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이란 무엇인가?

기사입력 2018.09.0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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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머슬카’, ‘SUV’ 등과 함께 미국의 자동차 문화를 상징하는 차종으로 손꼽히는 픽업트럭. 오늘날 SUV는 범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그만큼 세계화가 진행된 데 반해, 미국의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독보적으로 발달되어 왔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각종 레저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우수한 견인력을 지닌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픽업트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픽업트럭의 세부 등급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 본다.


승용차와 화물차 사이, 미국 자동차 문화의 한 축이 되다 - 픽업트럭의 역사

픽업트럭의 역사는 무려 전간기(戰間期, 1차 세계대전 종전부터 2차 세계대전 발발 사이의 시기)인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이래, 자동차는 더 이상 귀족이나 부유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중산층의 이동수단으로, 그리고 생업의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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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이미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08년부터 헨리 포드의 ‘모델 T’로 인해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대량 보급하는 데 성공하여 서유럽보다도 더 빠르게 대중의 생활에 스며들고 있던 무렵이었다. 자동차의 대량생산이라는 혁명을 이룩한 포드 모델T는 단일품종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미에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가며 미국의, 나아가 세계 최초의 ‘국민차’로서 자리매김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자동차를 원하는 이들 모두가 똑같은 요구사항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픽업트럭이 태어나기 시작한 시점도 이 시기를 즈음해서라고 볼 수 있다.


포드 모델 T가 미국에서 팔리기 시작한 지 약 5년이 지난 1913년, 오하이오 주 소재의 갤리온 전금속 차체 회사(Galion Allsteel Body Company)라는 곳에서 모델 T의 뒷좌석을 걷어 내고 그곳에 적재함을 올린 개조 차량을 선보였다. 이것이 미국에서 최초의 픽업트럭으로 여겨지는 모델이며, 만들어진 미국 각지의 농장주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성공적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작품은 이후 포드가 모델 T를 바탕으로 미국 최초의 양산 픽업트럭을 개발하게 된 동기가 된다. 이 회사는 현재 갤리온 갓윈 트럭 차체 회사(Galion-Godwin Truck Body Company)라는 이름으로 현재도 덤프트럭 적재함을 비롯한 각종 트럭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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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에는 닷지 형제(Dodge Brothers, 現 Dodge, Ramtrucks)가 3/4톤 급의 픽업 트럭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 다음인 1925년, ‘승용차와 상용차의 중간’에 걸쳐 있는 오늘날의 현대적인 양산형 픽업트럭에 가장 가까운 차종이 태어났다. 1925년 포드가 발표한 포드 모델 T 런어바웃(Ford Model T Runabout)의 픽업형 모델이 그 주인공이다. 포드 모델 T 픽업은 승용으로 만들어진 모델 T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후방에만 위치한 적재함 플랩(Flap), 차체 디자인과 일체화된 적재함 디자인 등, 현대적인 픽업트럭의 모습을 어느 정도 정립한 차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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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모델 T 픽업과 닷지 형제의 트럭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1930년대부터는 GM도 쉐보레 (Chevrolet)를 앞세워 여기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픽업트럭 시장은 날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고 시장에서 또 하나의 축을 이뤄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이토록 픽업트럭이 잘 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승용차와 상용차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이중적인 포지셔닝에서 오는 놀라운 범용성에서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픽업트럭은 전미 각지의 농장주들을 비롯하여 소규모 수송력을 필요로 하는 각종 산업현장에서 환영 받았다. 또한 승용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 역시 픽업트럭 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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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1950년대 들어,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의 경쟁은 크게 격화되었다. 픽업에 손을 대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시장에서 보다 주목을 얻기 위해 승용차 못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사양을 내세우며 거의 전쟁에 가까운 경쟁을 펼쳤다. 픽업트럭은 주로 대규모 농장주들이 많은 미국 중/남부 지방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픽업트럭의 인기가 가장 좋은 지역은 텍사스 주(州)로, 지금도 미국 내 픽업트럭 수요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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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의 눈부신 성장은 미국 내 상용차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미국의 기준에서)적당한 크기와 적재량, 승용차와 상용차의 중간 격에 해당하는 특유의 포지션과 우수한 견인능력에서 나오는 탁월한 범용성으로 현재 다른 국가에서 통용되고 있는 소형 상용차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소형 상용차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데에는 픽업트럭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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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은 미국 자동차 업계를 지탱하는 힘줄이다. 미국 자동차 업계가 승용차 시장을 해외 제조사들에게 대거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도무지 줄어 들 기미가 안 보이는 픽업트럭 시장 때문이다. 가령 미국내 가장 많은 픽업트럭을 판매하고 있는 포드의 경우, 아예 자사 매출의 절반이 F-시리즈 픽업트럭에서 나온다고 공언할 정도다. 물론, 토요타를 위시한 일본계 제조사들은 이 시장마저 가져오고자 아예 미국 현지에 공장을 차려 미국식 픽업트럭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미국계 제조사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픽업트럭의 종류와 분류

