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의 실패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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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의 실패사례들
  • 모토야
  • 승인 2020.04.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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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실패는 한 편으로는 중요한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을 토대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여 결국 성공에 이르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세계에서도 수많은 실패사례들이 존재했고, 그러한 실패, 혹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도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거듭난 현대자동차 역시 여러 실패 사례를 딛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기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실패사례로 꼽히는 차종 5종을 정리했다.

쏘나타(Y1)
오늘날 대한민국 중형세단의 기준으로 통하는 쏘나타. 하지만 그 쏘나타도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쏘나타는 포드 코티나를 기반으로 독자개발한 준중형급 세단 스텔라(Stella)의 고급 모델로서 출발했다. 이는 출시 초기 품질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스텔라의 판매가 호전되면서 자신감을 회복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쏘나타는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이 당시는 대우 로얄 시리즈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고, 처음부터 저가형 차종인 스텔라와의 차이점이라곤 크롬장식 일부와 엔진, 그리고 일부 편의사양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차별화에도 실패했다. 게다가 경쟁상대인 대우 로얄에 가까울 정도로 비싼 가격도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스텔라 기반의 초대 쏘나타로 시행착오를 겪은 현대자동차는 아예 대형세단 그랜저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한 2세대 쏘나타를 통해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사로잡게 되었다.

마르샤
마르샤(Marcia)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로 중형차와 대형차의 사이에 놓이는 ‘준대형차’라 불리는 세그먼트를 제시한 차라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1995년 선보인 마르샤는 2세대 쏘나타(Y3)의 성공으로부터 시작된 쏘나타의 전성시대와 대우 로얄 시리즈의 몰락, 그리고 그랜저의 등장과 함께 마침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마르샤는 당시 대형세단이었던 그랜저와 중형세단인 쏘나타 사이의 틈을 메우기 위해 개발한 차종이었다. 하지만 차체 측면과 실내 디자인은 쏘나타2와 다를 것이 거의 없었다. 또한 쏘나타와의 차별화를 위해 편의사양을 다량 채용하고 엔진 또한 6기통 엔진을 기본으로 적용하면서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기량은 작고 차체는 큰’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의 경향과는 정반대의 구성을 갖게 되어,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다. 게다가 출시 후 불과 2년 만에 찾아 온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마르샤는 제 1순위로 정리 대상에 올랐으며, 결국 출시 후 3년 만인 1998년에 단종되고 만다. 하지만 준대형차라는 세그먼트는 마르샤의 실질적 후속 모델인 '그랜저 XG'를 통해 자리잡게 된다.

트라제 XG
1999년 등장한 트라제 XG는 EF쏘나타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MPV, 혹은 미니밴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차명을 굳이 트라제 XG로 정한 이유는 고급 차종인 그랜저 XG의 서브네임을 빌려서 '고급 MPV'로 마케팅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트라제 XG는 카니발의 체급에 가까운 모델로,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2.7리터 LPG 파워트레인을 싣고, 6인승, 7인승, 9인승의 좌석배치를 가졌다.

하지만 트라제 XG는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물론, 고급화 전략에 의해 다양한 선진 편의장비와 더불어 그랜저 XG의 부품들을 대거 차용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출시 초기에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출시 후 드러난 갖가지 품질 문제로 인해 곤욕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트라제 XG는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잦은 리콜과 함께 차체/하체 부식 문제가 가장 심각한 차종으로 손꼽힌다. 이후 등장한 소형 MPV인 라비타 또한 국내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게 된다.

라비타
2001년도에 등장한 라비타(Lavita, Matrix)는 소형 해치백 클릭(Click, Getz)와 함께, 유럽 시장으로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개발한 정통파 유럽형 MPV 모델이다. 라비타는 C 세그먼트급 해치백을 기반으로 개발한 소형 MPV에 가까운 모델로, 구 현대정공이 미쓰비시 샤리오를 라이센스 생산한 싼타모(Santamo) 이래, 현대자동차가 독자개발하여 내놓은 첫 MPV 모델이기도하다. 개발은 아반떼 XD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Pininfarina)가 맡았다. 

하지만 라비타는 당시 국내 시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차종이었다. 라비타는 국내 MPV 시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개념의 차종으로, 당시 국내 MPV 시장의 상식은 '7인승 좌석구조'와 'LPG 파워트레인'이었는데, 라비타는 이 두 가지가 전무했다. 소형 MPV인 라비타는 5인승 좌석 구조에 1.5리터급 엔진이 주력이었기에 중형급 차체에 2.0리터급 LPG 파워트레인이 주류인 국내 MPV 시장에 낄 자리가 없었다. 얼마나 인기가 없었냐면, 단종 직전인 2006년에는한달에 무려 5대 꼴로 판매되어 당대 국산차 최저 판매대수를 기록하는 등, 불명예를 안았을 정도다. 

아슬란
아슬란(Aslan)은 2014년 'AG'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현대자동차의 고급 준대형 세단 모델이다. 설계 기반은 그랜저(HG)의 것을 바탕으로 했다. 이 차는 오직 내수시장에만 판매하기 위해 내놓은 차종으로, 수입 전륜구동 고급 세단에 견줄 수 있는 구성과 후륜구동 세단 대비 넓은 공간 및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하기 위해 내놓은 차종이다.

하지만 이 차는 그랜저(HG)의 '고급화' 버전에 지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패착이 되었다. 당시 고급 군대형 세단 수요층은 이미 수입차종으로 눈길을 돌린 지 오래였고, 한참 낮은 가격대인 그랜저 HG와 마땅한 차별화 포인트조차 제대로 잡지도 못한 아슬란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애매한 가격 설정 역시, 아슬란의 실패를 부추긴 원인 중 하나였다. 2014년 출시된 아슬란은 불과 3년 만에 단종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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