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슈퍼차저를 품은 차들
오늘날에는 거의 상식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엔진 다운사이징'을 이루는 핵심 요소는 바로 과급기다. 그 중에서도 소배기량부터 중, 대배기량까지 대응이 가능한 터보차저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터보차저는 엔진으로부터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힘으로 터빈을 구동시켜서 연소실 내에 더 많은 양의 공기를 강제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과급기에는 터보차저 뿐만 아니라 슈퍼차저(Supercharger)라는 것도 존재한다. 오늘날에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급속충전 시스템을 부르는 명칭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슈퍼차저는 레시프로 항공기가 날아다니던 시절부터 사용된, 유서깊은 과급 방식이다. 슈퍼차저는 터보차저와는 달리, 엔진의 배기가스가 아닌, 엔진의 구동력을 직접 끌어서 사용한다. 엔진과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극저회전 영역에서부터 즉시 과급이 이루어지며, 그 덕분에 터보랙이 존재하는 터보차저 대비, 상대적으로 빠른 응답성을 제공한다.
물론 슈퍼차저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엔진에 직접 물려있는 만큼, 엔진 회전수가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구동저항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배기가스의 힘을 이용하는 터보차저에 비해 출력의 향상 폭에 한계가 있다. 또한 엔진의 기본적인 동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소배기량 엔진과의 궁합이 터보차저 대비 좋지 않은 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특유의 구동소음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슈퍼차저와 터보차저의 장점을 모두 누리기 위해,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혼합한 방식의 '트윈차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엔진의 배기가스 배출량이 부족한 극저회전 구간에서는 슈퍼차저를 이용해 응답성을 보완하고 고회전에서는 터보차저로 슈퍼차저의 고회전 성능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순수하게 슈퍼차저만을 사용하는 양산차는 터보차저나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서도 드문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특유의 빠른 리스폰스와 동력을 꺼내 쓰기 쉬운 특성 등으로 인해, 일부 고성능 자동차들은 여전히 슈퍼차저를 선택하고 있다. 터보와는 다른, 슈퍼차저를 품은 자동차들을 알아 본다.
재규어 F-타입
영국 재규어의 F-타입은 1960년대 태어난 전설적인 스포츠카, E-타입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하는 모델이다. 이 차는 컴팩트한 몸집과 강력하고 엔진, 한층 현대화된 재규어 스포츠카의 모습을 유감없이 경험할 수 있는 정통파 스포츠카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한층 날카로워진 인상으로 변모해 눈길을 끈다. 재규어 F-타입의 엔진은 2.0 터보 엔진을 제외하면 전원 슈퍼차저 엔진을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주력이라 할 수 있는 3.0 V6 슈퍼차저 엔진은 슈퍼차저 특유의 구동음과 더불어 강력하고도 다루기 쉬운 특성을 지녀, 동급의 터보엔진과는 전혀 다른 질감과 경험을 선사한다. F-타입의 3.0리터 V6 슈퍼차저 엔진은 380마력의 최고출력과 46.9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영국의 SUV 명가 랜드로버, 그 중에서도 온로드 지향의 고급 SUV 제품군에 속해 있는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브랜드의 꼭대기에 위치한 레인지로버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준대형급 SUV 모델로, 레인지로버의 품격과 스포티하고 젊은 감각을 동시에 품고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스포티한 면모를 가장 극대화시킨 모델이 바로 SVR 모델이다. 이 차량에는 재규어-랜드로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강력한 V8 슈퍼차저 엔진을 사용한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의 5.0리터 V8 슈퍼차저 엔진은 575마력의 최고출력과 71.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로터스 엑시지
'경량화'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정도로 집착하는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 역시 슈퍼차저를 종종 사용한다. 로터스의 고성능 모델인 엑시지가 바로 그 좋은 예다. 공차중량이 1.2톤을 넘지 않는 가벼운 몸무게에, 트랙용 자동차에 가까운 무게중심 및 시트 포지션, 그리고 강력한 심장을 갖춰, 일반적인 스포츠카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로터스 엑시지의 3.5리터 V6 슈퍼차저 엔진은 토요타 캠리에 탑재되었던 3.5리터 엔진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35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막강한 토크로 깃털같이 가벼운 엑시지를 그야말로 '내던지는' 가속력을 제공한다.
쉐보레 카마로 ZL1
현재 쉐보레에서 슈퍼차저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차종은 머슬카 카마로 ZL1이 대표적이다. GM의 머슬카 계보를 잇는 거의 유일한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카마로 ZL1은 카마로 라인업의 꼭대기에 위치한 고성능 차종으로,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6.2리터 V8 OHV 수퍼차저 엔진을 품고 있다. 이 엔진은 캐딜락 CTS-V와 콜벳(C7) ZR1 등에도 사용된 바 있는 유닛으로, 65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89.7kg.m에 달하는 막강한 토크를 뿜어내며, 1,761kg에 달하는 카마로를 단 3.5초 만에 정지상태서 60mph(약 96km/h)로 가속시킬 수 있다.
닷지 챌린저 SRT 헬캣
상기한 카마로가 미국식 머슬카와 유럽식 스포츠카의 절충형에 가까운 방법론을 내세운다면, 이 닷지 챌린저는 뼛속까지 정통파를 추구한다. 이 차는 2008년도에 처음 등장한 닷지 챌린저는 10년 넘는 세월 동안 조금씩, 점진적으로 진화를 거듭하다가 2015년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헬캣에서 또 한번의 성능향상을 이룬다. 헬캣의 엔진은 전통의 푸시로드식 OHV를 사용하는 6.2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으로, 최고 707마력의 괴물같은 출력과 89.8kg.m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그리고 이 강력한 파워를 통해 공차중량만 2톤 남짓한 챌린저를 단 3초 만에 정지상태서 60mph(약 96km/h)로 가속시킬 수 있다.
포드 머스탱 셸비 GT500
포드 머스탱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이 차는, 캐롤 셸비가 세운 셸비 아메리카에서 생산 중인 모델로, 현행 포드 머스탱의 고성능 버전인 셸비 GT350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미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GT350의 성능을 더 끌어 올리기 위해, 셸비는 GT350의 5.2리터 V8 엔진에 슈퍼차저를 심어, 물경 760마력에 달하는 파워를 자랑한다. 최대토크는 86.6kg.m에 이른다. 또한 너무나도 강력한 엔진을 감당하기 위해, 변속기는 변속시간이 겨우 0.1초에 불과한 신형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하여, 더욱 빠른 가속력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