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는 녀석에게는 이유가 있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시승기

2014-01-20     박병하

폭스바겐의 파사트는 중형 세단으로 1973년에 유럽 시장에 처음 등장하며 그 역사를 시작했다. 4세대부터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한 파사트는 2012년 9월부터 7세대 모델이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폭스바겐의 7세대 파사트는 미국 시장에서 각종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모터트렌드 - 2012 올해의 차>, <美 켈리블루북(kbb.com) - 10 Best Redesigned Vehicle for 2012>, <루다스 ESPN(Ruedas ESPN) - Best Sedan> 등의 상들을 줄줄이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 <파퓰러메카닉스(Popular Mechanics) - 2012 Automotive Excellence Award for Fuel Efficiency>에 선정 되는 등, 연비와 친환경성까지 인정받고 있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는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의 부흥기 때부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인기는 국내 판매량만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2013년 파사트 2.0 TDI의 연간 판매량은 총 3,968대로, 폭스바겐 브랜드 내 판매량 1위인 티구안 2.0 TDI의 5,500대를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폭스바겐의 2013년 국내 시장 총 판매량인 25,649대의 15.4%에 달한다.



그렇다면 파사트가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이토록 사랑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파사트 모델 중 가장 인기 있는 2.0 TDI 모델을 시승했다.


EXTERIOR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파사트는 폭스바겐의 최근 디자인 경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기존 모델이 가지고 있던 장식적인 요소들과 곡선적인 요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직선적이고 현대적인 기능미에 중점을 둔 디자인 경향은 파사트의 전반적인 인상을 ‘반듯’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준다.




사이즈도 대폭 커져서 더욱 당당한 용모를 지니게 되었다. 해가 갈 수록 중형 세단들이 너도나도 몸집들을 키우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형 세단으로서는 비교적 컴팩트한 체구를 유지하고 있었던 파사트도 이런 흐름에 동참한 듯 하다. 여기에 시승차에는 단정한 디자인의 보디킷이 적용되어 있어서 소소하게나마 도전적인 스탠스를 만들어낸다.





전면부부터 살펴보면 직선적이고 단순한 선과 면들이 서로 알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프론트 마스크가 먼저 눈에 들어 온다. 가느 다란 크롬 라인으로 멋을 낸 격자형 그릴, 블랙 하이글로시 페인트로 도장된 그릴 주변부, 그리고 그 양 측면에 자리잡은 블랙 베젤 헤드램프가 일체감을 준다. 헤드램프는 일반적인 프로젝션 타입의 벌브를 채용하고 있고, 하단에는 안개등을 포함하여 코너링 램프까지 마련되어 있다. 범퍼의 에어 인테이크는 6각형 패턴의 매쉬 그릴로 마무리 되어있다.






측면부와 후면부도 이러한 흐름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있다. 직선적이고 깔끔한 실루엣과 적당한 크롬 장식이 더해져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승차에 적용된 5스포크 타입 알로이 휠은 파사트의 이러한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보여진다.


INTERIOR


파사트 2.0 TDI의 도어를 열어 젖히면 화사한 톤의 베이지 컬러 인테리어가 운전자를 맞는다. 폭스바겐 특유의 명료하고 정갈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잘 어우러져 있어,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컬러의 인테리어는 모노톤으로 이루어진 인테리어 보다 필연적으로 관리에 손이 많이 가게 되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듯 하다. 구두 자국 같은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파사트 2.0 TDI에 적용된 3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은 심플한 형태를 갖고 있다. 적당한 사이즈와 직관적인 버튼 구성은 만족스러 운 부분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너무 수수해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간단하고 명료한 디자인이다. 폰트가 깔끔하고 가독성이 우수하다. 중앙의 액정 모니터에는 트립 컴퓨터 및 연비, 정비 주기 등의 각종 차량 정보를 표시한다. 운전 중의 조작은 불가능하고 정차 시에만 조정이 가능하다.



센터 페시아의 말끔한 디자인은 정돈된 이미지를 준다. 에어벤트 하단의 내비게이션 및 A/V 유닛의 인터페이스는 비교적 직관적인 편이다. 그러나 화면의 사이즈가 조금 작은 편이라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공조 계통 조작계는 일목요연한 기능 구성 덕에 조작 편의성은 준수한 편이다.



파사트 2.0 TDI의 시트는 착좌부가 디나미카 재질로 마감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에 천연가죽이 적용된다. 착좌감은 적당히 솔리드한 편이고 약간 탄탄한 사이드 볼스터와 디나미카 재질의 착좌부 덕에 몸을 어느 정도 잡아 주는 편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시트라고 할 수 있다. 전동식 시트 조절 기능은 운전석과 조수석 양쪽 모두 적용되고 운전석에는 3가지의 메모리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뒷좌석 공간은 헤드룸, 숄더룸, 레그룸 모두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어, 파사트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중의 하나다. 리어 시트는 프론트 시트보다 소프트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트렁크룸은 529리터에 달하는 넉넉한 용량을 지니고 있다. 이와 함께 6:4로 분할 폴딩 되는 리어 시트와 함께 스키쓰루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POWERTRAIN


파사트 2.0 TDI는 폭스바겐의 2세대 2.0리터 TDI 엔진을 얹고 6단 DSG 변속기가 물려있다. 이 파워트레인 구성은 한국에서 가장 인 기 좋은 폭스바겐 모델들이 공통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유닛이다. 최고출력은 140마력/4200rpm, 최대토크는 32.7kg.m/1750~2500rpm으로 골프에 탑재된 2.0 TDI 유닛과 비교했을 때 토크 수치는 동일하지만 출력은 10마력 낮게 세팅되어 있다.




