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ES의 리부트 - 렉서스 ES300h 시승기

기사입력 2018.10.0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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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코리아가 지난 2일 출시한 렉서스 ES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4일(목), 잠실 소재의 커넥트 투(CONNECT TO)에서 열었다. 렉서스 ES는 렉서스 브랜드를 지탱하는 대표적인 볼륨 모델로, 1989년 미국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지금까지 안락한 승차감과 우수한 정숙성, 여유로운 실내공간 등으로 사랑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렉서스 모델이기도 하다. 시승한 ES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ES300h 럭셔리 플러스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6,2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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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렉서스 ES는 스타일링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동안 렉서스 ES는 렉서스의 양산차들 가운데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고 어디서든 섞일 수 있는 무난한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ES에 나타나는 외관 상의 변화는 선대들에 비하면 화끈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고 극적이다. 그러면서도 스타일링 자체는 다른 렉서스 모델들에 비해 한층 절제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제조사의 양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볼륨 모델인만큼,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연이어 보여주고 있는 현행의 렉서스 양산차들 가운데 가장 온건하고 정돈되어 있는 느낌을 주는 일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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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새로운 ES가 역대 그 어떤 ES보다도 과감하고 역동적인 외모를 가졌다는 점이다. 날렵하게 빠진 전면부는 일견 플래그십 세단 LS를 연상케 하면서도 직선의 기조가 한층 강조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측면에서는 완만하게 누운 그린하우스와 시원스럽게 뻗은 차체가 역동적인 이미지를 이어가며, 스포티한 감각으로 빚어진 후면부까지 이어진다. 차체는 기존에 비해 더 길어지고 넓어지고 낮아졌다. 이 날렵한 외관 디자인 덕분에 새로운 ES의 공기저항계수는 0.26 Cd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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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를 열고 실내에 들어 선 순간, 선대의 ES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탑승객을 맞는다. 새로운 ES의 실내 분위기는 화려하고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으로 완성되어 있다. 실내는 수평 기조의 대시보드를 비롯하여 입체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조형이 특징이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상부에 둘러져 있는 시마모쿠(縞杢, しまもく) 우드 트림도 멋스럽다. 렉서스의 치밀한 조립품질 역시 인테리어에서 오는 만족감을 한층 높여준다.


하지만 실내에서 가장 색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공간’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은 수치적인 공간이 아닌, 체감 상의 공간을 말한다. 선대 ES의 공간은 어느 좌석의 어느 방향에서도 넓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탑승자의 신체를 둘러싼 사방이 탁 트여 있는 느낌을 주었었다. 하지만 새로운 ES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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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ES의 앞좌석에서는 탑승자를 전체적으로 타이트하게 감싸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선대에 비해 크게 낮아진 시트 포지션과 함께 벨트라인까지 덩달아 낮아져, 묘한 기분을 안겨준다. 이 시트 포지션이 꽤나 절묘해서 차체와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든든하고 안정된 기분이 들게 한다. 또한 후술하겠지만 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신형 ES는 운전석 시트 레일이 차체 하부에 직결되어 있는 구조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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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도 마찬가지다. 낮아진 시트 포지션과 함께 탑승자를 다소 타이트하게 감싸고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러면서도 머리, 어깨, 다리 등 모든 방향의 공간에 여유가 있다. 아늑한 기분이 강하게 들면서도 공간에서는 여유가 있는 느낌의 공간을 구현해내고 있다. 뒷좌석에는 후방 전동식 선셰이드와 뒷좌석 전용 에어벤트, 12V 전원과 2개의 USB 포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팔걸이에는 열선 기능, 공조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패널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용 배터리가 뒷좌석 하부로 배치되면서 트렁크 공간이 크게 향상되어, 골프백 4개의 수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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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렉서스 ES는 뼈대부터 심장까지 전부 새로 만들어졌다. 선대와 공유하는 점이라고는 이름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ES는 GA(Global Architecture)-K 플랫폼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으며, 동력계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글로벌 아키텍처에 맞춰 설계된 신규 시스템을 도입했다.


