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상남자의 엔진... 'V8'은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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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상남자의 엔진... 'V8'은 죽지 않았다
  • 모토야
  • 승인 2021.02.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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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실린더가 좌우 4개씩 V자를 이루며 마주보고 있는 형태를 가진 V8 엔진은 자동차 역사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V6 엔진과 함께, 승용 시장을 통틀어 V형 엔진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형태이기도 하다. V6나 V12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유의 거친 맥동과 파워풀한 감각이 특징으로 꼽지만, 기본설계와 세팅에 따라 6기통처럼 매끈한 회전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는 등, 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가진 엔진이기도 하다. 세계의 다양한 V8 엔진들을 한 데 모았다.

전투기 엔진설계에서 출발한 아메리칸 V8의 대명사! - 크라이슬러 HEMI 엔진
크라이슬러 헤미(HEMI) 엔진은 크라이슬러의 '자존심'이다. 이 엔진은 2차대전이 끝난 1950년대에 본격 상용화되었으며, 3세대를 거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엔진의 이름인 '헤미(HEMI)'는 반구형 연소실(Hemispherical combustion chamber)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 구조는 헤드에서 발생하는 열 손실을 줄일 수 있고, 폭발 행정시 혼합기의 연소속도가 고르기 때문에 노킹과 같은 이상연소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본래 프로펠러 전투기의 엔진 설계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하지만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는 바람에 이 기술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크라이슬러는 이 기술을 자동차의 엔진에 적용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의 3세대 헤미엔진은 직분사 기술과 가변 실린더 제어 등의 첨단 기술을 통해 효율이 크게 올랐다. 3세대 헤미 엔진은 지금도 램트럭의 픽업트럭 라인업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또한 이 엔진의 배기량을 조정하고 슈퍼차저를 얹은 6.2리터 버전은 닷지의 괴물 머슬카, 챌린저 헬캣과 데몬 등에 사용되었다.

신세대 페라리 로드카의 주력! - 페라리 F154
2013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페라리 F154는 1987년 등장한 페라리의 전설적인 슈퍼카, ‘F40’ 이래 페라리가 26년 만에 내놓은 양산형 V8 터보 엔진이다. F154 계열의 엔진들은 공통적으로 90도의 뱅크각(실린더와 실린더 사이의 각도)과 86.5mm의 실린더 보어(내경)를 갖는다. 실린더 헤드와 블록은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된다. 실린더 헤드는 실린더 당 4밸브에 DOHC 방식을 취하며 캠 구동은 타이밍 체인으로 이루어진다. 연료의 공급은 직접분사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가변밸브타이밍 기구를 채용하고 있다. 배기량은 V8 사양 기준으로 약 3.8~3.9리터(3,797~3,902cc)의 배기량을 갖는다. F154는 기본적으로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과급엔진으로서 개발되었다. 터보차저는 병렬 트윈스크롤식으로, 일본 IHI에서 공급한다.

페라리 F154는 마세라티의 차량들에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본가의 로드카들에 사용되는 F154는 마세라티용과는 피스톤 스트로크(행정 길이)부터 다르다. 또한, 엔진 윤활은 통상의 웨트 섬프가 아닌 드라이 섬프(Dry-Sump)방식에, 플랫플레인(Flatplane) 크랭크샤프트를 사용한다. 이 엔진을 최초로 적용한 페라리 로드카는 2014년에 등장한 페라리 ‘캘리포니아 T’다. 이 엔진은  캘리포니아 T의 후속 모델로서 등장한 포르토피노(Portofino)에도 탑재되며, 2015년에 등장한 페라리의 퓨어 스포츠카, ‘페라리 488 GTB’의 심장으로도 사용됨은 물론, 국내에서도 공개된 F8 트리뷰토의 심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감성충만한 브리티시 퍼포먼스! - 재규어 AJV8 엔진
재규어 AJ-V8 엔진은 1996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엔진으로, 1997년, 재규어 데임러 V8 모델에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재규어 AJ-V8 엔진은 재규어가 90년대까지 사용해 왔던 대배기량 직렬 6기통 AJ16 계열 엔진과 V12 엔진들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기본적인 구조는 90도의 뱅크각을 가진 V형 8기통 엔진으로, 기통 당 4밸브의 DOHC(Double Overhead Cam) 밸브트레인을 사용하며, 사양에 따라 슈퍼차저를 탑재한 버전이 존재한다.

