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진화 이룬, 정통 픽업트럭! - 쉐보레 콜로라도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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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진화 이룬, 정통 픽업트럭! - 쉐보레 콜로라도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4.09.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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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새로운 픽업트럭 모델, 3세대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쉐보레 3세대 콜로라도는 지난 2022년 최초공개된 모델로, 최초공개된지 2년여 만에 GM 한국사업장을 통해 국내 시장에 출시된 것이다.

GM 한국사업장은 8월과 9월에 걸쳐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형 콜로라도의 시승행사를 개최, 드디어 국내에서도 콜로라도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3세대로 거듭난 쉐보레 콜로라도의 매력을 짚어본다.

새로운 쉐보레 콜로라도의 외관은 기존의 콜로라도 대비 한층 대담하고 강인해진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훨씬 작아진 헤드램프와 그에 반비례하듯 거대해진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눈에 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한층 차체의 볼륨감이 크게 강조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더욱 두툼해진 범퍼를 비롯하여 크게 돌출되어 있는 전/후면 펜더, 그리고 이들과 한 라인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등으로 한층 단단해 보이는 매무새를 완성한다. 이러한 덕분에 마치 윗형님인 실버라도의 축소판처럼 보일 정도다.

국내에 판매되는 3세대 쉐보레 콜로라도의 적재함은 스프레이-온(Spray-on) 타입의 베드라이너(적재함 바닥 마감)가 기본적용된다. 스프레이-온 타입 베드라이너는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드롭-인(Drop-in) 타입의 베드라이너와 달리, 특수한 고강성 도료로 베드라이너를 직접 도장하는 방식으로, 날카로운 물건이나 고중량의 화물에도 파손 위험이 적어, 다양한 레저장비를 적재할 때 유리하다.

콜로라도의 인테리어는 기존의 콜로라도 대비 180도 달라진 세련된 감각을 자랑한다. 수평 기조의 대시보드와 더불어 대형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그리고 깔끔하게 갖춰진 버튼류 등으로 손쉬운 조작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곳곳을 가죽으로 감싸고 차종에 따라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악센트스티칭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긴다.

국내에 출시된 3세대 쉐보레 콜로라도는 2열 좌석과 도어까지 갖춘 크루캡 사양(Crewcab) 사양이다. 1열 좌석은 기존 대비 더욱 개선된 착좌감을 제공한다. 운전석에는 3개의 메모리 기능과 8방향 전동조절 기능이 적용된다. 조수석은 수동식 조절장치가 적용된다. 1열 좌석 양쪽에는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이 적용된다.

2열 좌석은 착좌감 면에서는 기존 대비 개선된 느낌을 주지만, 공간 자체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인 남성에게는 다소 부족한 공간이다. 특히 기존 대비 휠베이스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재함 크기를 더 확보하기 위해 2열 좌석의 공간을 더 늘리지 않았다는 후문이 있다. 이는 가족용으로서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형 픽업트럭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세대로 거듭난 콜로라도에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2.7리터 배기량의 직렬 4기통 터보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 그리고 전용의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엔진은 콜로라도의 상위차종인 쉐보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실버라도에 사용되며 화제가 된 그 엔진이다. 이 엔진은 GM의 실린더 세트 전략(Cylinder Set Strategy, 이하 CSS)에 입각해 설계된 엔진으로, 최고출력 314.3마력, 최대토크 54kg·m를 발휘, 이전 세대 콜로라도에 쓰였던 3.6L 자연흡기 엔진보다 한층 높아진 최고출력과 40% 이상 향상된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이 엔진은 미국 시장에서는 최고성능 사양에 적용되는 엔진이기도 하다.

변속기 또한 세대로 거듭난 하이드라매틱 8L80 MFC 변속기를 적용해 더 부드러워진 변속감과 더 빨라진 다운시프트 성능을 제공한다. 전용의 4륜구동 시스템은 저속 기어(4L)까지 갖추고 있다.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SUV와 다를 바 없는 풀타임 사륜구동으로 동작하며, 험로 주행에서는 운전자의 직접 조작을 통해 저속 기어로 전환할 수 있고, 트레일러 견인시에는 별도로 마련된 견인주행 모드를 사용해 최적화된 동력을 제공한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콜로라도는 기존의 3,200kg 대비 월등히 향상된 3,492kg의 최대견인중량을 자랑한다. 이는 국내서 정식 수입/판매 중인 거의 모든 카라반을 견인할 수 있으며, 전장 24피트(약 7.3미터) 내외의 파워보트 등, 상대적으로 고중량인 수상 레저장비들도 견인이 가능하다.

