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를 뛰어 넘는 매력의 크로스오버 - 볼보자동차 V60 크로스컨트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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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를 뛰어 넘는 매력의 크로스오버 - 볼보자동차 V60 크로스컨트리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2.12.06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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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의 크로스컨트리 시리즈는 1997년 출시한 'V70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XC)'로부터 기원한다. 그리고 V70 크로스컨트리는 오늘날 볼보 SUV 라인업을 지칭하는 'XC(CrossCountry)'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볼보자동차의 크로스오버 SUV 개발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볼보자동차만의 특색을 가진 별도의 라인업으로 분류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V60 크로스컨트리는 지난 9월 출시된 신형 모델이다. 2023년형으로 거듭난 볼보자동차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초기형 대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V6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파헤쳐 본다. 시승한 V60 크로스컨트리는 상위 트림인 얼티메이트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6,160만원(개소세 3.5%기준)

V60 크로스컨트리는 그동안 등장한 SPA 아키텍처 기반의 볼보자동차 모델들과 같은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초기 디자인의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보다 섬세한 디테일을 가미하여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전면부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하는 변화가 눈에 띈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의 볼보자동차 아이언 엠블럼은 레이더가 내장되어 있는 신규 통합형을 채용하여 한층 깔끔한 느낌을 준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턴은 여전히 간결한 느낌의 도트형 패턴을 사용하고 있다. 초기형 모델이 출시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경쟁사의 최신형 승용차들에 비해서 크게 뒤처지지 않는 세련미가 돋보인다. 이는 '단순한 형태에서 오는 시각적 안정감'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모토에 충실한 스타일링의 힘이 크다고 본다.

뒷모습에서는 기존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는데, 바로 기존에는 범퍼 매립형으로 노출되어 있었던 테일 파이프가 히든 타입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히든 타입으로의 변경은 V90 크로스컨트리 및 S90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탄소 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가 엠보싱 처리된 리어 인서트에 크롬 스트립을 더해 차별화된 외관을 강조하고 있다. 테일램프 또한 더욱 섬세한 그래픽이 적용되어 더욱 고급스러워진 분위기를 전달한다.

인테리어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항들에서 변경점이 많다. 이미 2020년도에 파워트레인을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일신하는 과정에서 변속장치가 전자식으로 변경된 점 외에도 티맵 오토(TMAP Auto)와 누구 오토(NUGU Auto), 플로(FLO)가 통합된 신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무선충전패드 등이 있다. 변화한 시스템으로 인해, 기존에 존재했던 주행모드 다이얼이 사라지고 계기판 테마도 전면 일신되었으며, 스테레오 시스템 또한 바우어즈 앤 윌킨스(Bowers & Wilkins)의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볼보자동차의 기본 시스템과 아주 높은 수준으로 체계통합이 이루어져 있다. 특히 한국어 인식 능력 면에서는 여타 수입차종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이다. 화자마다 다른 발음과 억양의 차이까지 감안된 이 시스템은 평상시 말하듯 명령해도 상당히 높은 인식률을 선보인다. "XXX 노래 좀 틀어 줘" 등의 가벼운 말투로 말해도 '찰떡같이' 인식하는 수준이다. 반면, 새로 도입된 신형의 B&W 사운드 시스템은 사운드의 성향이 다소 바뀐 느낌이다. 기존의 시스템이 선명한 고음역에 강한 느낌이었던 반면, 현재의 시스템은 중저음역에 더 무게를 두는 느낌이다. 또한 기존에 제공했던 9축 이퀄라이저가 사라졌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시승한 V60 크로스컨트리는상위 트림인 얼티메이트(Ultimate) 트림으로, B&W 오디오 시스템과 앞좌석 전동식 럼버 서포트와 쿠션 익스텐션, 마사지 및 통풍 기능, 360도 카메라 기능이 적용된다. 또한 변속장치는 상위 차종에 해당하는 90 클러스터(S90, V90 크로스컨트리, XC90)에 적용되는 오레포스 오레포스(Orrefors®) 천연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적용된다.

