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뛰어 넘는 퀄리티와 가치 - 폭스바겐 투아렉 R-라인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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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뛰어 넘는 퀄리티와 가치 - 폭스바겐 투아렉 R-라인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3.05.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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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플래그십 SUV 투아렉이 어느덧 3세대까지 진화했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2002년 처음 등장해 올해로 20년을 넘긴 모델이며, 3세대에 이르는 변화를 거쳐 진화를 거듭해 왔다. 3세대 모델이 공개된 지 5년이 지난 최근에는 독일서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공개된 바 있다.

이번 시간에는 2023년형으로 출시된 폭스바겐의 3세대 투아렉을 시승하며 그 매력과 가치를 알아 본다. 이번에 시승한 폭스바겐 투아렉은 라인업 최상위 트림인 R-라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284만 7천원.

폭스바겐의 3세대 투아렉은 2010년대 후반부터 전개되고 있었던 폭스바겐의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화려한 외관이 특징이다. 시승차는 R-라인 전용 외장 사양이 적용되어 더욱 강렬하고 독특한 인상을 자아낸다. 그 중에서도 전면부 디자인은 화려함이 정점에 달해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T자형을 이루며 일체화 되어 있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R-라인 전용의 선명한 블루 외장색상과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느낌을 주는 한 편, 범퍼에 전용의 블랙 하이글로스 마감재가 덧대어진 R-라인 전용의 범퍼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헤드램프는 과거 최상위 모델이었던 V8 4.0 TDI 모델에만 탑재됐던 최첨단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 & LED 주간 주행등’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준수한 야간 시계를 제공한다.

측면에서는 깔끔하게 정제된 직선과 완만한 곡선을 교묘하게 버무려져있다. 떡 벌어진 어깨와 절제미가 살아 있는 선과 면 처리는 폭스바겐 다운 정돈된 느낌과 함께 적지 않은 볼륨감으로 준대형급 SUV의 풍모를 자아낸다. 여기에 R-라인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트림과 다른 전용의 바디컬러 외장재와 더불어 R-라인 전용의 블랙 페인팅 21인치 알로이 휠 등으로 스포티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깔끔한 느낌으로 마무리된 뒷모습에서는 아테온의 것을 닮은 테일램프가 먼저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과장된 분위기의 전면부에 비해 다소 심심한 느낌을 주지만 단정하게 마무리되어 있고, 내부 디테일 또한 섬세하게 디자인되어 고급 SUV 다운 감각을 전달한다. 그리고 하단에는 R-라인 전용의 매립형 듀얼 테일파이프와 블랙 하이글로시 범퍼로 스포티한 감각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인테리어 또한 R-라인 고유의 차분한 블랙 원톤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여기에 실버 톤의 콘트라스트 스티칭과 블랙 하이글로시 장식을 적용해 독특하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수평향을 이루는 대시보드와 더불어 계기반과 일체화되어 있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덕택에 글로벌 시장 공개 이후 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대적인 느낌이다. 또한 거대한 중앙 디스플레이 하단과 조수석측 거의 전체를 두르고 있는 송풍구 디자인도 특징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골프 GTI 등과 같은 스포츠 성향의 차종과 동일한 형태의 것을 사용하며, 컴팩트하고 우수한 질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스티어링 휠 하단 스포크에 새겨진 R 엠블럼과 세미 D-컷 스타일로 차별화된 감각을 전달한다. 거대한 계기반은 우수한 해상도와 감응속도로 준수한 시인성을 제공한다. 대형의 중앙 디스플레이 역시 우수한 터치감과 조작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친화적인 UI를 제공한다. 다만, 공조장치 패널을 하단에 심어 놓은 점은 다소 아쉽다. 변속레버는 전자식 변속장치를 사용한다. 여기에 에어서스펜션을 이용한 차고 조절 장치와 온로드/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모드 다이얼을 별도로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R-라인 전용으로 디자인된 앞좌석은 적당히 탄탄한 텐션과 더불어 신체를 잘 붙들어 주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단단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주행시에 몸이 배기는 일이 잘 없으며, 피로감 또한 상당히 낮은 편이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이 뿐만 아니라 앞좌석에는 3단계의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 그리고 마사지 기능까지 내장되어 있다. 통풍 기능은 여타 독일 브랜드에 비해 시원한 편이며, 마사지 기능은 본격적인 안마의자 수준은 아니지만, 자동차용 마사지 기능으로서 압력이 제법 강한 편이라 훨씬 쓸모 있다는 느낌이 든다.

뒷좌석은 준수한 착좌감과 더불어 성인에게도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머리, 다리, 어깨 할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는 투아렉의 뒷좌석은 근래 들어 승용 세단처럼 타이트해지고 있는 여타 SUV들(특히 독일 등 유럽 브랜드)과 달리, 패밀리카로서도 그 가치를 톡톡히 발휘한다.

