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형 세단 세계의 절대 강자를 만나다 - 현대 그랜저 3.0 시승기

기사입력 2018.07.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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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그랜저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사전계약 개시 하루 만에 1만 6천대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이래 6세대 그랜저(IG)는 당시 50%대까지 떨어졌던 현대-기아의 시장 점유율을 한 달 만에 60%대로 신장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내수 전차종 판매량 1위를 거머쥐기까지 했다. 그리고 출시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내수시장 Top 5 안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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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그랜저를 직접 시승하며 그 역량을 직접 경험해 본다. 시승한 그랜저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2018년형의 3.0리터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의 도입을 비롯한 상품성 개선 조치가 가해진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3,82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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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의 디자인은 현대자동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빚어져 있다. 그리고 외관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현대자동차가 그랜저의 디자인에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차체를 이루는 선과 면 하나하나가 차를 시각적으로 커 보이게 하면서도 안정적인 감각을 내도록 고려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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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와 처음 대면하게 되면 차체의 폭이 넓다는 느낌을 가장 먼저 받게 된다. 현행 그랜저의 전폭은 선대 그랜저에 비해 불과 5mm밖에 넓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각적으로는 그보다 더 넓어진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외관의 전/후면을 이루는 각종 구성요소를 최대한 좌우로 뻗어 나가는 느낌이 들도록 조형했기 때문이다. 전면 디자인의 중심을 이루는 캐스캐이딩 그릴을 제외한 모든 디테일이 좌우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형상을 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차체 측면의 볼륨감을 전체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러한 시각적 효과를 내는 바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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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폭이 넓은 느낌과 동시에 전반적으로 차체가 낮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한 인상을 자아내는 첫 번째 포인트는 한층 낮아진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위치를 들 수 있다. 사람의 ‘얼굴’에 비견되는 자동차의 전면부는 시각적 측면에서 가장 먼저 들어오는 부위이고 이를 더 낮게 배치함으로써 차를 보게 될 때의 시선을 더 낮아지게 한다. 이와 같은 방법들을 통해 현재의 그랜저는 선대에 비해 단 1mm도 낮아지거나 높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으로 낮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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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헤드램프와 하단 공기흡입구 등의 디테일들은 앞바퀴에 상당히 가깝게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좌우로 넓은 느낌을 줌과 동시에 전륜의 오버행을 짧게 보이는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오버행을 짧아 보이게 하는 디자인은 전륜구동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전륜 오버행이 길면 시각적으로 불안정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시각적으로나마 일부 상쇄시킴으로써 더 안정감 있는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세계의 전륜구동 세단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디자인 경향이기도 하다.


그랜저는 세계 자동차 디자인의 경향에 충실히 따르면서도 디테일에서는 그랜저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다. TG 시절부터 줄곧 이어 내려오고 있는 특유의 벨트 라인과 HG그랜저의 것을 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그 증거다. 또한 그 모든 것을 차체 형상에 일체감 있게 녹여 냄으로써 그랜저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가장 현대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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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디자인에서도 외관과 같이 좌우로 최대한 뻗어 나가는 방법론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V자를 그리는 듀얼 콕핏 형태를 이루고 있었던 기존 HG그랜저의 디자인에서 완전히 벗어나, 전반적으로 수평적인 형태를 이루는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의 실내는 대시보드 높이를 크게 낮춤으로써 더욱 쾌적한 운전시야와 감각적인 측면에서의 공간 확보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디스플레이는 돌출형태를 취하게 되었고, 이를 감싸는 하나의 패널을 두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상부는 보드라운 질감의 스웨이드로 마감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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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으로 마감된 4스포크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굵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립감도 우수한 편이다. 계기반은 속도계와 회전계 사이에 풀컬러 다기능 정보창을 배치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다만, 속도계와 회전계 주위를 두르고 있는 점선형의 조명은 다소 과하다고 보인다. 계기 눈금과 바늘 색상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선을 종종 빼앗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으로 구동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거리도 적당하고 사용이 편리하다. 그 우측으로는 2018년형부터 도입된 새로운 디자인의 아날로그 시계가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시 초기의 시계에 비해 한층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오디오는 JBL의 시스템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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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나파 가죽으로 마감된 운전석은 상체를 적당히 감싸주면서도 다소 부드러운 착좌감을 느낄 수 있다. 안락함을 더 강조한 형태의 좌석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운전석은 사양에 따라 8방형 전동조절 기능과 함께 전동식 허벅지 지지대와 4방향 허리받침이 적용되어 있다. 앞좌석은 사양에 따라 각 3단계의 열선과 통풍기능이 적용된다. 시승차의 경우에는 조수석을 운전석 위치에서 조정할 수 있는 이지 엑세스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뒷좌석 승객의 편의를 배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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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부드러운 착좌감과 함께 등받이의 각도도 적당하여 상당한 수준의 안락함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머리, 어깨, 다리의 전방위로 공간이 넓기 때문에 거주성 면에서도 동급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뒷좌석에는 사양에 따라 오디오 리모컨과 접이식 컵홀더가 내장된 팔걸이, 그리고 수동식 선셰이드가 적용된다. 전륜구동 세단이면서도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유달리 충실한 이유로는 초대 모델의 등장 이래 지금까지 고급 승용차로 인식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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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도 상당하다. 넓고 깊은 공간 덕분에 골프백 4개도 실을 수 있다. 트렁크 리프터 부위는 짐에 걸리지 않도록 가동범위가 최소화 되어있고 내부가 꼼꼼하게 처리되어 있다. 이 덕분에 짐을 싣고 내리는 데 편리하다. 뒷좌석은 스키스루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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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그랜저는 V형 6기통 3.0리터 람다 II GDi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신형의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3.0리터 람다 II GDi 엔진은 266마력/6,400rpm의 최고출력과 31.4kg.m/5,3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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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리터 가솔린 V6 엔진을 탑재한 그랜저는 고급 승용차다운 정숙성을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물론,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착실하게 막아 주는 편이다. 정숙함으로는 해외의 고급 세단들 못지 않다. 엔진은 부드럽고 매끄럽게 회전하며 자잘한 진동도 느끼기 어렵다. 엔진의 회전 수가 3,000rpm 이상으로 오른 상황에서도 엔진 소음이 딱히 귓전을 괴롭힌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정도다. 8단 자동변속기는 동력전달이 여유롭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다소 느슨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변속충격이 없다시피하기 때문에 편안한 운행환경을 만들어 준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받지만 또 한 편으로는 단단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작은 요철은 슬그머니 넘겨주고 큰 요철에는 강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특히 큰 요철을 통과한 후의 자세를 회복하는 과정이 꽤나 빠르고 착실하게 진행된다. 그럼에도 딱히 신경질적으로 느껴지는 설정은 아니다. 하지만 역대 그랜저가 전통적으로 유지해 왔던 부드러운 설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부드러운 승차감 구현에 무게를 두었던 과거와는 달리 전체적인 균형을 잡고자 하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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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그랜저는 266마력의 3.0리터 자연 흡/배기 V6 엔진을 싣고 있다. 가속은 스포츠 모드에서조차 상당히 부드럽게 진행된다. 반면 속도계의 바늘은 부드러운 감각에 비해 빠르고 일관되게 상승한다. 차체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이 안정감이 고속 주행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급가속이나 본격적인 고속주행에서도 긴장감이 적게 느껴지는 편이다. 정지상태에서의 급가속은 물론, 추월 가속에서도 우아하게 움직이려 든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감각적인 측면에서 힘차고 정력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3리터급 준대형 승용차에게 있어서 충분한 동력 성능을 제공한다.


