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전기 GT를 만나다 - 아우디 RS e-tron G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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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전기 GT를 만나다 - 아우디 RS e-tron G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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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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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코리아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 2022'를 지난 달 24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아우디의 주요 전기차 모델들을 경험하는 자리로 꾸며졌으며, 기자는 이번 시승행사를 통해 아우디 전기차 라인업의 주역이 될 Q4 e-tron과 궁극의 아우디 전기차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e-tron GT의 두 가지 모델을 경험할 수 있었다. 본 시승기에서는 e-tron GT의 시승 경험을 다룬다. 시승한 e-tron GT는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RS e-tron GT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2억 632만원(개소세 3.5% 기준).

아우디 RS e-tron GT는 늘씬하게 빠진 4도어 쿠페 스타일의 차체가 특징이다.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Taycan)과 설계 기반을 공유하는 만큼, 차체 형상에서 어느 정도 유사점이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두 차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포르쉐 타이칸이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강하다면, RS e-tron GT는 한층 화려하고 현대적인 세련미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RS e-tron GT는 라인업 최강의 성능을 갖는 차종인만큼, 더욱 화려한 느낌이다. 먼저, 거의 대부분이 블랙 하이글로스 패널로 되어 있는 전면부가 특징이다. 일반형 e-tron GT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해당하는 패널에 바디 컬러나 메탈릭 페인팅이 적용된 패널을 사용해 경계가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RS e-tron GT는 패널을 전부 블랙 하이글로스 패널로 처리하여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한층 인상적인 프론트 마스크를 만들어 낸다. 또한 최근 들어 '조명에 진심'임을 나날이 증명하고 있는 아우디의 화려한 조명 효과가 적용되기 시작한 모델이기도 하기에, 더욱 독특한 시각효과를 제공한다.

측면에서는 매끈하게 빠진 차체형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늘씬하고 매끈한 5도어 패스트백형의 차체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RS 모델 전용의 아롤이 휠과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로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며, 고성능 자동차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뒷모습 또한 일반형 모델과 차별화되는 RS만의 강렬한 디테일들이 더해져 있다. 특히 하단의 블랙 디퓨저는 화려한 조명의 일체형 테일램프와 어우러져 스포츠카다운 스타일을 완성한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세련된 분위기가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최강의 모델임을 강조라도 하듯이 본격적인 스포츠 시트를 적용한 것과 더불어서 나파 가죽 등, 고급 소재를 듬뿍 사용한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또한, 내부의 편의장치 등도 처음 타게 되는 운전자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따라서 시승 내내 편안하게 차내의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또한 RS 전용의 스포츠 시트는 탄탄한 착좌감은 물론, 편안함도 겸비하고 있는, GT의 운전석으로서 한 점 손색이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조절 기능이 적용되어 있는 것은 물론, 각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내부 공간 또한 성인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탑승자에게 상당한 편의를 제공하는 점에서 과연 아우디 브랜드의 차답다.

아우디 RS e-tron GT는 598마력의 최고출력과 84.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로 구동된다. 또한 RS 버전에 적용되는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646마력까지 상승한다. 그리고 0-100km/h 가속 시간은 평시 3.6초, 부스트 모드 사용시 3.3초에 불과한 괴력을 자랑한다. 배터리 용량은 93.4kWh이며, 최대 주행거리는 도심 331km, 고속도로 342km, 복합 336km다.

아우디 RS e-tron GT는 주행 모드에 따라 내부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먼저, 통상 모드인 컴포트 모드에서는 묘하게 실내에 꽤나 자연스러운 구동음이 은은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특히 속도는 물론, 가속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서도 미묘하게 변화하는데, 이 변화량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그것을 떠올리게 만들어 줄 정도로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정교했다. 이 구동음은 여타의 고급 전기차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차내에 배치된 스피커를 통해 출력된다. 그런데 이 소음이 출력되는 강도와 위치를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음처럼 느낄 수 있도록, 차량의 전방 스피커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묘함마저 느껴졌다.

반면, 주행 모드를 효율 우선(에코) 모드로 설정하는 경우에는 이 구동음이 싹 사라지고 통상적인 전기차의 모터 구동음만 잔잔하게 들려오게 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에코 모드에서 더 조용한 느낌이 든다. 물론, 컴포트 모드에서 들려오는 소음의 양도 귀가 거슬릴정도로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승차감도 탄탄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GT다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력? 말이 필요없다. 가속 페달을 작정하고 밟으면 뒤에서 누군가가 뒤에서 발길로 걷어 차기라도 하듯이 "퍽"하고 기자의 등을 세차게 후려친다. 체감 상으로는 오로지 '0'과 '1'만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의 가속력이라고 느껴진다. 여기에 주행 모드를 부스터 모드까지 더해지면 더욱 강렬한 구동음과 함께 강력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페달에 닿은 오른발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속력이 변화하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어, 꽤나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몰입감을 주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핸들링. 차체 길이만 5미터에 육박하고 휠베이스도 상당히 긴 차량이지만, 현대적인 전기차의 공통적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시종일관 진중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착착 몸을 비틀어 주니 기특하기 이를 데 없다. 적당히 묵직한 스티어링 시스템과 탄탄하게 신체를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 덕분에 높은 일체감을 느끼면서 즐겁게 차를 조종할 수 있다.

이렇게 강력한 가속력에 일체감 높은 조작계통으로 이루어지는 몰입감 넘치는 주행환경은 그야말로 GT가 갖춰야 할 미덕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이 덕분에 지금까지 경험했던 전기차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모습으로 기억된다. 

이번에 경험하게 된 아우디의 RS e-tron GT는 전기차이면서 GT가 가져야 할 미덕을 갖춘 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련된 외관과 더불어 고급스럽고 만족스러운 감성품질을 제공하는 인테리어, 그리고 뛰어난 주행질감의 3박자를 갖춘 적절하게 겸비한 RS e-tron GT는 GT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덕분이다. 비록 시승행사의 한정된 코스 내에서 한정된 시간의 경험에 불과했으나 RS e-tron GT는 아우디 최고 성능의 전기차로서 그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전동화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아우디 RS e-tron GT는 새로운 GT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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