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의 화신, ‘SUV다움’을 말하다 -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시승기

기사입력 2019.05.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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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1일, 토요타의 대표 크로스오버 SUV 모델 RAV4의 최신형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익일인 22일부터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선보인 토요타 RAV4는 지난 2018 뉴욕오토쇼에서 먼저 공개된 바 있는 5세대 모델로, 기존과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설계와 파워트레인, 그리고 ‘SUV다움’을 강조하며 등장했다. 새로운 토요타 RAV4 모델을 직접 경험하며, RAV4의 달라진 모습들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시승한 RAV4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AWD 모델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4,5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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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토요타 RAV4는 기존의 RAV4와는 첫 인상부터 다르다. 단순히 ‘변했다’의 범주가 아닌, 전혀 다른 차가 된 듯한 기분이다. 기본적으로 디자인을 풀어 나가는 방식부터 다르다. 새로운 RAV4는 ‘크로스 옥타곤(Cross Octagon)’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팔각형의 입체적인 교차를 형상화한 스타일링 기법을 통해 한층 강인하고 터프한 이미지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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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는 로봇으로 만들어진 불독이 연상된다. 입체적인 조형이 도드라지는 스타일링으로 SUV에게 기대하게 되는 강인한 이미지를 충실하게 챙기고 있다. 측면에서도 입체적인 조형은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선이 굵고 볼륨감 넘치는 면처리가 압권이다. 특히 육각형 형상을 강조한 휠아치와 과감하게 새겨넣은 캐릭터라인이 눈에 띈다. 뒷모습은 기존에 비해 한층 세련된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하단은 듀얼 테일파이프를 적용하여 강인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최저 지상고도 기존 RAV4에 비해 15mm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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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또한 기존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전반적으로 수평 기조를 띄는 대시보드 디자인과 더불어 후륜구동 자동차처럼 높이 솟아 오른 플로어 콘솔, 대시보드 중앙에서 높이 솟아오른 터치스크린 등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비해 더욱 승용 세단에 가까운 감각을 연출하고 있다. 기존 RAV4가 지니고 있었던 다양한 형태의 수납 기능이 사라진 점은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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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RAV4의 좌석은 안락하면서도 든든한 질감의 착좌감이 인상적이다. 운전석은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2방향의 전동식 요추받침을 제공한다. 시트포지션은 동급의 크로스오버형 SUV에 비하면 약간 낮은 편인 데다, 대시보드 높이도 높지 않고, A필러 둘레를 최대한 가늘게 뽑아 내는 등, 시계(視界) 확보에 크게 힘썼다. 따라서 처음 타게 되는 타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폭과 크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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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의 만족감 역시 높은 편이다. 등받이는 각도조절이 가능하고,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게 설계되어 있어, 가족용 SUV로도 안성맞춤이다. 평탄에 가까운 바닥 구조 또한 체감 공간을 늘려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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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또한 구조적인 면에서 크게 진일보했다. 트렁크 하단에 배터리를 탑재한 기존 RAV4와는 달리,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에 수납하여 트렁크 공간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RAV4의 트렁크는 러기지 스크린을 제거한 경우 60리터 수트케이스 4개와 9.5인치 골프백 1개를 동시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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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RAV4 하이브리드 모델은 토요타의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 THS-II를 사용하고 있다. THS-II는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과 신규 모터제너레이터(MG) 2기, 신형의 PCU 등으로 구성된다.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용으로 설계된 엔진으로, 토요타의 각종 손실저감기술을 총동원하여 41%에 달하는 열효율을 자랑한다. 엔진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22.5kg.m이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22마력이다. 2WD 버전은 218마력의 시스템 합산 출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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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RAV4 하이브리드는 상시사륜구동이 적용된 모델이다. ‘E-Four’라 명명된 이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 2기의 MG를 전륜과 후륜에 각각 1기씩 배치하여, 필요한 순간에 후륜의 MG를 이용해 사륜구동을 구현하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구동륜 외의 다른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프로펠러샤프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시승한 토요타 RAV4는 하이브리드 AWD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관계로, 일반적인 내연기관만을 사용하는 SUV들에 비해 한층 정숙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주동력인 엔진이 상시로 구동하지 않는다는 점 덕분이다. 다만, 전기모터를 보조동력으로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 상, 전자적인 소음이 조금씩 들려올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민감한 운전자나 탑승자는 위화감을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내의 방음 대책은 대체로 준수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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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 역시 크게 달라졌다. 기존의 RAV4가 가지고 있었던 느슨함이 사라지고, 한층 조여진 느낌의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 요철을 통과했을 때의 차체 동작에서 한층 단단하고 절도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타고 있는 사람의 허리나 손목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안락함과 안정감, 그리고 적당한 긴장감을 교묘하게 버무려 놓은 승차감은 정숙성과 시원스런 운전시야와 맞물려 쾌적한 운행환경을 조성한다.