전술한 대로,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되어 미국에서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미국 외에도 픽업트럭은 다수의 국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외에 픽업트럭이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으로는 아프리카나 중남미, 중근동, 동남아시아 지역을 들 수 있다. 이들 지역은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특히 승용차처럼 승객을 태울 수 있으면서도 우수한 험지 주파 능력과 적재함까지 갖춘 픽업트럭은 소위 ‘제3세계’라 불리는 국가들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다만 이들 국가에서 인기가 좋은 픽업트럭들은 북미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픽업트럭은 대체로 덩치가 크다. 가장 작은 ‘컴팩트’급 픽업트럭인 토요타 하이럭스(Hilux)조차도 길이만 5m를 우습게 넘는다. 픽업트럭이 다들 ‘한 덩치’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엔진이 들어 가야 할 보닛과 승객 공간, 그리고 적재함이 모두 나뉘어져 있다 보니 차체가 필연적으로 길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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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픽업트럭은 미국 내에서도 ‘화물차’로 분류된다. 픽업트럭은 크게 컴팩트, 미드사이즈, 풀사이즈, 헤비듀티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의 화물차 등급 분류 내에서 모두 클래스 1~3 등급의 소형 화물차(Light Truck)으로 분류되며, 모두 보통면허로 운전 가능한 차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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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 중 가장 작은 부류에 속하는 컴팩트(소형)급 픽업트럭은 현재 픽업트럭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바로 위의 미드사이즈급 픽업트럭과 동일한 등급으로 분류되는 만큼, 크기에 민감한 미국에서는 제품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또한 본래 컴팩트급 픽업으로 출발했던 차종들도 현재는 너도나도 몸집을 불리는 통에 살아 남은 차종 대부분이 미드사이즈로 격상된 상태다. 포드의 레인저와 닛산의 나바라가 그러한 경우다.


