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스포츠 쿠페 - 닛산 370Z 시승기

기사입력 2016.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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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370Z는 닛산의 대표적인 스포츠 쿠페로, 1969년 처음 출시된 페어레이디 Z로부터 시작된 닛산 스포츠 쿠페의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의 370Z는 페어레이디 Z의 6세대 모델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한국닛산이 2009년부터 정식으로 수입을 개시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데뷔한 페어레이디 Z이 되기도 하다.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닛산의 스포츠카, `페어레이디Z`의 최신형 모델인 닛산 370Z를 시승했다. 시승한 370Z는 2016년을 기해 부분 변경을 마치고, 가격을 크게 내린 신형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5,150만원(개소세 인하 반영분).



닛산 370Z의 외모는 당시 닛산의 최신 디자인 기조와 함께, 초대 페어레이디 Z의 스타일링을 혼합한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스포츠 쿠페 디자인의 정석과도 같은 롱노즈/숏데크 스타일에 충실하면서도, 볼륨감이 넘치는 차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좌우로 불쑥 튀어나온 휀더의 우람한 형상이 인상적이다.




부메랑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등은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닛산의 주된 디자인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 부분이다. 세로형의 도어 캐치는 전작인 350Z의 것을 물려 받았고 탄젠트 곡선과도 같이 솟구쳐 올라가는 C필러의 윈도우 라인은 초대 페어레이디 Z의 그것을 재해석한 것이다.





여기에 페이스리프트 과정에서 공기 흡입구의 형상이 일부 변경되었고, LED 주간주행등이 추가되었다. 이를 통해 보다 세련된 외관을 갖게 되었다. 타이어는 전륜 225/50 R18, 후륜 245/45 R18 규격의 요코하마 ADVAN Sport를 사용하고 있다. 전용의 18인치 알로이 휠은 2016년형부터 블랙 컬러로 도장된 사양을 제공한다.



실내는 스포티함이 넘쳐서 장난감스러운 분위기마저 든다. 좌석과 도어 트림의 오렌지색과 짙은 회색 내장재 사이의 강렬한 대비도 볼 만하다. 소재는 가죽과 알칸타라 등을 적당히 혼용하였고, 플라스틱 내장재재의 질감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직경이 다소 작은 스티어링 휠은 우수한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는 GT-R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고정식 마그네슘 시프트 패들이 자리잡고 있다. 상하조정밖에 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 계기판은 스티어링 휠의 상하조정에 따라, 함께 움직인다. 3-서클 레이아웃의 계기판은 중앙에 회전계를 두고, 그 우측에 속도계를, 그리고 좌측에는 주행 정보창과 연료계 및 수온계를 배치했다. 시인성은 나쁘지 않은 편.



이 외에도 센터 페시아 상단에는 마치 튜닝카를 연상케 하는 3구의 보조 게이지가 붙어 있다. 좌측부터 엔진오일 온도, 배터리 전압, 그리고 디지털 시계로 구성되어 있다. 맨 오른족에 붙은 디지털 시계는 계기판 좌측 정보창을 통해 시간을 설정한다. 센터페시아는 특이하게도, 에어컨 송풍구 사이에 오디오, 혹은 내비게이션이 아닌, 작은 수납함을 만들어 두었다. 오디오 제어 패널은 그 아래에 위치한다. 오디오는 BOSE의 시스템을 사용한다. 오디오 시스템은 우수한 음질과 함께, 인피니티 Q50 등에 사용된 바 있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ing) 기능을 지원한다.



좌석은 2시터 구조로, 운전석과 조수석의 구성이 다르다. 운전석에는 착좌부 앞에 다리 사이를 지지하는 버팀대와 다이얼식 높이 조절장치, 그리고 레버조절식 허리받침이 장착되어 있으나 조수석에는 없다.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양은 4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2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의 착좌감은 몸을 든든하게 잡아주고 받쳐주면서도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쿠페로서는 머리 공간이 의외로 넉넉한 편이어서 답답한 느낌도 적다. 양쪽 좌석 등받이 뒤편에는 가방 등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이 자리한다.



트렁크 용량은 스포츠 쿠페임을 감안해도 그다지 넉넉하지는 않다. 트렁크룸 깊이가 얕은 데다, 후방 스트럿 바와 서스펜션이 공간을 더 잡아먹는다. 트렁크 룸 바닥 아래에는 스페어타이어와 BOSE 오디오시스템의 앰프 등이 수납되어 있다.



닛산 370Z의 엔진은 닛산의 3.7리터 VQ엔진(VQ37VHR)이 탑재되어 있다. 이 엔진은 보어X스트로크가 95.5×86mm인 고회전형 숏 스트로크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333마력/7,000rpm, 최대토크는 37kg.m/5,200rpm의 성능을 낸다. 변속기는 자동 7단변속기를 사용한다.



