, i-pod 연결 기능 또한 지원한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각종 포트는 모듈 하단에 숨어 있다.




V60은 외관에서 언급했듯이, 볼보의 전통적인 왜건 만들기의 방식에서 벗어나 있는 차다. 직각 D필러를 벗어난 볼보의 SUV 및 왜건 모델들과 비교해도 더욱 유연하게 깎아낸 D필러 라인 때문에 공간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크게 든다. 게다가 위로 불쑥 올라온 트렁크 룸의 바닥 때문에 체감되는 공간은 그다지 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트렁크는 기본 430리터의 기본공간을 제공한다.


다만, 이렇게 손해를 본 만큼, 기능성과 공간 활용성을 통해 만회하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V60의 뒷좌석은 4:2:4 비율로 접을 수 있으며, 좌석을 모두 접으면 트렁크 바닥과 완전히 수평을 이루는 1,246리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공간 설계는 오늘날에는 SUV나 스테이션 왜건 설계에서 기본적인 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 정도로 완성도 있게 구현하는 제조사는 볼보를 비롯하여, 얼마 되지 않는다. 뒷좌석의 가운데 부분만을 접어서 스키쓰루 기능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볼보는 2014년 6월경부터 자사 모델 라인업에 신형 4기통 파워트레인을 대거 도입한 바 있다. 그리고 차기 볼보의 신형 모델이라 할 수 있는 XC90과 S90 등에 차례로 투입함으로써 파워트레인의 통합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V60 D5 R-Design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동안 볼보코리아가 그 동안 국내 시장에 내놓지 않았던 DRIVE-E 버전의 D5 엔진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DRIVE-E의 D5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엔진은 과연 과거의 2.4리터 직렬 5기통 엔진을 능가, 혹은 그에 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V60 D5 R-디자인의 DRIVE-E D5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25마력/4,250rpm, 최대토크 47.9kg.m/1,750~2,500rpm을 발휘한다. 이는 5기통 D5 엔진에 비해 출력은 10마력 증가하고, 토크는 3.0kg.m 증가한 수치다.



V60 D5 R-디자인의 심장인 4기통 D5 DRIVE-E 디젤 엔진은 분명 제원 상의 수치로는 5기통 엔진을 앞선다. 그러나 감각적인 면에서는 같은 사양의 직렬 5기통 엔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볼보는 4기통 디젤엔진에도 5기통과 미묘하게 유사한 엔진 소리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레이아웃의 한계 때문일까? 5기통 엔진이 지닌 그 독특한 질감과 박력을 그대로 재현해내지는 않는다. 특히 고회전으로 갈수록 4기통 엔진 특유의 거친 음색이 나타나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속도계가 올라가는 속도는 5기통 엔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아니, 그보다 더 격렬하다. 실제로 벌어지는 가속은 같은 사양의 직렬 5기통 엔진 보다 더 빠른 가속을 선보인다. 수치 상의 성능이 더 향상되고 중량도 다소 가벼워진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5초 중반에 처리해 낸다. 이는 5기통 시절의 7.4초에 비해 0.9초를 단축한 기록이다.



중반 이후까지 끈덕진 힘을 발휘하는 모습도 5기통 시절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 디젤 엔진으로서는 결코 느리지 않은 응답성 또한, 가속을 더욱 즐겁고 정확하게 만들어 준다. 철퇴와 같이 묵직하면서도 힘찬 가속감이 인상적이었던 5기통 엔진과는 달리, 보다 가볍고 영민한 도검과 같은 느낌을 준다.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진동도 적고, 회전질감이 꽤나 깔끔한 편이기에 한층 세련되고 정제된 느낌을 받는다. 고속에서의 차체 안정감도 발군이다. 이 덕분에 쭉 뻗은 고속도로를 고속으로 내달리다 보면,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고속열차처럼 빠르면서도 매끄럽게 내달린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동 8단 아이신 변속기의 직결감과 영리함은 새 엔진의 힘을 앞바퀴로 착실하게 전달한다.



