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SLK 20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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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SLK 200 시승기
  • 안민희
  • 승인 201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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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K 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로드스터다. 1996년 첫 선을 보였다. 자그마한 차체에 ‘바리오 루프’라고 불리는 하드톱을 얹었다. 파격적인 시도였다. 게다가 작고 귀여운 인상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출시된 2세대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이 떠오르게 하는 앞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출시된 3세대는 비율을 줄인 SLS 같다. 물론 SLK의 상대적으로 짧은 차체에 맞춰 비례도 살짝 바꿨고 선의 흐름도 다르다.




메 르세데스-벤츠는 이번 3세대 SLK의 디자인에 마초적인 감각을 섞었다. 두 눈 부릅뜬 헤드램프 뿐 아니라 튀어나온 그릴의 굴곡, 입을 쩍 벌린 듯한 범퍼 형상까지 날을 바짝 세웠다. 하지만 옆면은 여전히 귀엽다. 물론 긴 주둥이와 짧은 꽁지가 어울려 낸 비례는 기가 막히다.

낮은 윈드 실드를 타고 오르다 운전석 끝을 지나며 급격히 떨어지는 지붕의 곡선도 감각적이다. 그 뒤로는 굴곡진 뒤 범퍼로 연결된다. 우락부락한 앞모습과 완전 다른 느낌이다. 여성적인 굴곡을 살렸다. 트렁크는 가운데로 살짝 솟아올랐다.

시승차는 검은색으로 단장한 실내에 은색 센터페시아로 차분한 느낌을 더했다. 버튼이 많아 보이지만 센터페시아의 멀티미디어 조작부는 직관적이다. 처음 찾는 라디오 주파수를 찾기 위해 다이얼을 돌릴 필요가 없다. 숫자 버튼을 눌러 입력하면 된다. 게다가 7인치 LCD에  연결된 벤츠의 ‘커맨드(COMMAND)´ 멀티미디어 통합 제어 시스템은 매우 직관적이다. 원형 버튼을 돌리고 밀고 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메뉴를 금세 찾는다. 메뉴 구성도 단순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간결해서 쓰기 좋다.




다 양한 외부매체를 이용해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하드디스크, DVD, SD카드, USB, 블루투스 등 다양한 장비를 지원한다. 게다가 블루투스는 아이폰과 완벽하게 연동된다. 전화와 블루투스 오디오를 따로 조작할 수 있다. 멜론 플레이어를 가동해 음악을 틀어보자 계기판 중앙에 자리한 흑백 정보 디스플레이에 곡명이 나온다. 7인치 LCD에는 앨범 커버와 곡 정보가 나온다.




실 내를 감싸는 분위기는 ‘타이트’다. 낮게 각도를 잡은 윈드 실드와 좁은 실내가 타이트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그래도 시트는 편안하다. 다만 내 운전자세로는 양쪽 사이드 미러의 시야각을 편안하게 맞출 수가 없었다. 시트의 헤드레스트 아래 길쭉한 구멍이 뚫려있다. 송풍구다. 겨울철에도 오픈을 즐길 수 있는 ‘윈드 스카프’ 기능을 위해서다. 겨울에 루프를 열고 오픈 드라이빙을 할 때 따뜻한 바람이 나와 목덜미를 감싼다.




덥 지만 맘속으론 겨울이라고 외치며 윈드 스카프와 열선 시트를 동시에 작동시켜봤다. 필자의 앉은키가 큰 탓인지 따뜻한 바람이 어깻죽지를 향한다. 그러나 윈드 스카프의 방향 조절 기능을 기대하긴 무리다. 열선 시트는 서서히 따뜻해져 온다. 발열량은 적당하다. 좁다 느꼈던 실내는 루프를 열자 편안히 운전자를 감싸는 공간으로 변한다. 다른 세상이 시작된다.

SLK 200의 엔진은 직렬 4기통 1.8L 엔진에 터보차저를 물렸다. 최고출력은 5250rpm에서 184마력, 최대토크는 1800~4600rpm에서 27.5㎏·m다. 연비는 11.6㎞/L나, 터보 엔진을 올려 출력을 끌어낸 편에 비하면 적당한 편이다.

다만 터보 엔진답게 약간의 지체현상이 있다. 촘촘한 기어비의 7단 자동 변속기는 부드럽게 달릴 때 기어를 너무 빨리 높여버린다. 때문에 저 회전에서 힘을 부드럽게 끌어 쓰고 싶어도 터보 랙 때문에 살짝 지체되는 감각이 있다.




그 래도 엔진의 실력은 훌륭하다. 시속 0→100㎞까지 7초 만에 가속한다. 가속 페달을 더 밟아본다. 엔진이 회전수를 끌어올리면 터보차저가 활발히 돌기 시작한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바로 토크를 느낄 수 있다. 터보차저 특유의 흡기음을 들으며 1470㎏의 차체를 부드럽게 이끌어본다. 촘촘한 기어비의 7단 기어는 아쉬움이 없다. 다만 더 큰 배기량의 엔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시속 240㎞의 최고 속도를 내며 호쾌하게 달리기에는 터보 엔진이 알맞겠다만, 부드럽게 달리며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좀 더 커다란 배기량의 엔진이 끌린다.
엔진음은 생각보다 크다. 그르렁 거리는 엔진음과 터보 특유의 흡기음도 조금 들려온다. 지그시 엑셀을 밟고 달리다보면 밀려드는 소리가 좋다. 직렬 4기통 엔진답게 살짝 거친 회전 감각이 있다.




승 차감은 벤츠답게 로드스터 중에도 편한 측에 든다.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감각은 훌륭하다. 스티어링 휠을 틀어도 예민하게 반응하진 않는다. 원하는 위치를 정확히 찾아가지만 운전자를 피곤하게 하진 않는다. 주행안정장치의 반응도 잽싸다. 철제 노면의 주차장에서 살짝 뒤가 흐르는 감각을 느끼자마자 경고등이 깜박거렸다. 생각한 방향 그대로 움직이면서.

편안함을 바탕으로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녀석은 로드스터다. 오래타고 나면 몸이 뻐근해진다. 노면의 충격은 훌륭하게 걸러내 약간의 충격만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요철이 심한 부분에서는 요동을 칠 때가 있긴 하다. 훌륭한 승차감을 위한 타협의 결과다. 루프를 열고 닫던 부드럽고 매끈한 승차감은 여전하다.

안전장비는 4개의 에어백과 능동형 안전장비를 갖췄다. 돌발 상황 시 등받이를 세우고 선루프와 창문을 닫아주는 프리세이프, 주행 중 디스크가 젖으면 자연스레 패드를 붙여 말리는 어댑티브 브레이크, 운전자가 평소와는 다른 운전을 한다고 판단하면 계기판에 경고등을 띄우는 주의 어시스트까지 갖췄다.

3세대 SLK는 하드탑 컨버터블이라는 이점을 살려 3가지 루프를 내놓았다. 기본형인 바리오 루프에 파노라믹 옵션을 더하면 루프를 닫아도 파노라마 선루프 덕에 햇살을 맘껏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매직 스카이 컨트롤이라는 장비를 옵션으로 더했다. 루프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비다. 루프를 투명하게, 혹은 어둡게 해 실내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SLK 200의 가격은 6750만 원이다.


글 안민희│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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