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전기차와 만나다 - 테슬라 모델S P100D 시승기

기사입력 2018.08.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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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기업,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S를 시승했다. 시승한 모델S는올해 초에 국내에 선보인 ‘P100D’. 역대 테슬라 양산 전기차 중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로, 고성능 전기모터와 배터리, 그리고 더욱 증강된 항속거리로 무장한 전기차다. 테슬라 최강의 모델S, P100D를 직접 시승하며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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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강의 양산차인 모델S P100D. 하지만 외견 상으로는 일반적인 모델S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이 차가 0-100km/h 가속 2.7초를 자랑하는 괴물인지도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상당수의 친환경자동차등의 외관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푸른색을 남발해가며 지구환경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어필하는 모습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매끈하게 가다듬어진 몸매와 장식적 요소가 배제된, 심플하고 깔끔한 외관 디자인은 여느 모델S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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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델S P100D는 모델S 라인업 최상위의,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인만큼, 그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강이 가해져 있다. 그것을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면 바로 전/후륜에 모두 적용된 브렘보의 4피스톤 캘리퍼가 그것이다. 거대한 21인치 알로이 휠 뒤편에서 빛나는 레드 컬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브램보제 캘리퍼를 통해 강력한 동력성능을 제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 놓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외에 트렁크리드 끝자락에 붙은 탄소섬유 리어스포일러 역시 P100D를 위한 전용 옵션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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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P90D 모델과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비상등과 글로브박스 오픈 스위치를 제외한 차내의 모든 기능이 집적된, 광대한 17인치 터치스크린을 비롯해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구성된 실내는 여느 모델S와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이전에 시승했던 모델S P90D와 굳이 다른 점을 들춰 내자면 카본 파이버 실내 장식과 메탈 페달 킷 정도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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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의 인테리어는 심플하고 깔끔한 인상을 받게 된다.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나무랄 곳이 없다. 특히 한국형 모델을 위해 전용으로 개발한 서체를 비롯하여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확실히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양산차의 제작 경험이 부족한 신생 제조사의 한계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잘 짜여져 있는 편이지만 선루프 등의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설정 메뉴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 그 밖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차양이 없어서 주간에는 실내로 들어 오는 햇빛을 완전히 막아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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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스타일의 앞좌석은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착좌감을 제공한다.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전동식 허리받침, 그리고 전동식 헤드레스트 조절 기능을 지원하며, 3단계의 열선기능도 제공한다. 시트 포지션은 약간 낮은 느낌을 준다. 통풍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뒷좌석은 다른 모델S와 같다. 푹신한 듯 부드러운 착좌감과 다소 서 있는 느낌의 등받이 각도, 그리고 3:3:3에 가까운 비율로 분할된 설계와 3개 포인트 모두에 제공되는 열선 기능까지 동일하다. 실내 공간의 경우,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기 때문에 성인 남성에게는 머리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깨 및 다리공간은 충분히 여유롭다. 차량의 구조적 특성에 따른 앞/뒤 모두 마련된 트렁크 공간은 이색적이면서도 충분히 실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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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P100D는 현존하는 테슬라 양산차 최강의 스펙을 자랑하는 차다. 굉장한 용량의 배터리와 굉장한 성능의 전기모터를 구비했다. 모델S P100D의 배터리는 한국 환경부 측정 기준 1회 완충시 424km 주행 가능한 100kWh 규격의 리튬-이온 배터리다. 테슬라 측에서는 이론 상으로는 1회 완전충전으로 서울-부산 간 이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정도다.


전기 모터의 경우는 다른 모델S들과 같이, 전/후륜 차축에 각각 설치된다. 다만, 후륜에 설치된 모터는 다른 모델S와는 다른, 한층 고성능의 모터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 합산 620마력의 최고출력과 98.0kg.m에 달하는 가공할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모델S P100D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의 2/3 가량은 후륜에 장착된 모터에서 발휘된다. 그리고 이 두 개의 모터를 이용한 상시사륜구동(AWD) 기능의 구현을 통해 한층 정교한 주행을 제공한다.