볼보의 `R-디자인`은 고성능 버전이라기 보다는, 스포츠 패키지에 가까운 형태다. 일반 모델을 바탕으로 좀 더 남다른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만들어 지는 모델이다. 이들은 R-디자인의 ´R´이 ´레이싱(Racing)´의 R이 아니라 ´정제(Refinement)´의 R이라고 말한다. 레이싱이 아닌, 정제를 내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이 성능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R-디자인의 역할은 고속주행에서의 차체 안정감을 통해 한 번, 그리고 구불거리는 와인딩 로드에서 또 한 번 더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연속으로 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왜 이 차가 `R-디자인`인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코너에서의 차체 움직임에서는 롤과 피칭이 다소 느껴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설정의 하체가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하지만 네 바퀴는 고속 코너와 저속 코너를 가리지 않고, 옹골차게 노면을 붙들어 맨다. 다소의 흔들림은 있을지언정, 안정감을 무너뜨리는 일은 없다. 스티어링 휠의 감각 역시, 조작에 기민하게 반응한다기 보다는 약간의 여유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페이스를 빠르게 가져가도, 시종일관 안정감을 유지한다. 브레이크의 답력은 적당한 수준이며 제동 성능 또한 차체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인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하고, DSTC(ESP)는 조금이라도 불온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순간, 가차 없이 개입하여 자세를 추스른다. 그리고 이 DSTC는 완전히 끌 수도 없다. 단지 DSTC의 개입 시기를 조금 더 늦출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운전을 즐기는 데 있어서 방해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으며, 오히려 안심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여기서 볼보가 지향하는 성격이 다소 드러난다. 자극적인 맛이 있는 독일식 스포츠 세단, 혹은 왜건을 따라가기 보다는 안정감과 부드러움을 내세운다.



일상에서는 매끄러운 질감과 넉넉한 힘을 지닌 파워트레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하체가 그 힘을 발휘한다. 시장에 범람하고 있는 여느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 세단, 혹은 왜건에 비해서도 V60 D5는 상당히 정숙한 편이다. 뿐만 아니라, 회전질감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편에 속하여, 진동도 적은 편이다. 부드러운 승차감 역시 인상적. 스포츠 세단, 혹은 왜건들이 갖는 단단함과는 살짝 물러나 있는 이 설정 덕에, 도심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체급이 더 큰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V60 D5 R-디자인의 공인연비는 도심 00.0 km/l, 고속도로 00.0 km/l, 복합 00.0 km/l다. 하지만 V60 D5 R-디자인을 실제 운행하면서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연비는 공인연비와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왔다. 혼잡한 도심에서 11.1km/l, 원활한 상황의 도심에서는 14.3km/l 가량의 연비를 보였으며, 고속도로에서는 22.3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60km/h 이상의 속도에서 가속페달을 조작하지 않는 경우, 기어를 자동으로 중립으로 하여 타력주행을 유도하는 ECO 모드, 그리고 나날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 데 꽤나 도움이 된다. 체구에 비해 몸무게가 꽤나 무거운 편임을 감안하면 파워트레인 자체의 효율이 상당히 우수한 축에 든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외에도 볼보 V60 D5 R-디자인은 다양한 안전 편의사양을 탑재하고 있다. 볼보의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는 기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고장치(BLIS), 차선 이탈 경고 및 방지 장치(LKA)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특히, 볼보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전속(全速) 대응 및 정차 후 3초 이내 재출발이 가능한 `큐 어시스트(Que Assist)`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고속도로나 혼잡한 도심의 고속화 도로에서 사용이 용이하다.



볼보 V60 D5 R-디자인은 서두에 언급한 `스포츠 왜건과 강력한 엔진`이라는 당연하면서도 매력적인 조합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적절하게 풀어냈다고 본다. V60의 우수한 고속 주행 안정감과 부족하지 않은 코너링 실력에 작지만 강력한 새로운 엔진의 조합은 V6 D5 R-디자인에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한층 더한다. 새로운 심장과 함께 얻은 성능 향상과 효율 향상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러한 특징은 장거리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볼보식 왜건의 빼어난 공간활용성과 부드러움, 그리고 우수한 안정감에 고성능과 고효율 엔진을 품은 V6 D5 R-디자인은 왜건의 불모지라 일컬어지는 대한민국 시장에서 흔치 않은, 매력적인 스포츠 왜건이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9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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