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정교해진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SUV – 볼보 XC90 T6 인스크립션 시승기
상태바
더욱 정교해진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SUV – 볼보 XC90 T6 인스크립션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0.01.23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XC90을 시승했다. 볼보자동차 XC90은 ‘스웨디시 럭셔리’로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함으로써 현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볼보자동차의 오늘을 만들어 준 시금석과 같은 모델이다. 볼보자동차 XC90은 데뷔 5년차를 맞은 모델로, 지난 해 소폭의 개량을 거친 바 있다.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SUV의 정수, 볼보자동차의 XC90을 시승하며 그 매력을 낱낱이 알아 본다. 시승한 XC90은 2.0리터 트윈차저 엔진을 탑재한 T6 인스크립션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9,550만원.

볼보자동차 디자인의 핵심, ‘스칸디나비안 스타일’

볼보자동차 디자인의 기저에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있다.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란, 본래 제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이후인 20세기 중반을 기점으로 스칸디나비아권 국가들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디자인 미술/다지인 사조를 지칭한다. 모더니즘(Modernism)의 한 갈래이기도 하지만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나 프랑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등과는 구분되는, 그들만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담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현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의 국가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디자인 언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들 국가는 특히 디자인 분야에 있어서 다른 대륙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과도 확실하게 구분되는 특징들이 나타난다. 이는 그들의 선조인 바이킹들이 남겼던 문화적 전통과 인간 중심의 자연주의, 그리고 현대의 미니멀리즘이 융합되면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건축과 가구 디자인을 중심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리고 볼보자동차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자동차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음을 항상 강조한다.

기자가 생각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핵심은 ‘단순한 형태’와 ‘시각적 안정감’이다. 그리고 XC90의 외관 디자인에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상호 균형을 이루며 양립하는 가운데, 세심하고 정교한 디테일이 더해져있다. 이를 통해 고급 자동차에 요구되는 화려함과 세련미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다른 브랜드의 고급 자동차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를 이룬다. 그래서 데뷔 5년차를 맞은 지금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신선하고 생명력이 있다고 느껴진다.

볼보자동차는 XC90의 화려함을 만들어 주었던 디테일 일부를 변형함으로써 더욱 당당한 인상과 함께 한층 세련된 감각을 가미했다. 변화의 중심은 라디에이터 그릴 안에 모여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프레임의 사이즈를 한층 키우고 수직형 크롬 바로 내부를 채웠다. 커진 크기로 더욱 당당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한 편, 수직형 그릴을 이용해 측면 윈도우 및 하부 도어 몰딩 등과 일체감을 이루며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일이 적용된 아이언마크도 눈에 띈다. 새로운 아이언 마크는 볼보 레터링 중앙의 띠를 없애고 배경을 블랙으로 처리하는 한 편, 라디에이터 그릴로부터 한층 도드라지게 디자인함으로써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또 다른 변화는 차체의 ‘아래쪽’에서 나타난다. 새로워진 XC90은 앞/뒤 범퍼의 디자인도 더욱 감각적인 크롬 장식을 적용하게 되면서 더욱 화려한 분위기를 만든다. 또한 새롭게 디자인된 알로이휠과 더불어 새로운 디자인의 듀얼 테일 파이프로 세련미를 살렸다. 또한 상부에는 새롭게 통합형 루프 레일을 적용하여 더욱 세련된 스타일과 함께 다양한 액세서리와의 호환성을 확보했다. 외장 색상은 기존 일렉트릭 실버를 대체하는 브라이트 실버와 함께 데님 블루가 추가되어 총 5종의 색상을 고를 수 있다.

고급스러움은 기본,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볼보 XC90의 인테리어는 고급 SUV에 요구되는 고급스러운 감각을 여전히 잘 살리고 있다. 특히 대시보드 둘레는 수평으로 이어지는 기조를 유지하여 보다 넓은 체감 실내 공간을 끌어내고 있다. 시승차인 인스크립션 모델의 경우에는 실내 곳곳을 질 좋은 가죽으로 꼼꼼하게 감싸는 한 편, 우수한 조립품질을 통해 시각적으로 우수한 감성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실내의 군데군데 적용되어 있는 월넛 우드 트림은 목재의 순수한 질감을 잘 살려내고 있다. 이 덕분에 스칸디나비아식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의 이미지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플로어 콘솔의 셔터 또한 목재 장식을 사용하여, 시각적 만족감을 높였다.