현행의 AJ-V8은 ‘AJ-V8 Gen.III’로 분류된다. 이 엔진은 재규어의 준대형 이상 차종 및 스포츠카 F-타입과 XK, 그리고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모델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은 애스턴 마틴에서도 독자적인 튜닝을 가해 V8 밴티지의 심장으로 사용하였으며, 포드의 경우 재규어를 산하에 두었던 시절에 링컨 차종 전용 사양으로 만들어진 3.9리터 버전을 공급받은 적이 있다.

21세기를 달리는 BMW M의 심장 - BMW S63 엔진
BMW S63 엔진은 현행 BMW 그룹의 주력 V8 엔진이라 할 수 있는 BMW N63 엔진의 변형이다. S63 엔진은 그 중엣도 BMW 가문의 ‘종마’라고 할 수 있는 BMW M GmbH의 오리지널 M카들을 위한 엔진으로서 만들어진다. BMW M의 첫 트윈스크롤 터보 V8 엔진이라 할 수 있는 BMW S63 엔진은 2010년, BMW ‘X6 M’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선보였다. S63 엔진은 전량 독일 뮌헨의 BMW 공장에서 생산된다.

BMW S63 엔진은 오로지 BMW M GmbH가 직접 만드는 오리지널 M카에만 사용된다. 퍼포먼스 브랜드로서 BMW M GmbH의 오늘을 상징하고 있는 엔진인 만큼, BMW 내부에서 만큼은 오직 M카에만 이 엔진이 허락된다. S63 엔진은 2009년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BMW 최강의 SAC(Sports Activity Coupe)로서 등장한 초대 ‘X6 M(E71)’를 통해 세상에 나타났으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BMW M카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픽업트럭부터 렉서스 F까지 아우르는 범용성 - 토요타 UR 엔진
토요타 UR 엔진은 2006년형 렉서스 LS460을 통해 처음 선보여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는 토요타의 대표적인 V8 엔진이다. 이 엔진은 개발 주체인 토요타를 비롯하여, 렉서스 브랜드까지 폭넓게 사용 중이다. 연료 공급 방식은 공통적으로 토요타가 처음 고안한 D4-S 직분사 시스템을 사용하며, 흡기와 배기 모두에 가변 밸브 타이밍(Variable Valve Timing) 기구를 설치한 듀얼 VVT-i를 적용한다. 현재까지 배기량은 4.6리터와 5.0리터, 그리고 5.7리터의 세 가지가 존재한다.

1UR-FSE는 UR 엔진의 가장 초기형에 해당하는 엔진으로, D4-S 직분사 시스템과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를 적용한 당대 에 가장 혁신적인 엔진이었다. 렉서스 LS460에 처음으로 적용된 이 엔진은 385마력의 최고출력과 51.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2GR-GSE 엔진은 렉서스의 고성능 디비전인 F 모델들의 심장으로, 야마하와의 공동개발로 만들어진 엔진이다. 이 엔진은 전용의 합금 캠과 야마하가 설계한 고압주조 실린더헤드, 티타늄 밸브, 고성능 캠샤프트와 흡기 시스템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듀얼 VVT-iE를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픽업트럭 전용의 5.7리터 3UR-FE도 존재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순수 독자개발 V8! - 현대자동차 타우 엔진
현대자동차 타우(Tau) 엔진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최초로 독자 개발한 승용차용 V형 8기통 가솔린 엔진이다. 이 엔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고급 승용차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포지션 상으로는 초대 에쿠스에 사용되었던 미쓰비시 8A8형 엔진의 개량형인 현대 오메가 엔진을 대체한다. 엔진명인 ‘타우(τ)’는 그리스 문자의 19번째 문자로, ‘알파(α)’엔진 이래 줄곧 그리스 문자를 사용해 왔던 현대자동차의 가솔린 엔진 작명법에 따른 것이다.

현대 타우 엔진은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축적한 엔진 개발 경험을 총체적으로 집대성한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뱅크각 90도의 실린더 블록은 고압주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실린더 헤드 역시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처음부터 후륜구동형으로 개발되어, 초대 제네시스(BH)를 비롯한 후륜구동 고급 차량에 적용할 것을 염두에 두었다. 배기량은 4.6리터(4,627cc) 사양과 5.0리터(5,038cc) 사양의 두 가지가 만들어진다.  국내 시장에서 타우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차종으로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G90’과 기아자동차의 ‘K9 퀀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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