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매력적으로 거듭난 스포츠 세단 - 캐딜락 CT4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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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매력적으로 거듭난 스포츠 세단 - 캐딜락 CT4 시승기
  • 모토야
  • 승인 2021.08.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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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ATS의 뒤를 잇는 새로운 스포츠 세단, CT4를 시승했다. 캐딜락 CT4는 E세그먼트에 해당하는 CT5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신형 차종으로, 체급 상 BMW의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 아우디 A4 등에 대응하며, CT4, CT5, CT6로 재편된 현행 캐딜락 세단 라인업의 막내 포지션을 담당한다. 캐딜락의 새로운 스포츠 세단, CT4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짚어 본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935만원(개소세 인하분 적용 기준)

캐딜락 CT4는 외관부터 전작인 CT4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모습으로 거듭났다. 특히 에스칼라 컨셉트의 등장 이후 캐딜락 양산차에 순차적으로 적용되어 왔던, 차세대 아트 & 사이언스(Art & Science) 디자인 언어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수평 기조의 외관 디자인 요소들이 대거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그러한 요소들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단연 전면부다. CT4의 전면부는 현행의 CT6, 그리고 함께 출시된 E세그먼트 세단 CT5 등과 맥을 같이 하는 수평기조의 디자인 요소들이 두드러진다.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등에서 그러한 점을 쉽게 캐치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 출시된 CT4의 경우, 스포츠 트림 단일 차종으로 출시되었는데, 이 스포츠 트림만의 블랙 하이글로스 장식과 매시타입 그릴 등으로 강렬하고 스포티한 인상을 자아낸다.

측면부의 경우에는 ATS의 것을 닮은, 절도 있는 직선으로 조형된 실루엣이 특징이다. 이 덕분에 차체가 강인하고 탄탄한 느낌을 주며, 후륜구동 세단의 시원스러운 비례미를 잘 살려, 스타일리시한 외관을 이룬다. 뒷모습의 경우에는 수평기조보다는 캐딜락 전통의 샤크 핀 타입의 테일램프를 잘 살려 낸 모습이 눈에 띈다. 테일램프는 클리어 타입 렌즈와 블랙베젤을 적절히 가미하여 감각적인 모양새를 만든다.

인테리어는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 기조를 반영한, 수평향의 대시보드와 돌출형 디스플레이 등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한 눈에 보아도 캐딜락의 차량임을 알 수 있는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인테리어 곳곳은 가죽 마감재를 적절히 사용했으며, 조립품질 또한 미국 브랜드의 차종으로서는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다. 반면, 내부공간은 전작인 ATS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좁다는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캐딜락 차종들에서 볼 수 있었던 것들보다 한 치수 작아진 느낌을 주어, 보다 직관적인 조종성을 제공하며, 림 굵기도 손에 쏙 들어오는 정도로 설정하여 그립감도 준수하다. 계기반은 양쪽에 아날로그 게이지를 두고, 중앙에 캐딜락 CUE 시스템과 연동하는 대형의 디스플레이를 마련한 형태를 띄고 있다. 새로운 캐딜락 CUE 시스템은 직관적인 조작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스마트폰 충전을 배려한 일부 설계가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무선충전패드를 내장하고 있고, 센터 콘솔 근처에는 스마트폰을 세워서 보관하는 홀더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 홀더 아래쪽에는 별도의 홀을 마련하여 케이블이 콘솔 덮개 등에 협착되는 일이 없도록 배려했다. 컵홀더는 미국 브랜드 차종답게 넉넉한 사이즈를 확보하여, 직장인 대상 커피 전문점에서 취급하는 1리터 용기도 보관 가능한 수준이다.

앞좌석은 전작인 ATS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질감의 착좌감을 제공한다. 조금은 부드러운 느낌의 착좌감을 더 내줬으면 더 좋았겠지만 차량의 성격을 감안하면, 현재의 이 설정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운전석은 메모리 기능과 더불어 8방향 전동조절 기능과 전동식 사이드볼스터 조절 기능, 4방향 전동식 요추받침을 제공하며, 조수석 역시 메모리 기능을 제외하면, 운전석과 동일한 전동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앞좌석에는 3단계의 열선기능과 통풍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선대인 ATS가 그러했듯이, 동급 대비 상당히 부족한 공간을 제공해 아쉬움이 크다. 물론 이 급의 스포츠 세단들이 대체로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편이기는 하나, 근래 출시된 동급의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들이 전반적으로 내부 공간을 더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러한 공간 설정은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특히 헤드룸은 선루프의 차양이 수납되는 부위가 돌출되어 답답한 느낌을 주며, 레그룸 또한 전반적으로 넉넉지 못하다.

