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웅장하고, 정교해졌다! - 쌍용자동차 올 뉴 렉스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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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웅장하고, 정교해졌다! - 쌍용자동차 올 뉴 렉스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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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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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SUV 시장의 중흥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G4 렉스턴이 '올 뉴 렉스턴'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올 뉴 렉스턴은 G4 렉스턴의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기존 대비 더욱 강인하고 웅장해진 스타일링과 더불어 크게 개선된 상품성으로 대형 SUV 시장의 문을 다시금 두드린다. 새로워진 올 뉴 렉스턴을 직접 만나며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알아 본다.

G4 렉스턴은 출시 초기 때부터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과거의 쌍용자동차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한층 현대적이고 대중적으로도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링이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플래그십임에도 엔트리급 차종인 티볼리의 스타일링 큐를 지나치게 많이 가져왔으며, 쌍용자동차의 색깔이 희석되었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다. 기자의 사견으로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제조사의 정수(精髓)를 담아내야 하는 플래그십 모델의 디자인으로서는 2% 아쉬울 수는 있지만 적어도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새로운 올 뉴 렉스턴의 외관은 이 부족한 2%를 꽤나 충실하게 메워 준 스타일로 재탄생했다. 특히 전면부에서의 디자인 변화가 매우 극적으로 다가온다. 티볼리 식의 숄더 윙 스타일에서 벗어나, 최고급 차종만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스타일 변화를 꾀했다. 따라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올 뉴 렉스턴을 플래그십 차종으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중앙에 대문짝만하게 자리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체적으로 팔각형을 이루는 형상과 더불어, 선이 굵고 뚜렷한 테두리와 입체적인 매시패턴을 적용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팔각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 하단부까지 뻗어 나가며 차의 인상을 선명하게 잡아준다.

헤드램프 또한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에 맞춰 대대적인 변경을 단행했다. 스포티한 블랙베젤을 채용함은 물론, 'ㄷ'자형을 이루는 LED 주간상시등과 함께 4연장 LED 램프를 채용하여 한층 선명하고 도전적인 인상을 만든다. 이 뿐만 아니라 범퍼의 디자인 또한, 변화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과 어울리는 형상으로 변경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올 뉴 렉스턴의 얼굴은 티볼리의 모습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 플래그십 대형 SUV 다운 웅장함과 당당한 용모로 다가온다. 특히 이번에 시승하게 된 올 뉴 렉스턴 블랙에디션 모델의 경우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다른 장식들에 고급스러운 질감의 블랙 크롬을 적용하여 고급스러운 감각이 한층 돋보인다.

뒷모습에서도 테일램프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 변화가 가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테일램프는 면발광형 LED를 적용해 한층 세련된 스타일로 변모했다. 여기에 테일게이트 가니시와 일체화를 이루면서 차체 측면까지 뻗어나가는 디자인을 적용하여 수평기조를 강조, 뒤쪽에서 바라봤을 때 차량을 시각적으로 더욱 커 보이도록 만들어 준다. 

올 뉴 렉스턴은 실내에서도 몇 가지 변화가 있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보다 고급의 소재를 사용하여 만족감을 높였다. 특히 시승한 블랙에디션 모델의 경우에는 차분한 블랙 원톤 인테리어 테마가 인상적이다. 계기반은 기존의 아날로그식에서 벗어나, LCD 패널로 이루어진 쌍용자동차의 신형 계기반으로 변경했으며, 기어 시프트레버 또한, 신형 자동 8단 변속기를 적용하면서 전자식 레버 타입으로 변경되었다. 쌍용자동차 측은 오조작을 예방하기 위해 레버식을 채용했다고 설명한다.

앞좌석은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든든하면서도 안락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신체를 튼실하게 지지해 주는 좌석 덕분에 장시간의 운행에도 피로감이 덜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본적인 착좌감부터 파생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올 뉴 렉스턴의 앞좌석은 전동조절 기능과 함께 각 3단계의 열선/통풍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몇 가지의 변화가 가해졌다. 그리고 그 덕분에 한층 편안해졌다. 기본적으로 넉넉하게 확보된 실내 공간 덕분에 뛰어난 거주성을 가지고 있는 데다, 좌석의 형상 설계를 변형하여 더욱 안락한 착좌감을 전달한다. 특히 착좌부의 허벅지 받침의 길이를 더욱 늘리고, 머리받침 역시 기존의 투구형에서 일반형으로 형상을 변경한 점이 편의성을 크게 높여준다. 국산 SUV의 필수 소양인 리클라이닝 기능은 조절범위가 넓어 누구나 최적의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여전히 경쟁차종에 비해 월등하다. 올 뉴 렉스턴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820리터(5인승 기준), 2열좌석 폴딩 시 1,977리터에 달해, 짐이 많아지는 다양한 레저활동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내부 높이가 1m를 웃돌고(1,015mm) 폭이 1,420mm에 달하며, 깊이 또한 1,265mm에 이르는 덕분에 다양한 크기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올 뉴 렉스턴은 파워트레인에도 변화가 있었다. 엔진은 기존에 사용해 오고 있었던 2.2리터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하지만 동력성능이 개선되었음은 물론, 이 엔진은 유로 6d 스텝 2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성을 양립했다. 최고출력은 기존 대비 15마력 상승한 202마력에, 최대토크는 2kg.m 상승한 45.0kg.m에 달해, 경쟁사의 차종들에 뒤지지 않는 스펙을 갖추게 되었다. 또한 자동변속기는 새롭게 채용한 자동 8단변속기를 적용했다. 구동방식은 전통적인 후륜구동 기반의, 차동기어잠금장치(LD)가 포함된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 4트로닉을 사용한다.

