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김 주의!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차 TOP 10

2020-03-20     박병하

같은 자동차라도 그 외양에 대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쪽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쪽으로 나뉜다. 자동차의 디자인이라는 것은 '취향'의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의 자동차들 중에는 그 외양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은 차종이 더러 존재한다. 그리고 몇몇 차종은 세월을 뛰어넘어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한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정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순위 매기는 컨텐츠가 범람하고 있는 해외 미디어에서는 매년 '가장 아름다운 차'나 '가장 못생긴 차'에 대한 컨텐츠를 쏟아 낸다. 그 중 Pickytop(https://pickytop.com/)이라는 사이트는 역사, 기술, 게임, 인물 등, 주목받는 분야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순위 지표를 제시한다. Pickytop에 따르면, 자신들의 순위 책정 방식에 대하여 "해당 분야에 관련된 전문가의 확인을 통해 게시물의 순위를 정한다"며, "가능한 모든 사실을 더블체크하여 실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근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차 10대(Top 10 Ugliest Cars in the World)"를 발표했다. 여기에 올라 온 상위 10개 차종 중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지는 차는 다행히도 없다. 이 불명예스러운 순위표에 올라 온 차량들로는 미국 자동차가 4개, 일본 자동차가 3개,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각각 1개 차종이 올라 와 있다. 물론, 이 리스트에 올랐다고 해서, 그 차가 절대적으로 못생겼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니, 재미로 보도록 하자. 

10위 - 미쓰오카 오로치
Pickytop은 이 차를 두고 "퍼져버린 낙하산처럼 생긴 이 차의 가격은 무려 10만 달러(한화 약 억 만원)나 한다"며, "특히 전면부는 디자이너가 아마도 이 차가 웃기거나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아냥을 서슴지 않았다.

미쓰오카는 3륜차 제작부터 시작한 일본의 소규모 자동차 제조사다. 오늘날에는 양산차를 바탕으로 하여 자사만의 디자인을 적용한 내외장 사양을 적용하여 자신들의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오로치는 독자개발한 프레임 섀시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차체(Body)를 얹어 만든 진짜 수제 자동차다. 심지어 구동계는 리어 미드십 후륜구동이다. 하지만 구동계를 렉서스 RX330의 3.3리터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며, 주행성능보다는 승차감과 정숙성을 강조한 관계로, 차량의 성격조차도 일반적인 리어 미드십 스포츠카와는 거리가 멀다. 이 차는 미쓰오카의 대한민국 진출을 통해 국내에도 극소수가 들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위 - 폰티액 트랜스 스포트
Pickytop은 이 차에 대해 "폰티액이 내놓았던 스포츠 미니밴은 핸들이 뒷자리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서 앞좌석의 행방을 알 수 없을 것"며, "헬스장에 생전 처음 가면서 최신 스포츠 용품을 둘둘 말고 가는 중년의 아빠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폰티액 트랜스 스포트는 1980년대 당시 미국에서 제너럴 모터스가 미니밴 시장의 개척자이자 절대강자였던 크라이슬러 계통의 미니밴들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미니밴이다. GM은 차별화를 위해 최대한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링을 시도했고 실내 또한 개별 스피커가 내장된 스포츠 버킷시트를 적용하는 등, 상당히 독특한 구성을 띄고 있었다. 이러한 독특한 캐릭터 덕분에 폰티액 트랜스 스포트는 이 사이트의 악평과는 달리, GM의 미니밴들 중 상당히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8위 - 마르코스 맨티스 M70
Pickytop은 "이번 순위가 딱히 못생긴 순서대로 나열된 것은 아니지만, 마르코스 맨티스 M70은 완전히 심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어, 특별히 주의를 요구한다"는 그들의 말에서 그들이 이 차의 디자인을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1968년도부터 영국 마르코스 엔지니어링(Marcos Engineering)에서 만들어진 이 차는 2+2 시트 배열을 가진 고급 스포츠카로, 넉넉한 공간과 스포츠카의 형상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매우 독특한 차체 형상을 가졌다. 190km/h의 최고속도를 내는 이 차는 트라이엄프의 2.5리터 엔진을 심장으로 사용했고, 파이버글라스 차체와 튜브 프레임 섀시로 이루어진 기골, 그리고 라이브 액슬 방식의 후륜 서스펜션을 갖췄다.  

7위 - 닛산 큐브
Pickytop은 이 차를 두고 "나는 지금까지도 이 차의 디자이너가 가진 사고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차는 안전한 분위기는 물론, 어떤 신뢰감이나 심미적인 매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닛산 큐브는 일본의 기이한 자동차 세법으로 인해 탄생한 박스형 승용차의 대표주자다. 일본의 자동차 세법은 차의 길이와 폭에 제약을 걸고 있으며, 여기서 1mm라도 벗어나면 번호판의 앞자리 숫자가 달라지고, 세금 부담이 크게 는다. 그렇지만 희한하게도, 높이에 대한 규제는 매우 느슨하여 이러한 형태의 차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박스형 차체는 경차에까지 퍼져, 차폭이 1,440mm에 불과하면서도 높이는 1.7~8m에 육박하는 기형적인 박스형 경차들이 일본에는 넘쳐난다. 닛산 큐브는 국내에서도 판매가 이루어져기도 했다. 

6위 - 시트로엥 아미
Pickytop은 이 차 고유의 뒤쪽으로 꺾인 뒷유리에 대해 "절망적인 공기역학과 모호하기 짝이 없는 미학이 서로 맞물리지도 않은 것 같다"는 비난과 함께, "조잡하게 설계된 역방향 뒷유리는 끔찍한 공기역학적 특성을 가졌다"고 했다. 

