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를 기해 이것을 적용하고 있는 승용 신차는 국산 1대, 수입 1대만 남았다. 이것은 바로 수동변속기다. 이제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동변속기는 그저 '시작가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상황을 넘어, 기어이 멸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용차 부문에서는 여전히 수동변속기가 우세하기는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중~소형급 화물차량과 대형 버스 등에 자동변속기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승용 신차는 소수나마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2023년도에는 그마저도 대부분 상품 구성에서 빠지게 되거나 차량 자체가 단종을 맞는 등의 이유로 모조리 사라지고 현재 국산 1대, 수입 단 1대만이 남았다. 국산차 마지막 수동변속기 신차와 수입차 유일의 수동변속기 신차는 무엇일까?
유일한 국산 수동 승용 - 현대자동차 아반떼 N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N은 국내서 단종을 맞은 벨로스터 N의 뒤를 이어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N 브랜드의 간판역을 맡게 된 고성능 모델이다. 현행의 아반떼(CN7)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반떼 N은 N브랜드 고유의 강렬한 외관 디자인은 물론, N 전용의 2.0리터 터보 엔진과 수동 6단 혹은 자동 8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아반떼 N의 2.0리터 터보 엔진은 280마력의 최고출력과 40.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 시간은 5.3초(8단 DCT 기준)로 벨로스터 N보다 더 빠르다.
하지만 이것마저 '과거형'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아반떼 N은 올해 초 현행 아반떼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물론 올 하반기에 부분변경 모델로 다시 선보일 예정이기는 하지만 수동변속기 모델의 존폐여부가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능동안전 시스템을 대거 채용하면서 수동레버식 파킹 브레이크가 삭제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다, 8단 DCT 대비 정량적인 성능에서 열세이기 때문에 수동변속기의 존폐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존 아반떼 N의 신차가격은 3,212~3,399만원이었으나, 부분변경 모델부터는 크게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일한 수입 수동 승용 - 토요타 GR86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사실 상 유일한 수동변속기 모델은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판매하고 있는 토요타 GR86뿐이다. 토요타 GR86은 지난 2012년 등장한 경량 스포츠 쿠페 토요타 86(GT86)을 토요타자동차의 모터스포츠와 고성능 자동차를 전담하는 '토요타 가주레이싱(Toyota GAZOO Racing, 이하 TGR)' 대대적으로 손 본 1.5세대급 모델로, 기존의 86 대비 모든 면에서 대대적인 성능향상을 이룩한 바 있다.
국내 한정으로 이 차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오직 수동변속기 모델만 판매한다는 점이다. 이는 이전 모델인 86의 자동변속기가 변속 성능 및 효율이 좋지 못했던 데다, 태생부터 아날로그적인 조종성을 강조하는 모델이기에 소비자들이 수동변속기에 대한 선호가 높았던 것이 그 이유다.
토요타 GR86은 기존 86의 6단 수동변속기를 대폭 개량하여 변속기의 스트로크부터 조작감, 변속 효율 등 모든 면에서 개선을 이루어 한층 짜릿한 손맛을 제공한다. 여기에 기존 86 대비 배기량을 0.4리터 늘린 신형의 수평대향 4기통 2.4리터로 엔진을 적용하는데, 최고출력은 231마력, 최대토크는 25.5kh.m로, 기존 대비 출력은 약 15% 토크는 약 20% 이상 증가한 성능을 갖는다. 특히 기존 86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저속토크가 크게 개선되면서 한층 파워풀한 감각을 지니게 되었다. 토요타 GR86은 스탠다드(4,030만원)와 프리미엄(4,630만원)의 2개 트림으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