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이자 그란 투리스모 비디오 게임 시리즈에서 플레이 가능한 차량을 상상하는 것 – 이러한 도전 과제가 마라넬로 디자이너들에게 주어졌다. 결국 이들은 프로젝트의 요청사항을 능가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거머쥐었다."
수정구슬을 바라보며 미래의 싱글 시터 페라리 슈퍼카가 어떻게 생겼을 지 상상해 보자. 이는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다. 플라비오 만조니(Flavio Manzoni)가 어드밴스드 디자인 팀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면서 제시한 말이다. 오랜만에 진행된 이번 콘셉트카 프로젝트는 특별하고 흥미로웠다. 바로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디지털 자동차 프로젝트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만조니가 강조한 것은 ‘페라리여야만 한다’였다. “시간의 지평선을 먼 미래로 이동시켜 멀리 내다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실현 방식은 현실적이어야 했죠. 늘 그래왔듯이 엔지니어들을 참여시켰습니다. 특히, 마테오 비앙칼라나(Matteo Biancalana)가 이끄는 공기역학 부서와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그는 말했다.
“모든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디자이너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라고 만조니는 설명했다.
그 결과, 기술적인 면에서도 완벽할 뿐 아니라 조각 작품에 가까운 ‘비전 그란 투리스모(Vision Gran Turismo)’가 탄생했다. 만조니는 이 차를 ‘스피드 폼(speedform)’으로 정의하며 ‘거의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바디워크가 공기를 가로지르는 오브제’라고 설명했다.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비록 가상 세계 그리고 인테리어가 갖춰진 실물 크기의 전시용 모델로만 존재하지만, 사실상 다른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완벽하게 설계됐다. 기술 및 성능 데이터 시트까지 완벽히 제공해 가상 모터스포츠 유저는 현실과도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만조니는 말했다. "페라리의 모든 것은 통합적 연구에서 비롯됩니다. 디자이너의 즉흥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없어요.”
그리고 이번 달, 레드닷 어워드는 만조니와 그의 팀에게 혁신적인 제품(Innovative Products) 부문에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best of the best)’ 상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