시트로엥 아미는 1950년대 들어서 초염가형 차종인 2CV와 최고급 차종 DS 시리즈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개발된 차종이다. 특유의 역방향으로 꺾인 뒷유리가 매우 특징적인 이 세단형 자동차는 4m 이상의 전장과 해치백 차체가 아닌 소형차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또한 시트로엥 아미는 당시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선진적인 사각형 헤드램프를 적용한 차종이었다. 뒤로 꺾인 뒷유리 및 C필러 라인을 적용한 이유는 뒷좌석의 실내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위와 같은 악평과는 달리, 시트로엥 아미는 2세대에 걸쳐서 세단형과 에스테이트형이 모두 만들어지는 등, 프랑스 시장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5위 - AMC 페이서
Pickytop은 "이 계란을 닮은 디자인은 적어도 이번 기사에서 다룬 다른 차종들에 비해 최소한 공기역학적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나름대로 우호적으로 운을 떼는가 싶더니 "페이서의 디자이너들은 상한 지 일주일은 된 유기농 땅콩호박의 형태에서 디자인을 가져오는 실수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 차는 아메리칸 모터스 코퍼레이션(American Motors Corporation, 이하 AMC)이 1975년 내놓은 상당히 혁신적인 스타일의 자동차였다. AMC는 미국 내에서 상당한 규모를 가졌던 자동차 제조사로, 현재는 크라이슬러에 합병되었다. 페이서(Pacer)는 이 AMC의 쇠퇴기에 개발된 차종으로, 자사의 소형차종 AMC 그렘린의 성공에 힘입어 더욱 혁신적인 스타일과 패키징을 추구, "세계 최초의 넓고 작은 차"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여기에 충돌안전 확보와 공기역학 측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 디자인이다. 

4위 - 크라이슬러 PT 크루저
Pickytop은 "이 차는 마치 중년 여성이 20대의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며, "아주 조금은 아름다워 보일 수 있겠지만 '해리티지 디자인'이라는 말에는 속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크라이슬러 PT 크루저의 디자인은 21세기의 도래와 더불어 '레트로 룩'의 유행이 불타 오르기 시작했던 2000년도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50년대 핫로드(Hot Rod)의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보닛과 후면부의 디자인이 특징으로, 이는 같은 계열에 있었던 플리머스(Plymouth)의 오픈-휠 레드로 타입 2인승 로드스터 '프라울러(Prowler)'와도 접점이 있다.

3위 - 폰티액 아즈텍
Pickytop은 "차체를 이루는 각각의 미적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자동차로는 아즈텍을 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아즈텍은 트랜스포머 장난감과 진공청소기 사이의 잘못된 이종교배로 나타난 물건 같다"고 코멘트했다.

폰티액 아즈텍(Aztek)은 매년 등장하는 '세계의 못생긴 차' 랭킹에서 항상 순위권을 유지 중이며, 우리나라의 쌍용 로디우스 등과 더불어 국내에서도 못생긴 차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에는 폰티액 측에서도 아주 약간은 억울한 점이 있다. 폰티액 아즈텍은 컨셉트로 등장했을 당시에는 혁신적인 크로스오버 SUV의 디자인으로서 각광을 받았다. 오늘 날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쿠페형 SUV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차가 바로 이 차다. 하지만 컨셉트카를 양산화하는 과정에서 설계 혁신이 디자인의 혁신을 따라가지 못했다. 

2위 - 닛산 S-카고
Pickytop은 "닛산의 S-카고는 픽사의 카즈 애니메이션을 찢고 나온 것 같은 만화스러운 외모를 가졌다"고 평했다. 

닛산 S-카고는 1989년 1월에 선보인 닛산의 소형 상용차로, 닛산 산하의 파이크팩토리(Pike Factory)의 주도로 개발된 차종이다. 파이크팩토리는 버블시절 일본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복고풍의 디자인을 (당시 기준으로)현대적인 솔루션으로 구현한 신차를 만들어 왔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닛산 휘가로(Figaro), 파오(Pao), Be-1 등이 바로 이곳의 작품이다. S-카고는 마치 달팽이 껍질에서 착안한 외형이 특징이다. 차명인 S-카고(S-Cargo)조차 달팽이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에스카르고(escargot)를 본뜬 것이다. 이 차는 탈부착 가능한 초밥용 접시가 마련되어 있었고, 48인치에 달하는 높은 트렁크 공간으로 공간활용성도 살렸다.

1위 - 피아트 물티플라
대망의 1위는 예술과 미학의 나라인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트 물티플라가 차지했다. Pickytop은 "피아트 물티플라 없이는 못생긴 자동차 리스트가 완성되지 않는다"며, "피아트의 소형 MPV는 이 리스트에 오른 모든 못생긴 차들을 찍어 누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피아트 물티플라는 현대 자동차산업의 역사 이래 최악의 디자인"이라며, "마치 미쳐버린 로봇 오리 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아트 물티플라(Multipla)는 1999년 처음 공개된 피아트의 첫 MPV(Multi Purpose Vehicle)로, 가족용 자동차로서의 가치를 중점을 두고 개발된 물티플라는 비록 괴이쩍인 외관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덕분에 운전하기 쉬우면서도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2000년도에 이 차를 올해의 못생긴 차로 꼽은 영국 탑기어조차 물티플라의 공간활용성만큼은 인정했는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으로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디자인은 초기형에만 해당하는 사항으로, 2004년 등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사뭇 평범하게까지 보이는 차분한 스타일로 변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