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을 스포티하게 즐기는 방법
일본의 승용차 시장은 지역 특유의 조세제도, 도로 환경 등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타국과는 공통되지 않는, 자기들만의 독자적인 자동차 문화와 시장 경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좋은 의미에서는 독자적인 시장 특색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쁜 의미에서는 일본 제조업계 특유의 `갈라파고스 현상(기술이나 서비스 등이 국제 표준에 맞추지 못하고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하여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는 현상)`이 자동차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본 내수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자동차들은 몇몇 중소형 모델들을 제외하면 그들이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차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델들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은 세 종류가 있다. 경차, 소형차, 그리고 미니밴이다. 경차와 소형차가 인기 있는 이유는 일본은 자동차를 소유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부담이 기본적으로 소득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미니밴의 경우, 근래 들어 가족과 동거하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가족간에 자동차를 공유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대표 인기 세그먼트가 되었다.
일본 내수 시장의 미니밴은 우리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는 11인승 미니밴이나, 원조인 미국식의 미니밴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미니밴은 기본적으로 5m 이상의 길이를 지닌 거대한 차체와 승용차에 비해 비교적 높은 지상고 등의 특징을 갖는다. 그러나 일본 내수 시장의 미니밴들은 좁은 전폭, 높은 차체 높이, 낮은 지상고, 일반적인 중형세단보다도 짧은 4.7미터 내외의 차체 길이, 그리고 전반적으로 1박스에 가까운 형태의 차체 디자인 등을 들 수 있다.
일본의 미니밴 시장은 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며, 토요타, 혼다, 닛산 등의 제조사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미니밴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같은 차체를 지니고 있지만 일부 내/외장 사양을 달리하는 형태로 총 7종 가량의 미니밴 모델을 내놓고 있으며, 다른 제조사들도 2종 이상의 미니밴 모델을 내놓고 있다. 미니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본에서는 색다른 형태의 미니밴 모델들도 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근래 출시된 미니밴들 중에서는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한 모델들도 존재한다.
토요타가 현재 일본 내수 시장에서 판매 중인 미니밴 `복시`는 동형의 노아(Noah), 에스콰이어(Esquire)와 형제차로, 내수 시장에서 지금까지 2년 연속으로 동급 최다판매를 기록한 토요타의 인기 모델이다. 동형의 미니밴 모델에 비해 보다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외모와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복시는 형제차인 노아와 함께,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디비전인 토요타 가주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이 개발한 전용 모델인 G´s(G´s Tuned by Toyota GAZOO Racing) 모델이 존재한다. 모터스포츠의 감각이 돋보이는 G´s의 전용 내/외장사양을 비롯하여, 차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가주레이싱의 튜닝이 더해진다. 가주레이싱의 손길을 거친 복시와 노아는 휠, 타이어, 서스펜션, 차체, 섀시, 에어로 다이나믹스에 관련된 부분들이 조율된다.
차체 하부는 강성 향상을 위해 스팟 용접포인트를 늘리고, 각종 보강재를 추가한다. 서스펜션의 경우, 보다 낮고, 스프링 계수가 높은 초고장력 스프링을 사용하며, 쇽업소버 역시 전용품으로 교체된다. 휠과 타이어 역시, 스포티한 주행에 걸맞은 저편평비 타이어와 경량 알로이휠이 적용된다. 아울러, G´s 전용의 바디킷을 통해, 한층 강렬한 인상과 공기역학적 특성의 개선을 도모한다.
토요타에게 복시가 있다면, 혼다에게는 스텝왜건(STEPWGN)이 있다. 혼다 스텝왜건은 토요타 복시와 정면으로 경쟁하는 혼다의 주력 미니밴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기능성을 높인 장비들이 돋보이는 미니밴이다. 특히,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해치 도어 형태로 개폐되지만, 좌측의 분리된 여닫이 형태의 도어가 추가되어 있는 실용적인 테일게이트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혼다는 현재 내수 시장에서 자사의 주력 제품군을 중심으로 도입 중인 `모듈로 X(Modulo X)`라는 이름의 스포츠 패키지를 최근에 스텝왜건에도 추가했다. 혼다의 모듈로 X패키지를 입은 스텝왜건은 일반형 모델에 비해 한층 향상된 노면 추종성과 직진 안정성, 그리고 보다 직관적인 조종성을 갖는다.
혼다는 스텝왜건의 모듈로 X 모델을 위해 서스펜션의 설정을 새롭게 바꾸고 전용 바디킷 등을 더하여 접지력 향상과 공기역학적 특성 개선을 도모한다. 서스펜션은 스프링 계수를 높인 고장력 스프링과 감쇠력을 재설정한 쇽업소버 등으로 노면 요철에 대해 보다 신속히 대응하도록 했다. 전용 바디킷은 더욱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엔진 룸에 유입되는 공기의 양을 늘리고, 언더커버 등, 차체 하부 부품의 형상을 일부 변경하여 차체 아래의 공기 흐름을 더 빠르게 가져간다. 이를 통해 보다 우수한 직진 안정성을 이끌어 낸다.
토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닛산에서도 내수 시장에서 미니밴 모델들을 판매하고 있다. 닛산의 주력 모델은 세레나로, 상기한 토요타 복시와 혼다 스텝왜건과 경쟁하는 중형 미니밴 모델이다. 닛산 세레나는 올 상반기 닛산 브랜드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으로, 상반기 판매 Top 10 안에 안착한 바 있다. 최근 완전 신형 모델로 모델체인지를 이루어, 한층 향상된 상품성을 갖게 되었다.
닛산 세레나는 별도의 스포츠 튜닝 버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닛상 계열의 특장차 사업체인 오텍 재팬이 제작한 특별사양차인 세레나 라이더는 외관 그 자체로도 스포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메탈릭 페인팅을 듬뿍 사용한 바디킷은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세레나에 한층 강렬하고 공격적인 인상을 부여한다. 무한거울의 원리를 응용한 전용의 푸른빛 LED 주간주행등도 특징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공기흡입구에는 가로줄 그릴을 촘촘하게 더하여, 화려함을 더한다.
화려한 디자인의 알로이휠은 번쩍이는 크롬 도금으로 한껏 멋을 부렸고, 측면 바디킷에도 메탈릭 페인팅으로 마감된 에어로 핀을 덧댔다. 뒷모습에서는 당당하게 드러난 매립형 듀얼 머플러가 돋보인다. 실내 역시, 외관과 같은 스포티한 분위기가 살아 있다. 색상 선택을 비롯하여, 전용의 누빔처리된 시트와 푸른빛 조명, 그리고 하이글로스 블랙 페인팅으로 꾸몄다. 오텍 재팬의 30주년 기념모델로 만들어진 세레나 라이더의 경우, 크림/블랙 투톤 컬러와 블루 스티칭이 적용된 전용 사양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