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녀석들]혼다 타입 R -하편-
상태바
[강력한 녀석들]혼다 타입 R -하편-
  • 박병하
  • 승인 2022.12.01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산업의 차별화 전략들 중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바로, 고성능 모델들을 필두로 한 이미지 마케팅이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BMW 'M', 메르세데스-벤츠 'AMG', 아우디 'RS' 등은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고성능 서브 브랜드로 통하고 있다. 이러한 고성능 서브 브랜드는 단순히 판매량만을 늘리기 위한 가지치기용 라인업이 아니다. 고성능 서브 브랜드 소속의 자동차들은, 제조사의 기술력을 비롯한 모든 개발 역량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제조사와 브랜드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해당 제조사가 가진 전통과 같은 온갖 무형의 가치들이 담겨있어,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동원할 수 있는 최신예의 기술들을 총동원하여 제작되는 '브랜드의 총아', 고성능 자동차들은 색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내어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른 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스피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드림카로 불리기도 하며,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이러한 고성능 라인업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게 된다. 모토야 에서는 이러한 특별한 녀석들을 연속 기획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이번에 다루게 될 강력한 브랜드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혼다기연공업(이하 혼다)의 고성능 라인업, '타입 R(Type R)'이다.

지난 기사에서는 혼다 타입 R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았고, 또한 초기 타입 R 모델들을 살펴보았다. NSX 타입 R을 시작으로 다져진 기술과 철학은 오늘날의 혼다 타입 R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타입 R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혼다의 창립 이념인 "기술은 사람을 위해(技術は人のために)"에 점차 가까워져가면서 오늘날에는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서킷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성숙한 고성능차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이전 기사에서는 NSX 타입 R의 이래 지금까지 등장한 12대의 혼다 타입 R 차량들 중 초기의 다양했던 타입 R 모델 6대를 먼저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번 기사에서는 이후로 현재까지 혼다 타입 R의 중심으로 남아 역사를 이끌어 오고 있는 3대 시빅 타입 R부터 오늘날까지의 시빅 타입 R을 포함한 총 6대를 살펴본다.

NSX-R(2002, NA2)
혼다는 후기형 NSX를 기반으로 개발한 NSX-R을 선보였다. 이는 초기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타입-R과 접근법은 동일하지만, 타입-R과는 달리, 공력성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에어로파츠를 적극 채용한 점이 다르다. 아울러 보닛과 리어 스포일러는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졌으며, 타입 R보다 더한 경량화가 적용된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NSX-R은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 56초의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2005년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하는 마지막 NSX-R 모델인 NSX-R GT를 선보였는데, 이 차는 일본 수퍼GT에 참가하기 위한 호몰로게이션 취득용으로 5대만 만들어졌고, 이들 중 단 1대만 일반에 판매되었다고 전해진다. 

시빅 타입 R(2007, FD2)
8세대 시빅을 바탕으로 개발된 3대 시빅 타입 R은 '전륜구동 타입 R 차량들 가운데 가장 빠른 서킷 랩타임'과 '속도와 일체가 되는 고차원의 주행경험'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이를 위해 이전 세대 대비 기초설계가 더욱 탄탄해진 8세대 시빅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이 차는 그동안 해치백 형태로만 등장했던 선대들과는 달리, 4도어 세단의 형태로만 판매되었다. 

3대 시빅 타입 R은 2대 인테그라 타입 R과 시빅 타입 R에 사용되었던 K20A 엔진을 사용했다. 물론, 이 엔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고, 더욱 개량을 거쳐 기존 대비 상승한 225마력/8,000rpm의 최고출력과 21.9kg.m/6,100rpm의 최대토크를 내도록 했다. 변속기는 전용의 6단 수동변속기를 채용했다. 차체 강성은 2대 인테그라 타입 R에 비해서 약 50% 향상되었으며, 서스펜션 또한 더욱 단단한 세팅을 취했다. 타이어는 전용의 컴파운드 설계가 적용된 브릿지스톤 RE-070를 채용했다. 이 외에도 이전의 인테그라 타입 R에도 적용된 바 있는 토크 감응식 차동제한장치(Limited-Slip Differential)와 더불어 브렘보 브레이크를 적용하여 더욱 뛰어난 조종성을 제공했다. 이 차는 배출가스 관련 규제의 영향으로 인해 2010년도까지만 생산되었다.

시빅 타입 R 유로(2007, FN2)
이 차는 3세대 시빅 타입 R의 유럽시장 전용으로 기획된 모델로, 2006년도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공개되었으며, 처음에는 오직 유럽시장 전용으로만 생산되었다. 생산지는 2대 시빅 타입 R과 마찬가지로 영국이었다. 이 차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했던 시빅 해치백의 외관에 타입 R 고유의 과격한 스타일링이 덧입혀져 한층 인상적인 외관을 가진다.