트렁크 공간은 전작인 ATS 대비 다소 늘었다. ATS의 경우에는 동형의 쿠페 모델과 동일(!)한 290리터의 트렁크 공간을 제공한 반면, CT4는 380리터로 꽤나 커졌다. 여기에 기존 ATS의 지저분했던 내부 공간 설계에서 벗어나, 유럽식의 깔끔한 공간설계를 통해 적재 시의 편의성도 향상되었다. 하지만 400리터를 넘나드는 경쟁차종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트렁크 용량이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캐딜락 CT4에는 GM이 새롭게 개발한 직렬 4기통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총 배기량 1,998cc(약 2.0리터)의 이 엔진은 240마력/5,000rpm의 최고출력과 35.7kg.m/1,500~4,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이는 272마력/5,500rpm의 최고출력과 36.0kg.m/1,800~5,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던, 선대 ATS에 비해 최고출력은 32마력, 최대토크는 0.3kg.m 빠진 수치다. 변속기의 경우에는 새로운 자동 8단 변속기를 채용했다.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

캐딜락 CT4는 정숙성 면에서는 동급 대비 평균적인 수준은 된다. 다만 정차 시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선대인 ATS에 비해서 약간 더 크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회전질감 자체가 조금은 거친 느낌이 있다. 반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꽤나 착실하게 차단해 주는 편이며, 주행 중 내장재에서 발생하는 마찰음이나 잡음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라는 것 만큼은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다.

승차감의 경우에는 선대인 ATS에 비해 극적으로 개선된 느낌이다. ATS의 경우에는 주행환경을 가리지 않고 시종일관 단단함을 유지하려던 탓에,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딱딱하고 거칠게 느껴질 정도의 승차감을 보였으나, CT4는 확실하게 긴장이 풀린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승차감과 앞서 언급한 정숙성 덕분에 일상적인 운행에서 제법 쾌적한 느낌을 받는다. 다만 전/측방 시야는 동급의 스포츠세단들에 비해 약간 부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신형의 2.0리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의외의 순발력을 보여준다. 특히, 수치 상으로는 더 높은 성능의 심장을 품고 있었던 ATS에 비해 체감 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박력 있는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ATS가 출력이 더욱 높기에, 0-100km/h 가속 시간이 더 느리긴 하지만, 체감 상으로는 오히려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안겨 준다. 뒷심도 좋아서 고속에서도 오랫동안, 정력적으로 차를 몰아 붙이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러한 체감 상의 가속감은 동급의 2리터급 터보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 세단들에 비해서도 손꼽을 만한 수준이다. 고속 주행 안정성 역시 매우 우수하다.

변속기의 응답성도 기대 이상이다. 종래의 GM 계열 차종들이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는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 즉 좋게 말하면 여유롭고 나쁘게 말하면 굼뜬 느낌이 있다. 그렇지만 CT4의 2리터 터보 엔진과 짝을 이루는 이 변속기는 그러한 느낌 보다는 오히려 유럽식의 타이트한 느낌에 조금 더 가깝다. 직결감 면에서 기존의 GM 계열 변속기 대비 확실히 뛰어나다. 동급 대비 우수한 엔진의 성능을 스스로 깎아 먹었던 여타의 GM 계열 차종의 변속기와는 비교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다.

코너링 면에서도 ATS 대비 한층 안정적인 기동을 선보인다. CT4의 서스펜션은 한층 개선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 MRC) 덕분에 상황에 따른 완급조절이 더욱 정교해졌을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휠 조타 시의 차체 응답성 또한 뛰어나, 몰입감 있는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면 노멀 모드에 해당하는 투어 모드 대비 한층 타이트한 느낌을 전달하면서 진짜배기 스포츠 세단에 어울리는 감각을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선대인 ATS에 비해 지나치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ATS의 경우에는 꽤나 공격적인 감각을 선보였지만 CT4의 경우에는 그보다 약간의 여유와 높은 안정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느낌이다.

제동성능 역시 확실하다. 브렘보 브레이크를 채용한 CT4는 풀 브레이킹은 물론, 자잘한 페달 워크 중에도 확실하게 제어력을 제공하며, 차를 보다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묘하게 초기 응답이 빠르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초장부터 단박에 몰아 세우는 설정은 다소 의외다. 이러한 설정은 고속에서 짐짓 차의 거동을 흐트러뜨릴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금 더 리니어한 응답성을 가졌다면 더욱 조종하기 용이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비는 평균적인 수준이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CT4 350T의 공인 연비는 도심 9.3km/l, 고속도로 12.9km/l, 복합 10.6km/l로, 2리터급 가솔린 터보 엔진을 채용한 동급의 스포츠 세단들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시승 중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 구간에서 8.7km/l, 고속도로 13.2km/l로 나름 선방한 성적을 보여 주었다.

전작인 ATS에서 모든 것을 다 바꾼 캐딜락의 CT4는 기존 ATS 대비 더욱 세련된 디자인과 균형감 있는 성능 및 운행 환경,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두루 갖춘, 완성도 있는 스포츠세단으로 거듭났다. 비록 내부 공간은 선대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선대인 ATS 대비 동력성능이 약간의 하향을 맞았으나, 스포츠 세단이 지켜야 할 본분에는 전체적으로 충실하다. 이러한 덕분에, 일상과 일탈을 함께 해야 할 스포츠 세단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택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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