가속성능은 준수하다. 한층 정교해진 PCU로 인해 기존의 RAV4 하이브리드에 비해 구동력이 한층 일정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보다 오랫동안 힘찬 가속을 이어나간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게 되면, 저회전 대역에서는 전기모터의 묵직한 초반 토크감을, 고회전 대역에서는 자연흡배기 가솔린 엔진의 뒷심을 번갈아가며 경험할 수 있다. 서로 상반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정교한 PCU 덕분이다. 주행 모드는 기존의 버튼식이 아닌, 렉서스 양산차에서 가져온 것과 유사한 조그다이얼식으로 변경되어 조작이 한결 편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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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는 지속적인 고속주행에서도 차체를 적당한 탄력과 함께 안정감 있게 지지한다. 새로운 RAV4는 기존 RAV4에 비해 최저 지상고가 15mm 상승했음에도, 기존의 RAV4보다 더욱 안정된 느낌을 제공한다. 이는 ‘저중심 설계’의 구현을 핵심가치로 두고 있는 최신 GA계열 플랫폼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GA계열 플랫폼의 특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또 있다. 바로 기존 RAV4에 비해 한층 발전된 조종성능이다. 기존의 RAV4는 부드럽고 느슨한 조작감 등을 통해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해 왔다. 물론, 차체 제어에 관련한 부분들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RAV4는 성격부터 꽤나 달라졌다.


특히, 스티어링 휠을 감고 풀 때와 이에 따른 차체의 움직임에서 기존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타이트하고 절도 있는 질감이 손목과 허리를 타고 들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AWD 모델 한정으로 후륜의 모터 구동력 제어를 통해 한층 영민하고 안정감 있는 몸놀림을 경험할 수 있다. 더 작고 단단한 유럽산 크로스오버들의 똑 부러지는 맛에는 이르지 않지만, 기존에 비해 차를 더 즐겁게, 더 적극적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는 분명하다. 또한 이 감각이 위화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는 점 또한 특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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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행사에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기착지인 소남이섬에 별도의 오프로드 코스까지 준비했다. 소남이섬에 마련된 특설 코스에서는 신형 RAV4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AWD 모델의 험로 주파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RAV4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상기하였듯이 기계식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독립된 전기모터를 이용하는 E-Four를 사용하고 있다. E-four는 종래의 사륜구동 자동차와는 달리, 후륜에 동력을 공급하는 프로펠러샤프트와 차동기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모터제너레이터 하나를 강화하고 이를 후륜에 탑재하여 후륜에 구동력을 부여한다. 이는 전기차에서 사륜구동을 구현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사륜구동은 종래의 사륜구동에 비해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전기모터의 구동력에 대해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E-Four를 장비한 RAV4는 특설코스에 마련된 다양한 가혹조건을 잘만 통과해 내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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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E-Four는 기존에 비해 후륜에 가할 수 있는 토크가 최대 1.3배까지 증가하여 더욱 충실해진 구동성능을 제공한다. 이 덕분에 경사로 등판이 더욱 수월해졌음은 물론, 바퀴 한 두개가 접지가 되지 않는 모굴코스 등에서도 통상의 온-디맨드식 상시사륜구동 이상의 험로 돌파능력을 선보였다. 이 날 오프로드 특설 코스 체험은 그만큼 토요타 RAV4가 SUV 본연의 가치에 보다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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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차종인만큼, 연비도 우수하다. 시승행사중에는 차량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의 주행을 한 결과, 14~16km/l 사이의 연비를 기록하였다. 시승한 하이브리드 AWD 모델의 공인 연비는 도심 14.6km/l, 고속도로 16.2km/l, 복합 15.5km/l로 수입 디젤SUV들이 부럽지 않은 연비를 자랑한다.


토요타 RAV4는 세계의 자동차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한 모델이다. 토요타 RAV4는 오늘날 전세계의 자동차 시장을 휩쓴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젖힌 최초의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도심형 SUV라는 컨셉트는 이미 1970년대부터 등장한 개념이었지만 이를 상용화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최초의 사례가 바로 RAV4다. 그리고 RAV4는 이러한 도심형 소프트로더의 화신(化身)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세 차례의 세대교체를 거치면서 이른 바 ‘SUV 모양의 승용차’라는 이미지는 더욱 공고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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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5세대에 이른 지금, 토요타는 기존에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버린 이러한 이미지에서 선회하여, ‘SUV 본연의 가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선회는 제품의 근본적인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토요타는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RAV4는 단순히 외형 뿐만 아니라, 주행성능까지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새로운 RAV4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 SUV 본연의 가치를 중시했다는 토요타의 주장에 대해 수긍할 수 있게 된다. 기존과는 크게 달라진 주행 및 조종 성능과 노면 적응력의 향상 덕분이다. 그러면서도 ‘안락하고 실용적인 도심형 크로스오버’라는 RAV4의 본질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가 ‘변질’이 아닌, ‘진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교묘함 또한 새로운 RAV4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더욱 SUV다워진 모습으로 돌아온 RAV4가 국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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