다만 북미 지역을 벗어나면 컴팩트급 픽업트럭의 주가는 크게 오른다. 후술할 미국식 픽업트럭들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경제성이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차종으로는 북미와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토요타 하이럭스가 대표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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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 가장 작은 픽업트럭들이라 할 수 있는 미드사이즈(중형)급 픽업트럭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캡 구조나 적재함 크기에 따라 길이가 6미터에 육박하는 차종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국내에서는 주차할 곳을 찾기가 슬슬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미드사이즈 픽업트럭은 풀사이즈보다는 인기가 떨어지지만 풀사이즈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용으로 적지 않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차종으로는 포드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년, 토요타 타코마, 닛산 나바라 등이 있다. 과거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現 FCA코리아)를 통해 우리나라에 수입되었던 닷지 다코타 역시 이 급에 속하는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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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픽업트럭의 상징격에 해당하는 세그먼트가 있다면 단연 적재중량 1,500파운드급의 풀사이즈 픽업이다. 오늘날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세그먼트로, 그야말로 승용차와 상용차의 중간에 가장 가까운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포드 F-150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미국식 픽업트럭이 여기에 속한다. 여기서부터 캡과 적재함 사양에 따라 차체 길이만 6미터를 가뿐히 넘나들기 시작하며, 차폭은 대부분 2미터를 가볍게 넘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운행과 주차가 굉장히 까다롭다.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클래스 2(Class 2) 등급의 소형 화물차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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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사이즈 픽업트럭부터는 적재량에 따라 체급을 나누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풀사이즈 픽업트럭들은 모두 1,500lb(약 680kg)의 적재중량을 갖는다. 풀사이즈 픽업은 우리나라의 상용 화물차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며, 승용 용도로의 구매 비중도 가장 높은 차종이다. 대표 차종으로는 포드 F-시리즈 픽업트럭 중 F-150이 여기에 속하고, RAM1500,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 등이 존재한다. 일본계 제조사에서 만들어지는 차종으로는 토요타 툰드라, 닛산 타이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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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소형 화물차로 분류되는 픽업트럭들 중 가장 큰 것은 헤비듀티(Heavy Duty) 픽업트럭이다. 헤비듀티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클래스 3 등급에 해당하는 소형 화물차다. 통상적으로는 풀사이즈 픽업트럭보다 큰, 적재중량 2,500~3,500파운드에 해당하는 픽업을 헤비듀티 픽업트럭으로 지칭한다. 헤비듀티 픽업트럭은 승용 용도보다는 상용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되는 편이지만 풀사이즈 픽업에 비해 한참 높은 견인중량 덕분에 레저용도로도 적지 않은 숫자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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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에서 미드사이즈와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가솔린 엔진이 주류다. 반면 헤비듀티 픽업트럭부터는 가솔린 엔진보다는 디젤 엔진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다. 이는 디젤엔진의 무시무시한 저회전 토크에서 나오는 우수한 견인력 때문이다.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에 사용되는 디젤엔진은 대개 상용차에 사용되는 6.0리터 이상의 대배기량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또한 이 급에서부터 뒷바퀴를 복륜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등급의 픽업트럭은 전부 미국계 제조사에서만 생산한다. 이 분류에 해당하는 픽업트럭은 포드의 슈퍼듀티(F-250, F-350, F-450 등) 시리즈와 쉐보레 실버라도 HD(Heavy Duty, 2500,3500)와 GMC 시에라 HD, RAM2500과 RAM3500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픽업트럭

픽업트럭은 대한민국에서도 일부 생산되기도 했다. 물론 현재의 미국식 픽업트럭이라기 보다는 픽업트럭 역사의 초창기에 나타난 승용차 기반 소형 트럭(Ute)의 형식에 더 가까웠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의 포니 픽업과 기아자동차의 브리사 픽업 등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1톤급 소형 화물차들과 90년대부터 등장한 경상용차 등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러한 형태의 픽업트럭들은 모조리 자취를 감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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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모델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2002년, 대한민국의 한 자동차 제조사가 대한민국 픽업트럭의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 차의 이름은 ‘쌍용 무쏘 스포츠’. SUV와 픽업트럭의 경계에 걸쳐 있는 ‘SUT(Sports Utility Truck)’ 형태의 차량이었다. 무쏘 스포츠는 출시되자마자 예상 외의 인기를 끌며 쌍용자동차의 실적을 받쳐주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2006년 등장한 액티언 스포츠가 물려 받았다. 액티언 스포츠는 이후 대대적인 부분변경을 통해 코란도 스포츠로의 변화를 거쳐, 현재는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개발한 ‘렉스턴 스포츠’가 바통을 받아 들고 쌍용 SUT의 맥을 잇고 있다.


현재 픽업트럭은 국내에서도 레저산업의 발달로 인해 미약하게나마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SUT 차종이 꾸준히 선전하고 있고 높은 견인력과 뛰어난 범용성을 가진 미국식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아자동차에서 모하비를 바탕으로 한 픽업트럭을 2021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가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내놓은 ‘산타크루즈’ 컨셉트의 양산 가능성도 끊임 없이 화제가 되고 있었지만 2018년 한미FTA 개정 협상으로 인해 트럭에 대한 25% 관세가 2041년까지 연장됨에 따라 양산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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