GA-K 플랫폼은 중~대형세단을 위한 신규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토요타 그룹의 신규 글로벌 아키텍처(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이하 TNGA)로부터 비롯된 설계 사상이 전면적으로 적용되었다. TNGA는 현재 토요타 그룹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더 좋은 차 만들기(もっといいクルマづくり)’를 위한 구조개혁의 핵심으로, 신차의 개발부터 생산에 이르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사상에 가까운 개념이라 할 수 있다. TNGA의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되는 모든 플랫폼은 강화된 차체 강성, 낮은 무게중심, 총체적으로 향상된 기본성능 등의 공통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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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신개발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과 신규 전기 모터-제너레이터(Motor-Generator), 신규 하이브리드 배터리로 구성된, 새로운 시스템이다. 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지난 해 국내 출시된 신형 캠리의 것과 동일한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엔진 최고출력은 178마력, 모터-제너레이터 최고출력 88kW(약 120마력)로, 캠리 하이브리드와 같다.  하지만 PCU(Power Control Unit) 등, 동력계의 특성을 결정짓는 부분들이 전혀 다른 특성을 갖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도 캠리 하이브리드에 비해 7마력 높은 218마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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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300h는 과거부터 정숙한 자동차로 통했다. 새로운 ES300h는 그 정숙함이 또 한 단계 진일보했다. 엔진 소음과 진동, 그리고 외부 소음 등은 구태여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대시보드 뒤편의 3중 구조 인슐레이터를 비롯하여 신규 바닥 흡음재, 윈드스크린과 전면 도어 윈도우에 어쿠스틱 글라스를 적용하는 한 편, 소음저감 설계가 적용된 전용 알로이휠까지 적용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ES에는 전용 마이크로 소음을 감지하고 스피커를 통해 반대되는 주파수의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능동적으로 상쇄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ctive Noise Control)까지 탑재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내 각종 전기장치에서 발생하는 백색소음이나 전기장치에서 발생하는 소음까지 크게 줄였다. 정숙성에 관해서는 강박관념마저 느껴질 정도다. 새로운 ES는 선대의 정숙함을 물려 받은 것이 아니라 아예 뛰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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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ES가 시각적인 요소 외에 선대 ES와 확실하게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승차감이다. ES는 과거부터 안락한 자동차로 통했다. 새로운 ES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안락함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방법론적인 측면이 크게 달라졌다. 그동안의 ES는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에서 비롯된 안락함을 내세워 왔다. 반면 새로운 ES는 묵직하고 안정적인 차체의 움직임에서 비롯된 안락함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특히 큰 요철을 통과할 때의 차체의 움직임에서 확실하게 감지할 수 있다. 과거의 ES는 요철을 통과하고 난 이후 자세를 바로잡는 데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ES는 요철 통과 후 자세를 바로잡는 속도가 빠르다. 시승코스 중에는 노면 상태가 고르지 못한 구간이 꽤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허리에 부담이 온다거나, 차체나 하체의 안위가 걱정될 수준의 충격은 감지하기 어려웠다. 자잘한 요철은 예나 지금이나 능구렁이처럼 넘겨버리지만 큰 요철에서의 대응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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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과 더불어 확실하게 다름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차를 다루는 감각 그 자체에 있다. 과거의 ES는 조금 느슨하기는 하지만 편안한 운전환경이 특징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ES는 선대 모델들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일체감’과 ‘손맛’이 살아있다. 새로운 ES는 앞좌석을 차체 하부에 직접 접합하는 공법을 적용하는 한 편, 선술한 바 있는 낮은 시트 포지션과 탑승자를 약간 타이트하게 감싸는 감각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운전자가 차와 보다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ES를 위해 새롭게 설계된 랙마운트 타입의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새로운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이 선대에 비해 상당히 묵직해졌고 조타를 할 때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똑 부러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격렬한 주행에서도 조작감이 두루뭉술하지 않고 적당한 피드백을 유지하며, 앞바퀴의 방향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차체 및 하체 구조 덕에 격렬한 기동에서도 역시 훨씬 야무진 느낌을 준다. 