XC90은 고급스러운 편의사양을 한 가득 싣고 있다. 그 중 백미는 기본으로 적용된 B&W(Bowers & Wilkins)의 사운드 시스템이다. 모니터링 스피커로 유명한 B&W의 사운드 시스템은 고유의 에어 서브우퍼(Air Sub-woofer)와 트위터 등을 포함한 총 19개의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다. 우수한 해상력과 선명한 고음을 들려주며, 스튜디오/개인 무대/콘서트 홀 등 다양한 상황을 재현하는 음장효과까지 내장되어 있어, 한층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XC90의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클린 존 인테리어(Clean Zone Interior) 개념이 적용되어 있다. 이 개념이 적용되어 있는 볼보자동차의 내장재는 사람의 알러지 반응을 최소화한 소재만을 사용한다. 또한 4구역 독립식 공조장치와 IAQS(Interior Air Quality System, 실내공기청정시스템)까지 적용되어 있어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동급 최고 수준의 좌석 및 공간 구성

운전석은 볼보자동차 60 클러스터(S60, V60, XC60)와 90 클러스터(S90, V90, XC90)의 인스크립션 트림에 공통 적용되는 컴포트 시트다. 부드러운 나파 가죽으로 마감된 XC90의 컴포트 시트는 이름에 걸맞게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는 한 편, 신체를 든든하게 지지해 주는 느낌까지 안겨 준다. 기본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함께, 전동식 사이드 볼스터 조절 기능과 전동식 사이 서포트, 그리고 전동식 4방향 럼버 서포트, 그리고 마사지 기능까지 내장되어 있다. 여기에 각 3단계의 열선/통풍 기능까지 적용된다. 앞좌석만큼은 대형 럭셔리 세단에 근접한 수준이다.

XC90은 2-3-2 배열의 7인승 좌석 구조를 갖췄다. 이는 여타의 유럽산 고급 SUV 모델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구성이다. 또한 XC90의 최고급 모델인 ‘T8 엑설런스’의 경우에는 독립식 좌석으로 구성된 4인승 사양도 마련된다. 이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대형의 최고급 SUV에나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좌석 구성이다.

XC90의 2열 좌석은 기본적으로는 벤치형에 가까운 구조를 갖지만 3개의 등받이를 모두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착좌감은 가운데 자리를 제외하면 성인에게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며, 공간 또한 넉넉한 편에 속해 가족용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가운데 좌석에는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부스터 시트가 내장되어 있다. 부스터 시트는 어린이가 알맞은 위치에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착좌부의 높이를 높여준다.

3열 좌석은 시트 자체의 착좌감은 우수한 수준이지만 성인이 탑승하기에는 약간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여타의 7인승 SUV에 비해 공간이 크게 부족한 편은 아니며, 전용의 컵홀더와 선반 등의 수납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심지어 헤드레스트는 2열 좌석과 동일한, 볼보자동차 고유의 헤드레스트를 사용한다.

트렁크 공간은 3열 좌석을 모두 펼쳤을 때에는 340리터 가량이다. 이는 통상의 소형 해치백과 비슷한 수준의 용량이다. 하지만 3열좌석만 접어 줘도 여타의 5인승 SUV를 간단히 뛰어 넘는 넉넉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2열좌석까지 모두 접은 경우에는 총 1,888리터에 달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 내부는 돌출부가 거의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짐을 싣고 내리기 수월하다. 볼보자동차 고유의 그로서리 홀더 또한 제공된다. 이렇게 XC90의 내부에서는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주면서도 실용적 측면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볼보자동차의 솜씨가 그대로 살아 있다.

배기량은 숫자에 불과하다?

통상 XC90과 동급에 해당하는 대형급 SUV들은 대체로 기본 3리터급 배기량을 6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이 급의 SUV들은 최소 2톤 내외의 몸무게를 가지는 데다, 구동손실률이 큰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갖춰야 하며, 견인중량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XC90에 탑재되는 엔진의 배기량은 2.0리터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하지만 그 성능은 어떤 사양인가에 따라서 6기통을 넘보기도 한다. 시승차에 탑재된 T6 사양의 가솔린 엔진이 바로 그 예다.