뒷좌석에는 트림에 따라 독립식 공조장치를 비롯해 시트 좌우측 열선 기능, 그리고 2개의 USB C to C 충전 단자와 12V 전원 단자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상부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체감 공간을 더욱 확대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리클라이닝 기능은 다소 아쉽다. 투아렉의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은 승객의 편의를 위한 기능이라기 보다는 트렁크 공간을 더 넓히기 위한 성격에 가깝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공간은 준대형 SUV의 가치에 충실하게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기본 용량만 810리터에 달하는 데다, 뒷좌석을 접으면 1,800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돌출부가 거의 없다시피한 내부 구조 덕분에 짐을 싣고 내리기 수월하며, 뒷좌석은 트렁크쪽에서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접을 수 있다. 심지어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되는 프레스티지와 R-라인 모델은 차체 뒤쪽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크고 무거운 짐을 싣기에도 편리하다. 이 또한 SUV로서의 본질적인 기능성에 아주 충실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폭스바겐 투아렉은 새롭게 개발된 EA897 evo3 V6 3.0 TDI 디젤엔진과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 8단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구동방식은 폭스바겐 전통의 4모션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한다. 3.0 V6 TDI 엔진은 286마력/3,500~4,000rpm의 최고출력과 61.2kg.m/2,250~3,25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변속기는 자동 8단 변속기를 사용하며, 구동방식은 폭스바겐의 상시사륜구동 체계인 4모션(4MOTION)을 채용하고 있다.

투아렉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SUV지만 전체적으로 정숙한 느낌을 준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이미 이전 세대의 투아렉이 가졌던 정숙성은 한참 넘어 섰을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 판매중인 폭스바겐 라인업 내에서 가장 우수한 정숙성을 발휘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승차감도 상당히 편안하며 우수한 안정감이 돋보인다. 노면의 요철의 크게 관계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충격이 크게 들어 오는 큰 요철에서는 탄탄하게 버텨준다. 탄탄한 기반 설계를 갖춘 MLB Evo 플랫폼을 바탕으로 준수한 구조강도와 더불어, 에어서스펜션까지 적용되어 있어 더욱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동력성능은 훌륭하다. 단순히 수치 상으로만 높은 것이 아니라, 여느 고급 브랜드의 SUV 못지 않은 준수한 가속성능을 제공한다. 강력한 성능의 파워트레인을 여유로운 설정의 변속기로 진중하고 무게감 있게 동력을 전개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묵직하고도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가며, 직진 안정성도 우수하여 만족스러운 고속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코너링에서는 어떨까? 코너링에서도 의외의 실력을 보여준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까지 적용된 R-라인은 준대형급 SUV로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기동력을 선보인다. 크고 둔중한 SUV로서의 한계는 분명하나, ‘기본’은 확실히 챙기고 있으며, 한층 탄탄해진 기골과 더불어 전후륜에 모두 적용된 5-링크 서스펜션 덕분에 큼지막한 덩치와 2톤을 넘기는 공차중량을 가진 SUV로서는 적어도 불안함을 느끼게 할 정도로 휘청이거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프로드에서도 투아렉의 준수한 성능은 그대로 맛볼 수 있다. 에어 서스펜션을 이용해 차고를 조절할 수 있고,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상시사륜 구동 시스템의 힘입어, 대부분의 비포장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들을 비켜갈 수 있다.

여기에 2023년형으로 판매되고 있는 투아렉에는 폭스바겐의 첨단 능동안전장비들이 대거 적용되어 있다. ‘IQ.드라이브’라고 명명된 능동안전 패키지는 신형 차종에 투입되고 있는 ‘트래블 어시스트’를 비롯하여 250m 전방까지 차량,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를 감지해 경고 또는 자동 제동을 해주는 ‘전방추돌경고 및 긴급제동 프론트 어시스트’, 교차로 운전 시 전방 사각의 위험을 경고 또는 긴급 제동해주는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차선 변경 시 사이드 미러의 보이지 않는 영역에 차량이 있을 경우 이를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경고 또는 스티어링을 보조해주는 ‘사이드 어시스트’ 등, 다양한 장비들이 적용되어 있다.

폭스바겐 투아렉 3.0 V6 TDI 4모션의 공인연비는 도심 9.6km/l, 고속도로 12.8km/l, 복합 10.8km/l인데, 실제 주행하면서 기록한 구간 별 평균 연비는 혼잡한 도심에서 7.4km/l, 고속도로 13.6km/l의 결과가 나왔다. 도심 구간에서는 교통상황이 나아진다면 공인연비에 근접한 연비가 나온다. 3리터급의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준대형급의 SUV로서 준수한 편에 속하는 연비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폭스바겐 투아렉은 여타의 폭스바겐 모델들 대비 월등히 높은 가격대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다른 폭스바겐 모델들과는 차급이 다르다고 느껴질 정도로 월등한 감성품질을 경험할 수 있으면서도 SUV의 본질적인 가치에도 굉장히 충실하다. 단순히 라디에이터 그릴에 달려 있는 배지 하나만으로 섣불리 판단할 차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브랜드 이상의 감성품질과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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