더블위시본 방식을 채용한 후륜 서스펜션은 추종성 면에서 진보된 모습을 드러낸다. 급코너에서는 다소의 롤을 동반하기는 하지만 섀시는 질기고 튼튼한 감각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네 바퀴를 노면에 올곧게 붙잡아 둔다. 과거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세련된 몸놀림에서 ES의 차체 구조 및 서스펜션 설계가 상당한 수준의 진보를 이루었다는 점을 편린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편안한 주행을 지향하는 ES의 성향 자체를 뒤집지 않았지만 주행에 더욱 자신감 있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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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행사에는 신형 ES를 비롯한 현재의 렉서스 모델들의 주행 감각을 빚어내는 드라이빙 타쿠미(장인), 이토 요시아키(伊藤好章)가 참여하여, 새로운 ES의 주행에 대한 기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기자는 이토 타쿠미에게 새로운 ES에서 나타난 변화가 지금까지 TNGA 기반의 토요타 및 렉서스 신차들이 보여주고 있는 변화와의 공통점을 통해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이토 타쿠미는 이에 긍정하며 “새로운 렉서스 모델들의 주행 질감은 LC의 것을 기준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물론 각각의 차량이 가진 성격에 맞는 주행 질감을 만들어 나가되, 큰 틀은 LC의 감각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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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한층 더 정교해졌다. 물론 엔진이나 모터 등의 주요 구성요소는 지난 해 등장한 신형의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묵직한 맛이 있는 차체 및 조작감과 더불어 전혀 다른 동력의 전개와 제어를 통해 한 단계 이상 고급스럽고 정교하다는 느낌을 준다. 필요할 때 확실하게 힘을 써주고 힘을 빼야 할 때는 확실하게 뺀다.


이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출력 및 토크를 완만한 상승곡선에 가깝게 조율하여 가속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크게 줄였다. 따라서 고속에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훨씬 적어졌다. 여기에 새로운 ES300h는 최대 45km/h까지 전기모터로만 가속이 가능하고 130km/h 이내에서 타력주행 시 EV모드 전환이 이루어진다. 이 덕분에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 정속주행에서도 우수한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렉서스 ES300h는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더 우수한 공인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ES는 렉서스 최신의 능동안전 패키지인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exus Safety System +, 이하 LSS+)를 탑재하고 있다. LSS+는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오토매틱 하이빔(AHB) 등으로 구성되며, 더욱 향상된 성능의 밀리 파 레이더 덕분에 주/야간 보행자 및 주간 자전거 운전자까지 감지 가능하다. 또한 DRCC와 LTA를 활용한, 고속도로에서의 제한적인 반자율주행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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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업계에서 자주 행해지는 리메이크(Remake)는 원작 매체를 말 그대로 ‘다시 만드는 것’을 이른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단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리부트(Reboot) 또한 종종 나타나고 있다. 리부트는 원작을 아예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에 가깝다. 리부트는 원작이 가지고 있었던 고유한 설정 등은 유지하지만 전반적인 틀을 뒤집어 엎는 수준의 변화를 가한다. 이를 통해 원작 컨텐츠 자체에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고 그를 통해 원작 컨텐츠의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그동안의 렉서스 ES들은 선대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최신의 기술들을 도입하고 경쟁력을 증강한 리메이크에 가까웠다. 하지만 새로운 ES는 리메이크가 아닌, 리부트에 더 가까운 결과물로 내놓았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방향성만을 유지한 채,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요소들은 물론, 기계적인 요소들의 완전한 일신, 그리고 운전 경험 전체를 크게 뒤바꿨다. 기본적으로 유지된 요소라곤 ES의 모토인 ‘편안한 세단’이라는 점 하나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부트에 가까운 극적인 변화를 거치게 된 ES가 향후 시장에서 어떠한 반향을 불러 일으킬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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