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칼럼, “럭셔리 브랜드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기사입력 2018.12.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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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오는 12월 6일 개최할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8(Jaguar Car Design Award 2018)’에 앞서, 기자단을 초청하여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본 기자간담회에는 재규어의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Ian Callum)이 참여했다. 이안 칼럼은 오는 6일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의 최종 결선 심사 및 시상식 등에 참여하며, 최종 평가와 함께 학생들에게 자동차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디자인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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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자 간담회에서는 이안 칼럼과 함께 재규어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영 디자이너도 함께 참여하여 자리를 빛냈다. 박지영 디자이너는 중앙대학교 출신으로 현재 한국인 최초의 여성 외장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약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오갔다. 특히 총괄 디렉터인 이안 칼럼에게 많은 질문이 쇄도했다.


Q: 전기차 i-페이스의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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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칼럼(이하 I): i-페이스는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데 따른 제약들이 사라진다. 그 때문에 기술적인 요건으로 인하여 이루어지지 못했던 실루엣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I-페이스의 설계는 미래의 자동차 설계나 디자인하면서 하나의 틀을 제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방법론적으로는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었을 테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Q: 4도어 쿠페 시장이 커지고 있다. 독일 제조사에서는 고성능 모델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독일 브랜드처럼 재규어에서는 고성능 4도어 쿠페가 나올 수 있을까?

I: 우리의 XJ, XF, XE에 이르는 세단 라인업을 보면 상당히 쿠페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는 우리로서는 고충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재규어는 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더 작은 기업이고 그래서 우리는 우선순위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볼륨 차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재규어의 향후 전략에 따라 앞으로는 더욱 쿠페에 가까운 무언가를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의 디자이너들은 쿠페를 디자인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해 달라.


Q: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도 후발 주자에 속하는 브랜드는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가장 힘든 과제다. 디자인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I: 내 생각에 럭셔리 브랜드는 탄탄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규어는 역사가 깊고 그 역사를 기반으로 한 가치를 최대한 많이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규어의 스토리에서는 따뜻함과 그만의 분위기가 있다. 각각의 브랜드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본다. 럭셔리 브랜드의 자동차는 외형 디자인에서는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모든 브랜드가 이를 따르지는 않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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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와 같은 경우에는 (챙겨야 할) 우선 순위들이 몇 가지 있다. 특히 실내에 있을 때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럭셔리세단으로서 탑승하고 있는 사람의 안위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혹은 편안함을 줄 수 있는지 여부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퍼포먼스 위주로 하는 브랜드가 딜레마를 겪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안락한 실내와 퍼포먼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균형감을 잘 맞추고 있다고 생각. 전반적인 분위기, 품질감 등이 중요하다.


Q: 재규어라고 한다면 영국적인 브랜드 이미지에서 나오는 로열티가 강하다. 브리티시 럭셔리의 로열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I: 우리는 ‘영국적’이라는 것 대신 ‘재규어’스러움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규어스럽다는 것은 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제약을 두고 보수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너무 과해도 안 되지만 어느 정도는 흥미진진해야 한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 영국스러운 무언가를 만든다기 보다는 영국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영국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개발에 있어서 부문별 협업을 할 때 어떻게 조율을 해 나가는가?

I: 우리는 디자인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편이다. 작은 회사기 때문에 각 부서마다 교류도 강하고 정도 나름대로 끈끈해서 그 조율 과정이 큰 회사에 비해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 차원에서도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에 가급적 우선순위를 주는 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디자인과 퍼포먼스가 모두 최우선순위라는 점에 있다.


Q: 최근 자동차 디자인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시하면서 점점 닮아가고 세그먼트 내에서도 닮아가는 느낌이 있다. 브랜드가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차량이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I: 지금의 자동차 산업은 (고려해야 할)여러가지 요소들이 많아졌다. 지켜야 할 게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전부 고려하다보면 답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비슷하게 생긴 차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미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것과 기술적 요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조차 양보를 하는 부분들이 있고 양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차의 전체적인 프로포션과 익사이팅한 비율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전기차 프로젝트가 재미있었다. 기존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자율성을 가지고 설계가 가능하여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Q: 최근 미국이나 중국 시장의 영향이 커진 걸로 알고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이 재규어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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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시장의 요구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규어는 어느 시장에든 오직 ‘재규어’의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다른 어느 나라를 위해 재규어를 만든다고 하면 그건 더 이상 재규어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재규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재규어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의 요구에 따른 디테일 몇 가지는 수정한다. 중국 시장을 위한 롱휠베이스 모델들이 그러한 예다. 우리의 언어를 허물지 않고도 세계 어디에서도 통용되는 아이디어와 철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Q: 당신은 영국 왕립 예술학교(RCA) 출신이다. RCA의 선배로서, 미래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I: RCA는 균형점을 잘 잡아주는 곳이다. 좋은 디자이너란 구상을 하는 것에 대한 철학적 의미와 그 의미를 전달하는 방법론이라는 두 가지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브랜드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과 개인적인 입장을 잘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 두 가지를 다 같이 가르치는 곳이 바로 RCA라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표헌만 하는 것은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풀어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난 10살때부터 재규어와 사랑에 빠졌고 재규어와 일맥상통하는 시각이 있어서 잘 해내고 있다고 본다. RCA는 그 두 가지를 잘 운영하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한때는 균형이 잘 안 맞았던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 균형을 찾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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