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일반인도 1종 보통 운전면허에 '자동변속기' 조건부 면허 취득이 가능해진다. 현행법 상으로 2종 보통면허에만 적용 중인 ‘자동변속기’ 조건부 운전면허가 1종 보통면허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운전면허 제도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은 일반인의 자동변속기 면허 취득이 불가능했다. 당시에는 오직 장애인만 자동변속기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이 성장함과 더불어, 국내에서 자동변속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1997년부터 장애인에게만 허용되었던 2종 보통 자동변속기 면허(A)를 일반인들도 취득할 수 있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현재 승용차는 물론, 중소형 화물차 등, 상용차량에도 자동변속기가 널리 보급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차량을 이용한 차박이나 캠핑 수요도 크게 늘어난 것도 1종 자동 면허의 도입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운행되는 차량 중 무려 86%가 자동변속기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전동화 차량의 보급이 늘기 시작하면서 자동변속기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나날이 그 수가 줄고 있는 수동변속기는 현재 승용 시장에서는 사실 상 '멸종'의 문턱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1종 자동면허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은 어떤 차량일까? 현행의 1종 보통(수동)면허는 승용차 및 15인승 이하의 승합차, 적재중량 12톤 미만의 화물차, 10톤 미만의 특수차량, 3톤 미만의 건설기계, 그리고 원동기를 운행할 수 있다. 1종 자동 면허의 경우,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승용차 및 15인승 이하의 승합차, 적재중량 12톤 미만의 화물차, 10톤 미만의 특수차량, 3톤 미만의 건설기계를 운행 가능하다.
물론 과거에도 1종 보통의 자동변속기 면허 취득이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 이것 역시 장애인에게만, 그것도 2종 자동 면허 취득후 7년 이상 무사고 운행을 기록한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의 경우에만 1종 자동면허로 갱신할 수 있었으며, 처음부터 1종 자동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체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는 10월 20일부터는 기존에 2종 보통 자동변속기 면허 취득자가 7년 이상 무사고 운전을 할 경우, 별도의 시험 없이 1종 자동 면허로 갱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 2종 보통면허(수동) 소지자가 7년 이상 무사고 운행시 1종 보통으로 갱신할 수 있게 해주는 현행법을 그대로 대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종 자동 운전면허시험은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화물차를 시험용 차량으로 사용하며, 학과 시험 합격점수도 현행의 1종 보통면허와 같이 7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한다. 아울러 10년 주기로 면허증을 갱신해야 하며, 면허증 갱신 시에 적성(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달라지는 운전면허 취득 제도는 수동변속기 차량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상업용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면허는 수동변속기 차량으로 취득하고 생활에서는 자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하는 것을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도 호응을 받을 수 있을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행 대비 운전면허 취득 과정이 더욱 단순화되고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2종 보통에 이어, 1종 보통 면허마저 이른 바 '물면허'가 될 우려가 있다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1종 보통 운전면허의 자동변속기 조건부 면허 취득 제도는 오는 10월 20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