그리고 테슬라는 P100D에만 제공하는 특별한 기능 한가지를 더함으로써 P100D의 존재가치를 높이려 한다. 그것은 바로 ‘루디크러스(Ludicrous) 모드’다. 영어로 ‘터무니없는’을 의미하는 이 주행 모드는 근엄하기 짝이 없는 자동차 세계에서 유달리 돋보이는 테슬라 특유의 네이밍 센스와 함께, 모델S P100D의 성능을 극단까지 끌어다 쓰게 하는 주행 모드라 할 수 있다. 이 모드가 정상 작동하고 있는 모델S P100D는 2.7초에 불과한 0-100km/h 가속 시간을 자랑한다. 국내 도입 물량에는 모두 이 루디크러스 모드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배터리 온도 및 잔량과 같은 조건만 맞아 떨어진다면 이 터무니없는 주행 모드를 더 극단으로 몰아갈 수 있는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를 이용하면 이론 상 0-100km/h 가속 시간을 2.4초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제원 상 최고속도는 250km/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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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S P100D의 체감 가속 성능은 모드별로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통상적인 전기차에서 나타나는 가속 성향이 나타나며, 스포츠부터는 가속에 한층 힘이 붙는다. 그리고 대망의 루디크로스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충분히 강렬한 가속감을 안겨주는 스포츠 보다도 더한,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가속력을 보여준다. 가속 페달에 발만 가져다 대도 좌석이 운전자의 등판을 사정 없이 떠밀어 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는 지난 2017년의 테슬라 모델S P90D 시승기에서 “마치 ‘0’과 ‘1’만이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의 법칙을 자동차의 가속으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라고 서술했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정정해야겠다. 루디크러스 모드가 작동하고 있는 P100D의 가속력이야말로 진정 디지털 세계의 법칙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가속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구간은 정지상태에서의 발진가속이다. 전기차가 갖는, 구동 초기에 가장 강력한 동력성능이 발휘되는 전기 모터의 특성과 변속기 없이 추진축에 직결되어 있는 단순한 구조가 결합된 특징을 가장 극적으로 발휘하는 차 중 하나가 바로 테슬라 모델S P100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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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렇게 무서운 기세로 속도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와중에도 차내는 전기모터의 희미한 소음과 맹렬히 구르고 있는 타이어 소음을 빼면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무서운 가속력을 몇 차례 즐기다 보면, 배터리의 소모량이 많아지는 데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구동 초기에 모든 토크가 쏟아져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 상, 고속에서는 출력으로만 커버해야 하므로 본격적인 고속 주행에서는 힘이 다소 빠지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모델S P90D와 비교하면 고속에서도 이쪽이 한층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재가속 및 추월가속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테슬라 모델S는 대형급 승용차에 준하는 체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무거운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는 특성 상, 공차중량만 2톤이 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성능 면에서는 그보다 한 체급 아래의 차량과도 견주어 볼 수 있을 만한 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는 가장 무거운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을 차체 하부 및 휠베이스 안쪽으로 몽땅 밀어 넣어 무게중심을 낮춘 구조, 그리고 전기모터로 구현되는 AWD 시스템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 단단한 설정의 에어 서스펜션과 고성능 타이어로 이루어진, 든든한 하체까지 갖췄다. 구동계, 골조, 그리고 하체까지 든든하게 갖춰진 모델S P100D는 산악도로 같이 구불구불한 선형의 도로에서도 기죽지 않는다. 체급을 감안하면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기에 크게 손색이 없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은 P90D 때와 같은 느슨함이 여전히 느껴지지만 적당한 감도와 피드백으로 차를 다루는 데 있어서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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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급의 배터리와 최강급의 모터 구동계가 적용된 테슬라 모델S P100D는 굉장한 배터리와 굉장한 모터 덕분에 가공할 만한 가속성능을 얻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주행거리다. 시승 당시는 지난주까지 전국을 강타한 역대급 불볕더위가 진행 중이었던 시기였기에 시승 내내 에어컨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에 대한 걱정이 앞섰지만 P100D는 그러한 걱정으로부터 한층 자유로웠다. 시승 당시 배터리 잔량은 약 80% 정도만 충전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수원-천안 일대를 돌며 도합 300km 가량을 다소 가혹한 조건으로 주행했음에도 배터리는 여전히 20% 이상의 여유가 있었다. 일반적인 도심 출퇴근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면 적어도 배터리 잔량 때문에 전전긍긍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인다. 물론 이 시스템은 국내 법규상 2단계의 ‘반자율주행’ 기능만을 제공하게 된다. 다만 이 시스템의 완성도는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주변 상황에 대응하는 속도가 빠르고 차선 유지도 상당히 정확하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주행을 이어간다. 하지만 간혹 고속도로를 지나다 톨게이트 등과 같이 차선의 길이가 변하는 구간에서는 갑자기 제멋대로 속력을 줄이는 동작을 보이기도 하니, 기계를 맹신하지 말고 항상 전방을 주시하며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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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P100D의 충전기 규격은 AC 3상과 호환되는 타입-2 규격이다. 다만 차량의 충전은 공용 충전소 보다는 되도록 테슬라 전용의 충전시설 및 구매 시 지급하는 전용 충전기를 이용하는 편이 더 낫다. 공용의 AC 3상 충전기는 제조사가 직접 공급하는 충전 설비가 아니기 때문에 호환 면에서 간혹 궁합이 안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 전용의 슈퍼차저(Supercharger)를 이용하면 약 30~40분 만에 80%가량을 안정적으로 충전 가능하다. 테슬라는 현재 꾸준히 자사 차량 전용 충전 시설을 늘려 나가고 있다.


테슬라 모델S P100D의 국내 출시 당시의 판매 가격은 VAT 포함 1억 8천 120만원부터 시작했다. 2018년 8월 현재에는 저공해자동차 지정에 따른 개소세/교육세 감면으로 인해 현금 기준으로 1억 7,430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여기에 선택사양을 추가하는 경우, 최대 1억 9천만원 언저리까지 상승한다. 기본 가격만으로도 다른 고급자동차 제조사의 최고급 세단들과 맞먹는 가격대다. 물론 테슬라 모델S P100D는 여타의 고급 자동차들과는 지향하는 바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 층이 크게 겹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색다른 무언가를 위한 대가가 전혀 작지 않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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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P100D는 전기차로서 가장 짜릿한 주행 경험과 가장 장대한 항속거리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차 중 하나다. 특히 루디크러스 모드에서의 가속성능 하나만큼은 ‘터무니없는’을 의미하는 주행 모드의 이름에 한 점 부끄럼이 없다. 테슬라 모터스가 지금까지 내놓은 차들은 하나같이 ‘친환경’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우기 보다 강력한 성능과 첨단 기술을 앞세우며 전기차를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상품’이라는 접근법을 취해 왔다. 그리고 첫 작품인 로드스터에 이어, 모델S P100D는 이러한 접근법에 가장 부합하는 차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터무니없는 가속성능과 터무니없는 항속거리를 가진 테슬라 모델S P100D. 모델S P100D는 전기차라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확실히 여러모로 터무니없는 매력을 가진 자동차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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