성능 또한 더욱 강력해졌다. 전용의 1.6 V-TEC 엔진을 사용했던 2대 시빅 타입 R 해치백과는 달리, K20Z형 2.0리터 DOHC i-VTEC 엔진을 사용했다. 이 엔진은 자연흡기로 201마력의 최고출력과 19.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변속기는 6단 수동 변속기를 사용했다. 이렇게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서스펜션 세팅도 보다 균형잡힌 설정을 추구하여 일상에서도 주행하는 데 부담이 없도록 배려했다. 이 차는 최초 출시 당시에는 유럽시장에만 판매되었으나, 2009년도부터는 일본 시장에도 한정 수량으로 약 3,500대 가량이 판매되었다. 그리고 이 차는 일본에서는 배출가스 문제로 인해 2010년 판매가 중단되었으나 유럽 시장에서는 2012년까지 판매되었다.

시빅 타입 R(2015, FK2)
5년의 공백을 깨고 등장한 4대 시빅 타입 R은 모든 면에서 선대를 뛰어 넘는 차로 거듭났다. 특히 이를 위해 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WTCC)에 사용된 기술들도 적극적으로 적용한 것은 물론, 근본적인 부분에서의 변화를 시도했다. 또한, 오늘날 완성차 시장의 핸들링 성지로 일컬어지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의 기록 단축을 목표로 삼았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엔진이다. 그동안의 타입 R 모델에 탑재됐던 엔진들은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이었지만 이 때부터 비로소 시빅 타입 R에 터보 엔진이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차에 탑재된 엔진은 K20C형 2.0 i-VTEC DOHC 터보 엔진인데, 이 엔진은 후술할 5대 및 6대 시빅 타입 R에도 사용하게 된다. 이 엔진은 그동안의 혼다 타입 R 모델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인 31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변속기는 전용의 6단 수동 변속기를 적용했다. 이 차는 등장 이후 뉘르부르크링에서 전륜구동 양산차로서는 가장 빠른 '7분 50초 63'의 대기록을 세우기에 이른다. 이 기록은 세계 최초로 '전륜구동 8분대의 벽'을 깬 르노 메간 RS.275 트로피 R이 기록한 7분 54초 36을 4초 가량 앞서며 주목을 받았다.

시빅 타입 R(2017, FK8)
5대 시빅 타입R은 '얼티밋 스포츠(Ultimate SPORT)'를 목표로 개발되었다. 새로운 플랫폼을 채용하면서 중량은 16kg을 줄였고 비틀림 강성은 38% 증가했다. 엔진은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7kg.m의 성능을 자랑하는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했다. 전용의 6단 수동 변속기를 사용하며, 저단 기어비를 조정하여 가속 성능을 더욱 끌어 올렸다. 후륜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방식을 채용하여 스티어링 응답성 및 후륜 추종성 등, 코너링 성능을 크게 끌어 올렸다.

또한 서킷에서의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장거리 여행을 감안한 적정한 수준의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해 '컴포트' 주행 모드를 채용했으며, 보다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성능을 제공했다. 이 차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당시 전륜구동 양산차 가운데 최고 기록인 7분 43초 80를 기록, 선대가 세웠던 7분 50초 63을 무려 7초 가까이 단축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시빅 타입 R(2022, FL2)
6대 시빅 타입 R은 '얼티밋 스포츠 2.0(Ultimate SPORT 2.0)'이라는 컨셉트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이는 선대의 시빅 타입 R이 내세웠던 얼티밋 스포츠(Ultimate SPORT)를 계승하고, 달리는 즐거움을 더해 퓨어 스포츠 모델로서의 본질적 가치에 더욱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로우 & 와이드 패키지를 추구하는 외관과 더불어, 더욱 낮아진 지상고, 전용으로 설계된 와이드 바디를 적용하는 등, 고성능 모델임을 더욱 분명히 한다.

6대 시빅 타입 R을 위해 개발된 새로운 2.0리터 VTEC 터보 엔진은 기존 대비 한층 더 강력해졌다. 최고출력은 330마력/6,500rpm, 최대토크는 42.8kg.m/2,600~4,000rpm으로, 기존 시빅 타입-R의 엔진 대비 최고출력은 약 10마력, 최대토크는 약 2.1kg.m 상승했다. 변속기는 6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며, 구동방식은 변함없이 전륜구동(FF)이다. 아울러 섀시와 타이어, ECU 등등을 정밀하게 재조정되어 기존 대비 총체적으로 향상된 퍼포먼스와 주행경험을 제공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