시트는 여전히 동급에서 최상급에 해당하는 감성품질을 제공한다. 단단한 느낌을 주면서도 신체를 충실하게 지지해주면서도  신체가 배기는 일이 없는 우수한 경도설정이 돋보인다. 여기에 기본적인 8방향 전동조절 기능은 물론, 사이드 볼스터 조절 기능 등이 적용되어 있으며, 장시간의 주행에도 피로감이 상당히 적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에게도 충분한 수준의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 레그룸만 넉넉한 것이 아니라, 머리, 어깨 등의 다른 모든 부분에서 여유로운 공간설계를 보여주고 있다. 좌석 자체의 설계와 질감이 매우 우수하다. 여전히 패밀리카로서 우수한 활용도를 보여준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529리터로, 일반적인 소형 SUV 이상의 적재용량을 제공한다. 이 뿐만 아니라 뒷좌석을 접으면 굉장히 차량 내부의 공간을 모두 유효활용할 수 있다. 특히 트렁크 바닥의 길이가 상당히 길어서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받침 역할을 해 줄 용품만 있다면 성인 2명이 차박을 즐기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물론, 일반적인 SUV 모델에 비해서는 천장이 현저히 낮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신형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신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다. 이 파워트레인은 현재 SPA 아키텍처 기반의 볼보자동차 모델들에 두루 사용되고 있다. 이 파워트레인은 48V 전장계를 사용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250마력/5,700rpm의 최고출력과 35.7kg.m/1,800~4,800rpm의 최대토크를 내는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10마력/3,000rpm의 최고출력과 4.1kg.m/2,2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로 구성된다. 구동방식은 상시사륜구동이다.

신형의 B5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V60 크로스컨트리는 가속페달의 응답성이 상당히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새롭게 채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 엔진이 힘을 많이 쓰고 있다는 느낌이 덜 드는 편이다.  이는 엔진에 가장 많은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 전기모터가 동력을 더해주는 덕분이다. 4.1kg.m 토크 증가는 결코 작지 않다. 이러한 가속응답성의 개선은 출발가속 만큼이나 부하가 걸리게 되는 경사로 등판시에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엔진의 힘으로만 가속이 이루어지게 된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기존 대비 한층 정숙하고 편안한 감각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새 파워트레인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갖는다. 새 엔진은 확실히 기존 엔진 대비 더욱 적은 소음과 진동, 그리고 매끄러운 회전질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승한 얼티메이트 트림의 경우에는 이중 접합 라미네이티드 윈도우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더욱 정숙한 환경을 제공한다. 승차감은 승차감과 안정성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고 있으며, 이 덕분에 장거리 여행이 더욱 더 편안해진다. 비록 이전 볼보자동차들 특유의 독특한 질감들은 꽤나 약화되었지만, 감성을 댓가로 쾌적함을 얻었으니 나쁜 거래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차량의 조종성능은 예나 지금이나 동형의 세단 모델인 S60에 크게 뒤지지 않는 날렵함을 제공한다. 덩치에 비해 다소 묵직한 느낌을 주기는 해도, 정확한 스티어링 응답성과 더불어, 기본적으로 탄탄하게 짜여진 섀시 덕분에 굽이길이 줄줄이 이어지는 산악도로에서도 큰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운전자가 조향하는 대로, 묵직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몸을 움직여주는 덕분이다. 여러모로 SUV 보다는 한 수 위에 있는 핸들링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오프로드의 경우에도, 전용으로 마련된 주행모드를 활용하면 의외로 상당한 주파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안전하고 편안한 운행을 위한 각종 능동안전장비들이 적용되어 있으며, 고속도로 등, 제한된 구간에서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한다. 

그렇지만 연비는 조금 아쉽다. 공인연비는 도심 8.7km/l, 고속도로 12.1km/l, 복합 9.9km/l인데 이는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세단형인 S60에 비해 도심 연비는 1.0km/l, 고속도로 연비는 3.1km/l 떨어지는 수치다. 물론 V60 크로스컨트리 B5는 연비 면에서 몇 가지 불리한 점들이 존재한다. 공차중량은 S60 대비 100kg 무겁고 구동방식이 상시사륜구동이라는 점, 그리고 차량의 특성 상,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면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다행이었던 점은 실제 주행시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도심 구간에서 8.8km/l, 고속도로에서 12.6km/l로, 공인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볼보자동차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자동차로 장거리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있어 아주 안성맞춤인 차다. 흔해 빠진 크로스오버 SUV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감각과 더불어, 자타공인 '왜건의 달인'으로 불리는 볼보 왜건의 우수한 실용성, 그리고 여느 SUV가 부럽지 않은 비포장도로 주행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는 덕분이다.

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전천후 주행성능뿐만 아니라 여전히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리고 현재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개선된 파워트레인과 차내 편의장치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겁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동반자로 거듭났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SUV를 뛰어 넘는 매력을 가진, 남다른 감각의 크로스오버 차량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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