다만 변속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 8단 자동변속기는 시프트 업은 착실하게 진행하다가도 시프트 다운에서 허둥댈 때가 종종 있다. 매끄럽지 못한 시프트 다운 과정에서 종종 일어나는 변속 충격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자동모드에서 수동모드로 넘어갈 때에도 이따금씩 적정한 기어 단수를 찾지 못해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수동 모드에서도 달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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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에서는 준대형 전륜구동 세단으로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빠른 페이스로 급격하게 꺾여 들어가는 램프구간이나 산악 도로의 저속 코너를 주행하다 보면 섀시 설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상 운행에서 심상치 않은 실력을 보여 준 하체가 비로소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롤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하체와 타이어는 악착같이 버티면서 노면을 붙잡는다. 물론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벗어나기 어렵지만 기본기라는 측면에서 꽤나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여전히 현대차그룹의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은 개선이 필요하다.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과거부터지적 되어 왔던 이질감을 감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급기동 상황에서는 그 밑천이 조금씩 드러난다. 여전히 피드백이 일관적이지 못해 종종 운전대를 얼마나 감았는지 감이 안 잡힐 때가 있다. 스티어링 시스템 외의 다른 하드웨어는 견고하고 충실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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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리터 엔진을 품은 그랜저의 공인연비는 19인치휠이 적용된 시승차를 기준으로 도심 8.6km/l, 고속도로 12.3km/l, 복합 9.9km/l이다. 트립 컴퓨터 상에 기록된 구간변 평균 연비는 혼잡한 도심에서는 6.8km/l, 한산한 도심에서는 8.0km/l를 기록하여 공인연비보다는 다소 낮게 기록되었다. 반면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주행한 경우에는 공인연비인 12.3km/l를 다소 웃도는 14.4km/l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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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형 그랜저에는 그랜저 최초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이른 바 ‘반자율주행(Semi-Autonomous Driving)’이라 불리는, 레벨 2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기능으로, 이전까지는 제네시스 모델군에만 적용 가능했다. 고속도로 등 곡률이 크지 않은 구간에서 선행 차량의 추종 및 조향 보조를 통한 차로 유지 기능을 제공한다. 그랜저에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장거리 운행에서 훌륭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제네시스 차종들의 그것과 같이, 전방의 상황에 대응하는 속도도 빠른 편이고 해외 제조사들의 시스템과도 충분히 견줄 수 있는 정밀도를 갖추고 있다. 사각지대 보조 기능 또한 충실하다. 이 기능은 현재 그랜저에 선택 사양으로 마련된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147~157만원)’를 통해 적용할 수 있다.


시승한 그랜저는 도입부에서 언급한 대로, 3.0리터 엔진을 탑재한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이다. 시승차는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108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98만원),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157만원), JBL 사운드 패키지(83만원), 프리미어 인테리어 셀렉션(147만원) 등이 적용되어 있다. 이 선택 사양을 모두 적용한 차량 가격은 4,422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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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는 가문의 맏이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 그랜저를 직접 경험해 보니 그랜저의 성공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 선대 그랜저에 비해 튼실해진 기본기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외관과 만족도가 높은 실내, 그리고 매력적인 상품 구성을 취하고 있다.


물론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벽한 차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수요층이 원하는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충실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그랜저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 한다. 또한 여기에 2018년을 맞아 일부 보강이 이루어지면서 상품성 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인 차로 거듭났다. 탄탄해진 기본기와 시대를 선도하는 첨단 기술까지 더해진 그랜저는 앞으로도 그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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