새로운 콜로라도에서 한 가지 걱정스러었던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정숙성이다. 기존에는 자연흡기 방식의 3.6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사용했으나 새로운 콜로라도는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4기통 엔진은 6기통 엔진에 비해 소음이나 진동 면에서 불리하며, 여기에 터보차저까지 적용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그것은 괜한 걱정에 불과했다. 새로운 콜로라도는 6기통 엔진을 탑재했던 기존에 비해 전혀 부족하지 않은 정숙성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의 매끄러운 6기통 엔진에 비해 진동은 조금 더 강하게 들어오는 느낌이 있지만, 깔끔한 회전질감과 충실한 소음/진동 대책으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승차감 면에서도 기존과 다를 바 없이 든든하고 편안하다. 기존 대비 커진 차체를 거뜬히 감당해내면서도 허리와 손목을 통해 들어 오는 느낌은 여전히 쾌적하며, 온갖 노면 충격을 든든하게 버텨주는 덕분에 차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만들어 준다.

놀라운 점은 차체의 기본적인 하부 프레임 구조는 기존의 2세대 콜로라도와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만큼 기존 2세대 콜로라도의 프레임 강성이 대단하다는 것이며, 그 덕분에 더 많은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콜로라도의 승차감은 일반적인 도심형 SUV와 다를 바 없는 쾌적함을 전달하면서도, 그러한 종류의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든든함이 내재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콜로라도와 같은 전통적인 바디-온-프레임 구조의 SUV나 픽업트럭은 "승차감이 나쁘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쉐보레 콜로라도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면 다시는 이런 말을 입에 담지 않게 될 것이다. 국내서 "바디-온-프레임은 승차감이 나쁘다"는 편견이 만들어진 이유는 국내 제조사들이 그만큼 바디-온-프레임 구조에 대한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서 오는 것이다. 특히 상용 부문을 제외하면, 바디-온-프레임에 대한 수요 자체가 없다시피한 국내 시장의 사정으로 인해, 설계 혁신의 동기 부여도 적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성능은 어떨까? 새로운 콜로라도의 "4기통" 2.7리터 터보 엔진은 한층 통쾌한 감각의 동력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기존의 콜로라도가 부드러운 질감의 6기통 엔진을 사용했었기 때문에 한층 대비된다. 실린더 개개의 배기량이 넉넉한 덕분인지, 고회전으로 갈수록 박력있게 다가오는 구동음과 한단계 더 파워풀한 토크감이 일품이다. 여기에 더 개선된 하체 덕분에 더욱 안정감 있는 고속주행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다.

강력해진 동력성능에 더해, 조종성 면에서도 기존 대비 더 개선된 느낌을 준다. 특히 새로운 콜로라도는 더 커진 몸집과 높아진 전고 및 지상고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의도에 더 충실해진 몸놀림을 보여준다. 픽업트럭의 체급에서는 스티어링 응답성 면에서 한 단계 더욱 좋아진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조종성의 향상은 더욱 박력있는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더 몰입감 있는 운전경험을 제공한다.

오프로드 주행성능 면에서도 여전히 발군이다. 특히 신형의 콜로라도는 차체가 더 커졌음에도 기본적인 지상고를 더 올리고 휠하우스 크기도 늘려서 더 커진 접근각과 휠 트래블을 실현했다. 특히 새롭게 적용된 저속기어는 기존 대비 작동성 면에서 더욱 부드럽게 동력이 연결되는 것 뿐만 아니라 저속기어 동작시 나타나는 강력한 구동저항이 크게 완화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여기에 직진 중에도 동작 가능한 360도 카메라와 원활한 오프로드 주행을 돕는 전자제어장치, 그리고 여전히 든든한 저속기어의 존재 덕분에 더욱 향상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선보인다. 

3세대로 거듭난 쉐보레 콜로라도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던 기존 2세대와는 달리, 다양한 옵션이 적용된 Z71 트림 1종으로 트림을 단일화되면서 기존 대비 크게 오른 7,279만원(VAT 포함, 개소세 인하 기준)의 가격표를 달았다. 기존 콜로라도의 가격이 4천만원대였고, 최상위 트림의 가격도 4천만원 후반이었다. 기존 대비 2천만원 이상 올라버린 가격이 야속하게 다가온다.

GM 한국사업장 측에서는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의 가격 상승분에 더해, 근래 들어 최고 수준인 원-달러 환율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Z71-X 패키지와 테크놀로지팩, 선루프 등의 옵션을 모두 선택하게 되면 7,814만원까지 상승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경쟁차종인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모델(7,990만원)이나 포드 레인저 랩터(7,990만원) 보다는 소폭 낮다.

3세대 콜로라도는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비록 가격이 크게 뛰어오르기는 했지만, 실제로 차량을 경험하면 할수록 과거에 비해 한층 든든하고 고급스러워진 느낌을 주기는 한다. 인상적인 외관 디자인에 더해, 편의성과 세련미를 양립한 인테리어, 그리고 한층 향상된 성능을 갖춘 쉐보레 콜로라도는 더욱 훌륭한 픽업트럭으로 거듭났음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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