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가 최근 자국 내수시장에서 신형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 미라이(MIRAI)의 2세대 모델을 전격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그리고 미라이가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FCV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넥쏘와의 경쟁이 확실시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현대자동차는 넥쏘를 통해 일본시장 재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두 차는 대결 구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넥쏘와 토요타 2세대 미라이를 간단하게 비교해 본다.
세단형 VS 크로스오버형
현대자동차의 FCV와 토요타의 FCV는 시작부터가 달랐다. 현대자동차는 투싼ix를 기반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양산형 FCV '투싼ix FCEV' 시절부터 넥쏘까지 현대자동차는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토요타 미라이는 초대 모델부터 지금까지 세단의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의 넥쏘를 살펴보자. 넥쏘의 외관 디자인은 다소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크로스오버 형태를 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양산차를 개조한 경우에 해당하는 투싼ix FCEV와는 달리, 처음부터 개별 모델로 개발되어 한층 개성적인 외모를 하고 있다. 적당한 볼륨을 가진 크로스오버의 몸집을 가졌으면서도 날렵한 인상을 가진 전면부와 매끈한 실루엣, 그리고 사이버틱한 뒷모습을 가졌다.
2세대로 거듭난 토요타 미라이는 기존의 미라이와는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초대 미라이의 경우에는 전륜구동형 중형세단급의 차체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2세대 미라이는 후륜구동계를 적용한 고급 준대형세단으로 거듭났다. 신형 미라이는 동사의 내수용 고급세단 크라운과 렉서스 LS, LC 등이 사용하는 GA-L 후륜구동 플랫폼을 토대로 개발되어 한층 고급자동차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수소 충전량은 여전히 넥쏘가 월등, 주행거리는 미라이가 월등. 하지만...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수소 충전량과 주행거리는 어떨까? 현대 넥쏘와 토요타 미라이는 수소 충전량과 주행거리 모두 다르다. 먼저 충전량의 경우에는 여전히 넥쏘가 월등하다. 현대 넥쏘의 최대 수소 충전량은 6.33kg이지만 새로운 토요타 미라이는 총 3기의 수소탱크를 동원했음에도 5.6kg이다. 그나마도 이는 초대 미라이의 4.6kg에 비해 1kg이나 증가한 것이다. 담을 수 있는 수소의 양만 놓고 보면 넥쏘가 0.73kg 더 많다.
그런데 1회 완충시 최대주행거리로 넘어 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현대 넥쏘의 경우, 국내 기준으로 593~609km의 최대주행거리를 갖는다. 미라이의 경우, 자국 내 기준으로 최대 850km의 주행거리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주요 경쟁무대가 될 미국 시장의 기준으로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SAE 기준으로 넥쏘의 최대 주행거리는 380마일(약 611.5km)인 반면, 2세대 미라이의 최대 주행거리는 400마일(약 643.7km)로, 약 30km 이상 앞선다. 이는 보다 발전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적용과 더불어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세단형의 차체를 가진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렁크 공간에서는 세단형인 미라이의 완패다. 넥쏘의 트렁크 용량은 SAE(미국 자동차 공학회) 기준으로 839리터에 이르고, 선반 위쪽의 상부 공간을 제외해도 461리터에 달한다. 하지만 미라이의 경우에는 동일한 SAE 기준으로 12.8입방피트(약 362.4리터)에 불과해,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이 역시 세단형으로 개발된 탓에 상대적으로 여유공간이 부족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넥쏘가 공간 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크로스오버형의 차체를 가진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라이는 세단형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여유공간 자체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
성능 상의 차이는?
두 차는 수소 파워트레인의 성능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넥쏘의 전기모터는 154마력의 최고출력과 40.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182마력의 최고출력과 30.6kg.m의 최대토크를 갖는다. 넥쏘는 최대토크가 10kg.m 가까이 더 높고, 미라이는 최고출력이 20마력 이상 더 높다는 차이가 있다. 구동방식의 경우, 넥쏘는 전륜구동인 반면, 미라이는 신모델로 거듭나면서 후륜구동으로 전환되었다.
이제사 갖춘 미라이 VS 이미 갖춰진 넥쏘
두 차는 근래 들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의 측면에서 모두 고도화된 면모들을 지니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넥쏘의 경우에는 국내 시장 기준으로 현대 스마트센스(Hyundai SmartSense)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 스마트 센스는 정반 충돌방지 보조 기능과 더불어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행 감지 기능 등, 다양한 선진 안전장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SAE 기준 레벨 2에 상응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갖췄다.
토요타 미라이의 경우에는 토요타의 최신 예방 안전 패키지,'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oyota Safety Sense, 이하 TSS)'가 채용된다. 미라이에 적용되는 TSS는 일본 내수시장 사양을 기준으로, 교차로 충돌사고 대응 및 충돌회피 조타지원 기능까지 적용된 최신의 프리 크래시 세이프티(Pre-Crash Safety)와 더불어 코너링 시 속도를 줄여주는 기능이 적용된 최신형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된다. 이 뿐만 아니라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운전자가 모종의 이유로 차량의 조작을 완전히 놓게 되면 서서히 차량을 감속시켜 안전한 정차를 지원하는 기능을 적용한다.
가격 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 넥쏘의 국내 판매가는 모던 트림 7,203만 4,950원, 프리미엄 트림 7,548만 5,100원이며, 2세대 미라이의 일본 내수 시장 내 판매가는 710만엔~805만엔(한화 약 7,406만~8,397만원)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재 64,000달러(한화 약 6,977만원) 가량의 시작가가 설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현재 넥쏘의 미국 시장 내 시작가는 59,960달러(한화 약 6,537만원)다. 따라서 두 차종 모두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