쌍용 G4 렉스턴은 디젤 SUV 차종들 중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숙한 편에 속했다. 태생부터 제조사를 대표할 플래그십 SUV로서 설계된 덕분이다. 그런데 이번에 올 뉴 렉스턴은 기존의 G4 렉스턴 보다 한층 조용해졌다. 물론 아이들링 시의 정숙성은 G4 렉스턴 시절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기 어렵다. 그렇지만 주행을 시작하게 되면 기존 G4 렉스턴에 비해 한층 개선된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을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부분은 바로 하부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이다. 쌍용자동차는 올 뉴 렉스턴을 개발하면서 직물타입 휠 하우징 흡음재를 새롭게 도입하고, 도어 윈도우와 도어 하부에 이르는 부분에 4중의 실링 처리를 적용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엔진룸 둘레에 추가 흡음 커버를 적용하여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비롯된 소음까지 한층 줄여냈다. 이 뿐만 아니라 伊 피닌파리나(Pininfarina)에 의뢰하여 정밀한 조정을 거친 신규 윈드스크린을 적용하여 풍절음 또한 크게 잡아냈다.

승차감은 여전히 전통적인 바디-온-프레임 방식의 SUV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맛이 흘러 나온다.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SUV에 요구되는 편안한 감각 역시 겸비하고 있어, 플래그십 SUV다운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야들야들한 모노코크 차체구조 기반의 크로스오버 SUV에 익숙하다면 이러한 느낌이 짐짓 '거친'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전통적 스타일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환영할 만한 감각이다.

가속력은 충실한 수준이다. 올 뉴 렉스턴은 기존 G4 렉스턴 대비 개선된 파워트레인에 힘입어 한 단계 향상된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아주 극적인 성능향상까지는 아니지만 동력성능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저회전부터 튼실하게 뿜어져 나오는 토크 덕분에 오르막길에서의 가속도 답답한 느낌이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공력 특성의 개선이 더해져 더욱 뛰어난 고속주행 안정감을 제공한다.

올 뉴 렉스턴은 새롭게 채용한 랙 마운트 타입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EPS)을 적용하고 있어, 조종질감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은 록-투-록이 3회전에 달하는 엄청난 스티어링 기어비를 가지고 있었지만 새롭게 적용한 R-EPS는 승용차의 설정에 더 가까워진 스티어링 기어비를 가져, 보다 정확한 조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큰 덩치와 묵직한 하체의 반응 때문에 약간의 완급 조절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에 비해  조금 더 세련된 조종 질감을 가지게 된 것은 분명한 개선점이라고 본다.

이 외에도 올 뉴 렉스턴의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로 능동안전장비의 대대적인 적용에 있다. 그동안 G4 렉스턴은 동급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출시되었고, 이 시기는 능동안전장비가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크게 일반화되지는 않은 시점이었다. 이로 인해, 뒤이어 나온 경쟁차종들이 너도나도 능동안전장비를 달기 시작하면서 렉스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뉴 렉스턴부터는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코란도 등에서 먼저 선보였던 다양한 능동안전장비들을 빠짐없이 적용했다.

올 뉴 렉스턴의 능동안전기술로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포함하여 후측방경고(BSW), 후측방 충돌보조(BSA), 2차에 걸쳐 경고하는 차선변경 경고(LCWS), 내비게이션과 연계된 고속도로 및 고속화도로 안전 속도 제어(SSA), 후측방 접근 물체와 충돌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 제동해 사고를 예방하는 후측방 접근 충돌 보조(RCTA), 하차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탑승객안전하차경고(SEW)가 적용되었다. 이 외에도 엔트리 모델부터, 긴급제동보조(AEB), 차선 유지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W), 부주의 운전경보(DAW), 안전거리 경보(SDW), 스마트하이빔(SHB) 등의 능동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올 뉴 렉스턴은 이렇게 대대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가격에서도 변동이 있었다. 럭셔리 3,695만원, 프레스티지 4,175만원으로, 스페셜 모델, 더 블랙 4,975만원이다.

올 뉴 렉스턴은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오늘을 사는 플래그십 SUV로서 가져야 할 것들을 빠짐없이 챙겼다. 한참 손아래 동생들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를 이루는 화려한 외관을 가지게 되었고,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화한 내부공간, 그리고 한층 향상된 주행질감을 갖췄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변화를 꾀한 올 뉴 렉스턴은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차량 자체의 완성도도 크게 올랐다. 힘든 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태어난 올 뉴 렉스턴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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