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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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디젤
  • 류민
  • 승인 201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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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0일, BMW 코리아는 미니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미니 디젤엔 최근 BMW의 특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높은 효율과 운전의 즐거움, 두 매력을 동시에 뽐내고 있다.





1959년 영국에서 태어난 미니는 2000년 단종 전까지 538만대가 넘게 팔렸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개인적으로 소유 했을 정도로 시대의 명차로, 또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미니를 만든 모리스-오스틴사는 60년 후반부터 경영 악화로 인해 몇 번의 합병을 거치다 결국 로버 그룹 품에 안겼다. 이후 로버 그룹은 1994년 BMW가 인수했다.

41년간 장수하던 초대 미니는 2000년 파리모터쇼에서 등장한 R53 BMW 미니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BMW 미니는 예상의 두배가 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이런 실적은 미니 브랜드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1세대에선 컨버터블 모델을, 2006년 2세대에 들어서는 웨건 형태의 클럽맨, 소형 SUV 형태의 컨트리맨, 쿠페 형태의 미니 쿠페까지 연달아 출시 하며 다양한 모델을 구축 했다.
미니 디젤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고효율 친환경 추세에 대응한 모델이다.

미니 디젤은 최근 출시했지만 2006년 데뷔한 2세대 R56의 외모 그대로다. 겉모습에서 가솔린 모델과 구분 되는건 트렁크에 붙은 엠블렘 밖에 없다. 내장 역시 한계가 낮게 설정된 엔진 회전계 외에는 차이가 없다.

재치 있는 앞모습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곧추 선 A필러, 다부진 자세를 연출하는 어깨 선과 빈틈없는 균형감은 데뷔 6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니 디젤엔 출력을 달리한 2종류의 직렬 4기통 2L 엔진을 단다.
미니 쿠퍼D는 최고출력 112마력, 27.5kg.m의 최대토크와 20.5km/L의 연비, 미니 쿠퍼SD는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1.1kg.m에 19.9km/L의 연비를 낸다.
이 디젤 엔진은 BMW의 318d 와 X1 18d에 탑재 되는 N47d 엔진을 다듬은 것이다. BMW의 주요 모델 3시리즈에 다는 엔진이니 성능과 내구성은 이미 검증이 끝난 상태다. 

시승차는 미니 쿠퍼 SD,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디젤 맞아?” 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발끝에선 디젤 특유의 진동이 조금 느껴지지만 손끝에선 느낄 수 없었다. 전자식 스티어링 때문이다. 정숙성에 적잖이 놀랐다. 진동 감소 탓인지 소음도 적게 느껴졌다.

시트와 핸들을 몸에 맞추고 도로로 나섰다. 미니의 실내는 화려하고 디테일한 요소가 많아 인기가 높다.
하지만 운전시엔 조금 산만하다는 의견이 있다. 개인적으로 불편한 건 속도계다. 수차례에 걸쳐 시승했지만 데쉬보드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 속도계는 운전 중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회전계 안에 있는 작은 디지털 속도계는 반응이 더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트와 핸들이 좋은 자세를 만든다. 때문에 운전에 집중하기가 쉽다.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흔들었다. 가솔린 엔진보다 엔진이 커져 부드러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쿠퍼S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쿠퍼SD는 쿠퍼S 보다 고작 5kg 무거웠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니의 가솔린 버전과 디젤 버전의 연료 탱크 용량이 크게 차이진다는 것이다.
보통 가솔린과 디젤을 만들더라도 연료 탱크는 공용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가솔린이 주인 차종은 디젤 버전에게 탱크 용량이 크고 디젤이 주인 차종은 가솔린에게 그 용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그런데 미니의 가솔린 탱크 용량은 50리터, 디젤의 탱크 용량은 40리터로 무려 10리터의 차이를 두었다.

브레이크의 초기 답력은 부드럽고 페달을 밟는 것에 비례해 제동력이 높아졌다. 다루기가 아주 편했다. 위기 상황이 생기더라도 믿고 의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제동 능력도 갖췄다.

같은 N47d 엔진을 가진 320d는 물론 120d M스포츠 보다도 250kg나 가벼운 차체. 출력은 조금 적지만 가속력이 기대 됐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부드럽고 빠르게, 또 저속 부터 완만한 힘을 쏟아내며 달렸다. 6단 변속기와 궁합도 훌륭했다. 회전 한계가 5000rpm 부터란 사실을 잊을 정도로 꾸준히 달렸다.

가볍긴 하지만 출력이 만큼 320d 나 120d 에 비해 가속은 조금 더디다. 가솔린의 쿠퍼S 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쿠퍼SD 는 터보 엔진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작은 엔진에 터보로 높은 출력을 내는 차량들은 특성이 있다. 터보 차져가 제 성능을 발휘하면서 힘이 몰아치듯 나오는 특성이다. 이런 특성에 익숙치 않은 운전자는 차를 다루기가 까다로울 수 있고 어떤 이들은 이런 특성을 아주 싫어한다.

미니 쿠퍼SD는 출력 욕심을 조금 버리고 터보엔진의 특성을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마치 배기량이 큰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느낌이다.
 


 

가솔린 터보의 미니 쿠퍼S는 출력이 높지만 편하게 빨리 달리기는 힘든 차다. 가속 페달을 거칠게 다루면 언더스티어를 내고 거동이 거칠어져 의도대로 조작 하기가 쉽지 않다. 또 앞서 말한 터보 엔진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휠 베이스가 짧고 앞바퀴를 굴리기 때문이다.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의 미니는 가속력이 떨어진다. 물론 미니 특유의 디자인을 원하는 사람들의 선택이 된다. 스포츠 써스팬션이 빠진 만큼 편안한 승차감을 가졌다.

미니 쿠퍼SD 는 두 모델의 중간에 위치한다.  부족한 없는 힘을 가졌다. 또 차체를 마음껏 다룰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밟으면 된다. 코너에서 과격하게 다뤄도 원하는 방향으로 부드럽고 잽싸게 돌아나간다.
마음껏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즐거움이다. 상황에 따라 가속 페달을 조절 해야 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퍼SD는 파워트레인과 하체, 그리고 섀시의 궁합이 뛰어나 운전의 즐거움을 충만히 느낄 수 있는 차다. 게다가 19.9km/L 라는 훌륭한 연비를 가졌다. 디젤 답지 않은 정숙성도 가졌다.

미니 쿠퍼D SE는 3290만원, 같은 출력 옵션을 몇가지 더 탑재한 미니 쿠퍼D는 3830만원이다. 시승차인 고출력 모델, 미니 쿠퍼SD는 4160만원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 하지만 이건 미니다. 자동차는 이제 이동수단을 넘어 개개인의 개성 표현 도구로도 사용된다. 이점에서 미니는 특유의 매력으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했다. 보는 즐거움은 물론 운전의 맛과 실용성까지 가진 미니 디젤은 매력은 조금 높은 가격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글 류민|사진 안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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