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규제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유럽의 각국 지자체들이 '디젤차 퇴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디젤 엔진을 탑재한 상용차는 유럽의 도심에서 더 이상의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는 속속들이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기상용차들이 메우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한 번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현재의 전기차 기술은 내연기관에 비해 기술적인 성숙도와 실용성 측면에서 떨어지며,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공급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이에 포드자동차의 유럽 지부(Ford of Europe, 이하 유럽포드)를 중심으로 한, 유럽에 본거지를 둔 자동차 제조사들은 48V 전장계를 기반으로 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제한적이나마 전기차로 운용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그러던 중 유럽포드는 최근 새롭게 생산하게 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상용차에 적용할 신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도심이나 주거지 등 배출가스에 민감한 장소에 진입하게 되면 전기차로 자동전환된다. 이 기술은 소형 상용차 트랜짓 커스텀(Transit Custom)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먼저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유럽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초저공해 구역(Ultra Low Emission Zone) 진입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가상의 경계를 설정하는 '지오펜스(Geo-fence)' 기술을 활용하여, 설정된 구역에 진입하는 경우, 강제로 차량을 전기차 모드로 전환시킨다. 따라서 도심비역뿐만 아니라 주거지, 학교, 물류 창고 등의 영역에서 저공해 운행을 실현하기 위한 자체적인 녹색 구역 설정 또한 가능하다.
이 기술이 적용될 포드의 새로운 트랜짓 커스텀(밴) PHEV와 투어네오 커스텀(미니버스) PHEV는 업계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소형 상용차로, 13.6kWh 배터리를 이용해 최대 56km의 거리를 순수 전기모터로만 운행할 수 있다. 두 차량의 배터리는 일반 충전소에서 4시간, 상용차 전용 충전소에서는 3시간 이내에 완전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차량에 탑재된 1.0리터 에코부스트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도 충전이 가능해, 총 5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