3.7리터의 V6엔진을 심장으로 하는 370Z는 우렁찬 시동음으로 시동 초기부터 자신이 스포츠 쿠페임을 어필한다. 그러나 막상 차내는 그다지 시끄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냉간 중에는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다소의 진동이 있지만 열을 충분히 받게 되면 그마저도 없어지다시피 한다. 2016년형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엔진 마운트 재설계, 흡음재 보강 등의 조치를 취한 덕분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BOSE 오디오 시스템을 통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도 잡다한 소음의 저감에 기여한다. 반면,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큰 편이다. 승차감은 확실히 스포츠카답게 탄탄한 느낌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어서 시종일관 허리를 강타해대지는 않는다. 통념 상의 스포츠 쿠페로서는 일상적인 운행에서 부담이 적은 편이다.



370Z에는 흔해 빠진 스포츠 모드 따윈 없다. 가속 페달을 거세게 밟아 채찍질을 멈추지 않으면 그것이 곧 스포츠 모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로틀을 최대로 전개하면 가벼운 휠스핀과 함께 맹렬한 돌진을 개시한다. 7,500rpm부터 레드존이 시작되는 고회전형 자연 흡/배기 엔진의 똑 부러지는 리스폰스에서 오는 통렬한 쾌감이 온몸으로 파고든다. 0-100km/h 가속은 5초대에 끝내버리고 고속에서도 엔진은 지치는 기색 없이 올곧게 속도를 높인다. 그런데 체감 상의 가속은 수치나 제원표 상의 그것보다 더욱 짜릿한 맛이 있다.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Active Sound Enhancement)를 통해 실내로 쏟아져 들어 오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배기음 덕분이다. 이 시스템 때문에 VQ엔진 특유의 카랑카랑한 음색을 보다 굵직하고 우렁차게 만들어주며 가속에 긴장감을 크게 더한다. 스포츠 쿠페답게, 고속 주행 중의 안정감도 발군이다.



동력을 매끄럽고도 빠르게 전달하는 7단 자동변속기의 능력도 인상적이다. 변속 속도가 느리지 않고, 수동모드에서는 레드존에 들어가도 변속기 보호를 명목으로 가차없이 다음 기어로 넘겨버리는 쩨쩨한 짓도 하지 않는다. 이 점은 업 시프트뿐만 아니라 다운시프트에도 해당한다. 레드존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만한 상황임에도 회전 수를 즉각 올려 잡고 기어를 내릴 정도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진 시프트 패들은 인피니티 Q50S나 닛산 GT-R의 것과 같은 것으로, 기계적이고 충실한 작동감을 보여준다.



코너링에서도 짜릿함은 계속된다. 반응이 정확하고 직결감이 우수한 스티어링 시스템과 탄탄하고 균형 잡힌 차체의 상호작용이 인상적이다. 다소 묵직하게 설정한 스티어링 휠은 차를 보다 적극적이면서도 정확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해주는 밑거름이다. 여기에 탄탄하게 마무리된 하체와 가볍고 튼튼한 차체는 구불구불하고 고저차가 심한 산악도로에서도 균형을 쉽게 잃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370Z의 든든한 제동력은 보다 적극적이면서도 안전한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큼지막한 디스크와 붉은 색으로 도장된 브레이크 캘리퍼는 단순히 멋이 아닌, 제동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점은 아날로그의 감성이 듬뿍 묻어 나는 그 감각에 있다. 단순한 기계들이 만들어 내는 아날로그적 하모니는 복잡한 전자장비가 자아내는 감각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스티어링 휠을 감고, 풀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손끝과 발끝에 모든 것을 집중하게 된다. 여기에 파워트레인의 동력성능이 강력하고, 반응도 즉각적이기 때문에 조종의 난이도는 더 높아진다. 날 것 그대로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대로 즐길 수 있으면서도 은근히 하드고어한 `성깔`도 있다. 퓨어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370Z에 실로 어울리는 성격이다.



연비는 3.7리터라는 대배기량을 지니는 스포츠 쿠페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인다. 공인 연비는 도심 7.7km/l, 고속도로 11.1km/l, 복합 9.0km/l이다. 시승을 진행하면서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연비는 도심 평균 6.3km/l를 기록했다. 교통 상황이 혼잡한 경우에는 5km/l를 약간 밑도는 평균연비를, 교통 상황이 원활한 경우에는 7.8km/l를 기록하며, 공인연비에 근접했다. 하지만 고속도로 연비는 달랐다. 100km/h를 넘지 않는 선에서 크루즈 컨트롤과 타력운전을 병행해 가며 운행하니 평균 13.3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물론 급가속을 일삼기라도 하는 순간, 연비는 무자비하게 하강한다.



닛산 페어레이디Z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370Z는 선대에 부끄럽지 않은 성능과 완성도를 지닌, 제대로 만든 스포츠 쿠페다. 뿐만 아니라, 전자장비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이를 최대한 배제한 점도 370Z의 매력 요소가 될 수 있다. 운전 그 자체를 즐기는 이들에게 370Z의 기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거부하기 힘든 매력 포인트다.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운행 환경을 제법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점도 큰 매력이다. 단순하고 기계적이며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살아 있는 스포츠 쿠페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370Z는 실로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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