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의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나날이 강화 일로를 걷게 됨에 따라, 전기차 신모델은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제조사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고, 보급 속도 역시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에는 유럽 만큼이나 전기차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불신하는 심리는 적지는 않다. 일부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차량들이 배터리로 인한 화재사고 등이 연달아 발생하며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으며, 여러 이유로 전기차를 거리는 소비자는 여전히 많은 상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국 포드자동차(이하 포드)가 야심차게 출시한 전기차 모델, 머스탱 마하-E는 어떨까?
포드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7% 가량이 우천시에 전기차를 운행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한다고 말한다. 혹시나 모를 습기로 인한 감전 사고를 걱정하는 것이다. 포드는 이와 같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머스탱 마하-E를 테스트하는 미시간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차량을 자동세차기에 60회 통과하는 테스트를 거친다. 이는 2주에 한 번씩 2년 이상을 세차하는 것을 한번에 진행하는 것이며, 매우 가혹한 조건인 것이다.
게다가 미시간 프루빙 그라운드의 자동세차기는 평범한 세차기가 아니다. 이 세차기는 화씨 140도(섭씨 약 60도)의 물을 최대 1,700PSI의 고압으로 분사한다. 그리고 이 분사기들은 도어 프레임과 트리밍, 타울링, 배지, 헤드램프, 테일램프는 물론, 접착제로 고정되는 모든 부위를 겨냥한다. 즉, 누수가 발생하기 쉬운 부위들에 집중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 분사기들은 차량과 고작 30cm 떨어진 위치에서 분사한다. 즉, 일부러 누수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 놓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즉, 우천시에도 충분히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다는 것.
이 뿐만이 아니다. 포드는 차량의 시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테스트는 사람이 타고 내릴 때 시트에 가해지는 것과 동일한 압력을 최소 25,000회 이상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포드는 '로봇 엉덩이(Robotic Butt)'까지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포드가 개발한 이 특수한 장비는 서로 다른 체중, 그리고 서로 다른 모양의 사람 엉덩이 형상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서로 다른 체형과 체중을 가진 사람들이 25,000회 이상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모든 머스탱 마하-E의 내장재는 균열에 대한 내성을 확인하기 위해 재료를 10만 회 이상 구부리는 테스트는 물론, 10년의 사용 주기를 상정한 내마모성 테스트, 그리고 손 소독제와 같은 화학제품에 소재가 얼마나 내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화학적인 테스트까지 거친다.
포드 머스탱 마하-E는 차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15.5" 터치스크린의 내구성에도 크게 신경을 썼다. 15.5" 터치스크린에는 드래곤트레일(Dragontrail™) 글라스를 사용한다. 드래곤트레일 글라스는 코닝(Corning)社의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와 같은 특수강화유리로, 코닝의 경쟁사인 아사히글라스의 특수 강화유리로, 뛰어난 표면강도와 내충격성을 갖는다고 한다. 또한, 스크린이 설치되는 마운트에는 고강도 마그네슘 합금제 마운트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이렇게 터치스크린의 내구성에 신경을 쓴 까닭은 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차량이 가진 대부분의 기능이 제어된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며, 두 번째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 즉 지갑 혹은 가방이 부딪히거나, 터치 스크린에 익숙하지 못해 스크린을 쿡쿡 찌르듯이 조작하는 경우, 혹은 아동이 손을 대는 등의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함이라고 포드측은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포드는 "머스탱은 '야생마'를 의미하며, 야생마는 포장되지 않은 길을 좋아한다"며, "전기차는 도심이나 교외의 잘 포장된 도로위에 국한되어서는 안되고, 자갈길을 달리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머스탱 마하-E는 아주 혹독한 자갈길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다.
전기차는 바닥에 배터리가 수납되기 때문에 배터리 셀을 보호하는 하우징의 강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일부 전기차에서 배터리 하우징에 돌이 튀어 셀이 손상되는 것을 넘어, 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안전 상의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그리고 포드는 이것을 넘어, 자갈길을 이동할 때 발생하는 스톤칩(돌이 튀어 차체의 도장면에 입히는 손상)의 발생량을 확인하기 위해 300마일(약 482.8km)에 달하는 자갈길 주행 테스트를 거친다. 이 테스트에서는 단순히 직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60mph(약 96km/h)의 속도에서 일부러 차체 뒤쪽을 미끄러뜨려, 옆에서 튀어오르는 자갈에 대한 내성도 테스트한다.
포드 머스탱 마하-E의 수석 엔지니어인 도나 딕슨(Donna Dickson)은 "머스탱 마하-E는 일상적인 운전에서의 소모를 충분히 견뎌낼 것을 상정한 고문 테스트를 거친다"며, "우리는 일반 소비자보다 훨씬 극한의 조건에서 테스트를 거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