NVH & RIDE COMPORT


파사트 2.0 TDI의 아이들링 정숙성은 동급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엔진룸에서 오는 소음과 진동을 잘 잡아 낸 듯 하다. 주행 중 에도 이 부분만큼은 우수한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고속도로에서 100km/h가 채 안되게 달리고 있음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이 제법 크게 들려오기 때문이다.



승차감은 탄탄한 승차감을 가지고 있었던 지난 모델에 비해 훨씬 소프트하고 안락하다. 이런 소프트한 승차감은 국내에 출시된 새로운 파사트가 유럽 시장을 위한 모델이 아닌 미국 시장용 모델인 점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실제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7세대 파사트는 미국 테네시 주의 체터누가 공장에서 생산된다.


PERFORMANCE


파사트 2.0 TDI의 가속력은 무난한 수준이다. 저회전 구간에 몰려있는 토크가 60~70km/h까지 차를 힘차게 밀어준다. 실측해 본 0- 100km/h 가속시간은 평균 9.3초를 기록했다. 140km/h까지는 비교적 경쾌한 느낌의 가속이 지속된다. 그러나 140km/h를 돌파하고 나서 부터 힘이 소진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나마 빠른 리스폰스를 보여주는 6단 DSG 변속기가 엔진에서 받았던 아쉬움을 메워준다. 하지만 시내 주행과 같이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는 하등의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섀시의 강성은 충분하지만 소프트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차의 거동을 다소 불안하게 만든다. 롤링이 제법 있고 다소 출렁거린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다. 탄탄한 하체를 가지고 있었던 지난 모델에 비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제동력은 일상적인 운행환경에는 알맞은 제동력을 제공하지만 급박한 주행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FUEL CONSUMPTION


파사트 2.0 TDI가 가진 최고의 자랑거리를 꼽으라 한다면 역시 연비다. 효율을 더 높인 2.0 TDI엔진과 빠른 변속시간으로 구동손실 률을 줄인 DSG 변속기의 찰떡궁합은 시내에서 13km/l 이상, 고속도로에서는 무려 20km/l에 달하는 연비를 뽑아낸다. 시승을 진행하며 차를 과격하게 몰아붙였을 때에도 10km/l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폭스바겐의 3대 인기 모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이 2.0 TDI엔진과 6단 DSG 구성의 파워트레인에서 나오는 우수한 연비 효율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EQUIPMENT & PRICE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에는 이외에도, 키리스 엑세스 & 푸쉬 스타트 버튼, 2존 클리마트로닉, 선루프, 크루즈 컨트롤, 파크파일 럿(후방) 등이 기본 탑재되었다. 특히, 한국형 3D 리얼 내비게이션과 30GB 하드디스크 및 SD카드 슬롯, CD/DVD/ MP3플레이어, 블루투 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등을 지원하는 RNS51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연료 공급과 배터리 전원을 차단시키고, 비상등 점등과 함께 도어 개폐를 통해 추가 사고의 피해를 줄여주는 인텔리전트 충돌 응답 시스템 (ICRS, Intelligent Crash Response System), ABS, ESP,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언덕 밀림 방지 장치(Hill Hold Assist),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 모든 것들을 갖춘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의 가격은 VAT 포함하여 4,200만원에 책정되어 있다.


VERDICT


미국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폭스바겐의 7세대 파시트. 그 인기의 중심에 서 있는 파사트 2.0 TDI와 함께 하면서 파사트가 왜 그렇게 사랑 받고 있는 가를 하나 둘씩 알 수 있었다.



시내주행과 정속주행 위주의 일상적인 운행이 많은 가장들에게 파사트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넓고 편안한 실내공간과 골프백 4개는 거뜬히 들어가는 트렁크는 한 가족의 레져활동이나 여행을 책임지는 든든한 짐꾼이 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파사트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연비의 우수성은 경쟁차들에 비해 월등한 경제성을 확보해 준다. 약 16.5Km/l에 달하는 복합연비는 구매시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다. 외모 또한 출중하다.


그러나 단점도 없지는 않다. 고속 주행 중 스티어링 휠의 조향시, 조향각에 비해 크게 움직이는 차체와 프론트를 반박자 늦게 따라오는 굼뜬 반응, 그리고 소프트한 서스펜션에 의한 고속 주행 시의 불안정함은 아쉬운 부분이다.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고속 주행 시의 안정성 부분은 다소 손해를 봤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파사트는 폭스바겐의 라인업 모델중 판매 2위라는 휼륭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파사트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국내소비자들에게 통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파사트가 2014년에도 국내시장에서 또 다시 선전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보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