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를 닮은, 애스턴마틴 V12 스피드스터 공개!
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 제조사, 애스턴마틴(Aston Martin)이 지난 1월에 발표한 바 있는 새로운 V12 오픈 톱 모델, ‘V12 스피드스터(Speedster)’가 현지시간으로 4일, 그 모습을 드러냈다. V12 스피드스터는 올 하반기 글로벌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상당히 이른 시점에서 공개가 이루어진 것이다.
새로운 오픈 톱 모델 V12 스피드스터는 애스턴마틴의 인하우스 비스포크 서비스, ‘Q 바이 애스턴 마틴(Q by Aston Martin)’이 개발을 주도했다. V12 스피드스터는 12개월에 불과한 짧은 기간 만에 집중적인 개발 프로그램을 거쳐 완성되었다. 애스턴 마틴은 V12 스피드스터에 "브랜드의 유구한 모터스포츠 유산과 항공기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진정한 운전자만을 위한 자동차"라고 말한다.
V12 스피드스터는 외관 디자인은 현행의 스포츠카 모델 '밴티지(Vantage)'를 기반으로 1960~70년대의 경주차의 요소를 버무린 모습이다. 가장 큰 특징은 윈드스크린(앞유리)이 없는 구조인데, 이는 지난 2013년, 창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놓은 컨셉트카, ‘CC100’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애스턴마틴은 새로운 V12 스피드스터의 외관 디자인에 대해 ‘DBR1’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면서도 현대 항공기의 디자인을 융합하여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CC100 컨셉트를 일반도로 주행용으로 내놓은 형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차의 가장 큰 모티브가 된 애스턴마틴 DBR1은 1950년대 애스턴마틴의 첫 르망24시 우승을 안겨 준 경주차로, 애스턴마틴의 모터스포츠 전통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차다. 그리고 외관 디자인에 영감을 안겨 준 또 다른 대상은 미 해군의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F/A-18 호넷'이라고 한다. 이 때문인지 좌/우 도어트림 상부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가르는 바 형 구조물에는 각 3개의 F/A-18 호넷의 표식이 새겨져 있다. 심지어 외장 색상의 이름은 스카이폴 실버(Skyfall Silver)다.
V12 스피드스터는 탑승시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하는 형태이며, 전적으로 트랙주행을 중시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좌우 두 개의 좌석이 바 형태의 구조물로 인해 서로 분리되어 있는 형태로 만들어 더욱 경주차와 같은 분위기를 낸다. 각각의 좌석은 마치 전투기의 캐노피를 연상케 하는 형상이 인상적이다. 물론 좌석 자체의 구조는 전투기보다는 폭격기의 병렬복좌형 구조에 더 가깝지만 말이다.
좌석 역시 전투기 조종석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좌석 뒤편으로는 투명 패널과 유연한 후면 패널 형상으로 실로 전투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애스턴마틴이 현재 적극적으로 사용 중에 있는 일체형 테일램프는 아예 리어윙의 일부가 되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해 준다.
차량 내부는 카본 파이버를 아낌 없이 사용했고, 그것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다. 인테리어는 밴티지의 것을 기반으로 하되, 대시보드 상면에 해당하는 부위에는 전용부품을 사용했다. 실내는 카본과 블랙 컬러 원 톤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곳곳에 강렬한 레드 색상의 벨트들을 삽입하여 악센트를 주고 있어, 경주용 자동차의 분위기를 낸다.
V12 스피드스터의 파워트레인으로는 DBS 슈퍼레제라에 탑재된 5.2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과 ZF의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을 기반으로 한다. 단, 엔진은 DBS 슈퍼레제라와 같이 70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지만 최대토크는 53Nm(약 5.4kgm)이나 상승한 753Nm(약 76.7kg.m)을 발휘한다. 이 엔진은 여느 애스턴마틴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프론트-미드십에 가까운 위치에 설치되어 최적의 중량 밸런스를 이끌어 낸다. 변속기는 여타 애스턴마틴의 FR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차체 뒤쪽에 설치된다. 또한 후륜에는 차동제한장치(Limited-Slip Differential, LSD)를 기본적용하고 있다. 강력한 힘을 겸비한 애스턴마틴 V12 스피드스터는 0-100km/h 가속을 단 3.5초 만에 끝낸다.
V12 스피드스터는 설계기반으로 추정되는 밴티지는 물론, DBS 수퍼레제라에도 적용된 바 있는 최신의 접착 알루미늄 구조로 만들어졌다. 바디 패널은 하나하나 맞춤제작된 카본파이버로 이루어져 있다. 애스턴마틴 V12 스피드스터의 하체는 전륜에 독립식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후륜에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으로 구성되며, 스포츠, 스포츠 + 및 트랙 모드를 제공하는 어댑티브 댐핑 컨트롤까지 제공한다. 휠은 21인치 단조 센터록 알로이 휠을 사용하며, 전륜에 410mm, 후륜 360mm에 달하는 카본 세라믹 디스크브레이크를 갖췄다.
CEO 앤디 팔머는 “애스턴 마틴의 가장 흥미로운 모델의 정점에 선 V12 스피드스터를 소개해 기쁘다”며 “향후 더 압도적인 가치를 이 모델에 부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소개했다. 차량의 생산은 2021년 1분기부터 개시하며, 단 88대만 만들어진다. 가격은 76만 5,000파운드(한화 약 11억 6,766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