T6 사양의 DRIVE-E 가솔린 엔진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터보차저는 물론, 슈퍼차저(Supercharger)까지 함께 사용하는 이른 바 ‘트윈차저’ 엔진이다. 이 엔진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사양인 T8에도 적용되는 엔진이자, 국내에도 출시되었던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모델, S/V60 폴스타(Polestar)에도 적용되었던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32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에 이른다. 이 엔진은 배기량 1리터 당 160마력에 달하는 고성능을 내는 엔진이다. 수치 상의 성능만으로는 통상적인 3리터급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이 엔진은 터보차저와 슈퍼차저가 가진 각각의 장/단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배기가스의 압력으로 작동하는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양이 충분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지만 배기가스압이 부족한 출발 가속에서는 제 때 힘을 내지 못하는 터보 랙(Turbo lag) 현상이 발생한다. 반면, 수퍼차저는 엔진과 직결되어 구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우수한 응답성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고회전에서는 엔진의 동력을 끌어다 쓰는 특성 상, 구동저항이 발생해 출력상승의 폭이 제한된다. 따라서 배기가스 압력이 부족한 저회전 영역에서는 수퍼차저를 이용하여 대배기량 엔진과 같은 응답성을 확보하고, 배기가스의 압력이 충분히 상승한 시점부터 터보차저가 개입, 보다 빠르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XC90 T6는 2리터의 배기량으로 6기통 엔진에 상응하는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출발가속과 추월가속 양쪽에서 모두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슈퍼차저의 존재는 출발가속에서부터 재빠른 반응을 이끌어내, 가속을 한층 시원스럽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회전수가 오르기 시작하면 터보차저가 자연스럽게 힘을 받아 2톤에 육박하는 덩치를 힘차게 밀어붙여준다. 2톤을 넘나드는 덩치를 가진 대형 SUV를 고작 2리터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이 기운 차게 밀어주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쾌적하고도 안전한 운행 환경

볼보 XC90은 고급 대형 SUV에게 요구되는 정숙성과 승차감을 충실하게 만족한다. XC90은 볼보자동차의 모든 모델 가운데 N.V.H(Noise, Vibrations, Harshness) 대책이 매우 충실한 차종이다. 특히 시승한 T6 인스크립션 모델의 경우에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덕분에 디젤 사양인 D5 모델보다 한층 월등한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두 개의 과급기를 사용하는 엔진임에도 엔진 자체의 정숙성이 나쁘지 않은데다 회전질감도 상당히 깔끔한 편이어서 자잘한 진동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정차 중일 때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들려 오는 슈퍼차저의 소음마저 귀엽게 느껴질 정도다.

승차감 또한 여전히 매력적이다. 볼보자동차 고유의 묵직하고도 튼실한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몸이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유롭고 나긋나긋한 반응을 보여주는 하체는 도로 상에서 만나게 되는 자잘한 요철들에서 오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낸다. 반면 과속방지턱처럼 큰 요철에서는 하체가 강하게 버텨주면서 든든하게 자세를 유지한다. 여유로운 모습과 절도있는 모습이 공존하는 덕분에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승차감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전방과 측면의 시야도 상당히 우수한 덕에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도, 장거리 운행에서도 항시 쾌적한 기분으로 운전에 임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안전’의 가치가 있다. XC90에는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결합하여 차는 물론 자전거 주행자 및 큰 동물과의 사고 위험까지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최신 사양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가 전차종 기본 적용된다. 또한 명확히 표시된 도로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최대 140km/h까지 설정된 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 역시 전차종 표준사양으로 적용되어 있다. 여기에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Road Mitigation)’과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Oncoming Lane Mitigation)’,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등 첨단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 기술이 대거 적용되어 있다.

전반적인 주행 질감 또한 고급 SUV로서 전혀 부족하지 않다. XC90은 볼보자동차의 신규 아키텍처인 ‘SPA’를 활용하여 완성된 첫 양산차임에도, 상당한 수준의 기본기를 이미 보여준 바 있다. 물론, 볼보자동차의 전반적인 성향 상, 독일 출신들처럼 빠릿빠릿하지는 않다. 하지만 운전자의 채근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실하게 답을 해 준다. 마치 오래 써서 조금 무뎌지기는 했지만 손에는 확실하게 익은 공구를 다루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편안하게 차를 조종할 수 있다. 다소 여유로운 하체 설정 때문에 급하게 꺾여 들어가는 코너에서는 롤을 어느 정도 허용하기는 하지만 네 바퀴는 노면을 안정감 있게 붙들어 매며, 조금이라도 불온한 낌새가 감지되는 순간에는 DSTC가 누구보다도 칼같이 끼어들어서 자세를 바로 잡는다.

더욱 정교해진 디테일로 완성에 이르다

볼보자동차 XC90은 데뷔 5년차를 맞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명력이 느껴지는 SUV다. 소소하기는 하지만 확실한 디테일 업을 통해 이미 우수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던 디자인에 더욱 생명력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에 제공하고 있었던 좋은 점들은 그대로 계승했다. 가격 또한 이전과 동일한 8,030만원~1억 3,780만원으로 책정 되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또는 10만km 무상 보증 및 소모품 교환 서비스를 기본 제공한다.

더욱 정교해진 디테일로 완성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XC90은 향후에도 스칸디나비안 럭셔리의 가치를 담은 SUV로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