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도 다양한 유럽의 승합차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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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도 다양한 유럽의 승합차 세계
  • 박병하 기자
  • 승인 2019.10.29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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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 모토야는 유럽 전국 각지를 달리고 있는 LCV(LightCommercial Vehicle, 경상용차)에 대해 다루었다. 유럽의 LCV는 원칙적으로는 총중량 3.5톤 미만의 중소형 상용차를 의미한다. LCV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상용차종으로, 우리나라의 2.5톤급의 화물차와 승합차/소형버스 등이 하나로 합쳐진 형태에 가깝다.

하지만 LCV는 지난 기사에서 다루었던 것과 같은 르노 마스터, 포드 트랜짓,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등과 같은 중~대형급 모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의 LCV는 상당히 복잡한 세부 분류로 나뉘어진다. 이 때문에 가장 작은 것은 르노 캉구(Renault Kangoo), 푸조 파트너(Citroën Berlingo) 등과 소형 MPV급 크기의 모델들이 존재하고 크게는 현대 마이티 정도의 체급에 해당하는 2.5~3.5톤급 모델은 물론, 이를 초과하는 규모의 중형급 화물차와 버스까지 존재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나라의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와 동급에 해당하는, 세그먼트 분류 상 'M-세그먼트(소형 상용차)'에 속하는 모델들을 모았다. 

시트로엥 점피
현행의 시트로엥 점피(Citroën Jumpy)는 이탈리아 피아트와 프랑스 PSA 그룹이 함께 세운 세벨(SEVEL)이라는 합자회사를 통해 생산하는 상용차 중 하나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상용차로는 '피아트 두카토(Fiat Ducato)'가 있다. 초대 시트로엥 점피는 1996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뛰어난 공간 활용성으로 다양한 생업의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행의 시트로엥 점피는 3세대 모델로, 오랫동안 소형 상용차를 만들어 온 시트로엥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3세대 시트로엥 점피는 PSA의 모듈식 플랫폼, 'EMP2'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우수한 무게중심과 뛰어난 구조강성을 가지며, 모델에 따라 포드의 1.6리터 디젤 엔진과 PSA의 2.0리터 BlueHDi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특히 현행 3세대 점피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모듈식으로 설계된 1열 좌석을 들 수 있다. '모듀-워크(Modu-work)'라 명명된 이 독특한 좌석 구조를 통해 조수석 하부 공간까지 짐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벌크헤드를 넘어가는 길이의 짐도 일부 실을 수 있다. 시트로엥 점피의 승합형 모델은 현행 승용 MPV 모델에도 사용되고 있는 '스페이스투어러(Space Tourer)'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당장 승용으로 전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현대적인 외관 스타일도 매력적이다. 시트로엥 점피는 푸조 엑스퍼트(승합형: 트래블러), 오펠/복스홀 비바로(승합형: 자피라 라이프), 토요타 프로에이스(승합형: 프로에이스 베르소) 등, 시트로엥을 포함한 4개 브랜드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판매된다. 

르노 트래픽
르노 트래픽(Renault Trafic)은 현재 르노삼성자동차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마스터(Master)보다 작은 크기의 상용차로, 르노의 전륜구동형 상용차량인 르노 에스타페트(Renault Estafette)의 뒤를 이어 개발된 모델이다. 르노는 시트로엥과 함께 프랑스 소형 상용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온 바 있으며, 유럽 소형 상용차 부문에서 손꼽히는 강자로 통하고 있다. 현재의 르노 트래픽은 3세대 모델로, 지난 2014년에 출시되었으며, 2019년도를 기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상품성을 키웠다. 특히 새로워진 디자인은 현행 르노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접목하여 한층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3세대 르노 트래픽은 사각형에 가까운 차체형상에서 나오는 뛰어난 공간 활용도가 장점인 모델이다. 엔진은 르노의 1.6리터 dCi 디젤 엔진을 사용하며, 일부 시장에서는 2.0리터급 엔진도 사용된다. 르노 트래픽은 피아트 탈렌토, 닛산 NV300 등, 르노 브랜드를 포함한 3개 브랜드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판매된다. 특이 사항으로는 시트로엥 점피보다 먼저 '오펠/복스홀 비바로'로도 판매가 되었던 모델이다. 현재는 오펠/복스홀이 PSA로 넘어가면서 지금은 시트로엥 점피 기반의 차량을 비바로로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이 외에도 2020년도부터 호주 지역에 미쓰비시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포드 트랜짓 커스텀
포드 트랜짓은 1965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타우누스 트랜짓’으로부터 시작해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유럽형 LCV 시장을 주도해 온 LCV 세계의 터줏대감이자, 베스트셀러 상용차다. 그리고 그 이름을 빌린, 보다 작은 크기의 상용차가 바로 트랜짓 커스텀이다. 이 차는 본래 포드가 판매하고 있었던 이코노밴(Econovan)이라는 소형 승합/밴 차량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포드 이코노밴은 마쓰다가 포드와 협력하고 있었던 시절 포드에 공급하고 있었던 '포드판 봉고'에 가까운 모델이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포드 트랜짓 커스텀은 2012년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된 상용차 박람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따라서 현행 모델이 1세대에 해당한다. 포드 트랜짓 커스텀은 2.2리터 듀라토크 디젤엔진과 6단 수동 혹은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며,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이다. 트랜짓 커스텀은 밴형 모델의 이름이며, 승합형 모델은 투어네오 커스텀(Tourneo Custom)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폭스바겐 트랜스포터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는 전후 폭스바겐을 먹여 살린 소형 상용차이자, 우리에게는 '마이크로버스'라는 이명으로 더 잘 알려진 차다. 현행의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는 6세대 모델로, 최근 페이스리프트 작업을 거친 바 있다. 현행의 6세대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는  현행 폭스바겐의 디자인 언어응 반영한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과 더불어 예방 안전 장비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이 적용되었다.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는 폭스바겐 상용차에서 직접 개발하여 판매하는 캠핑카형 모델, '캘리포니아'라는 변형도 있다. 캘리포니아 모델은 '오션'과 '비치'라는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뉘며, 좌석 및 편의시설 설계 측면에서 유럽형 캠퍼밴의 스탠다드로 통한다.

메르세데스-벤츠 V-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급 승용차만 만들지 않는다. 자동차라면 '뭐든지' 만든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급 승용차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상용차는 물론, 우니모크(Unimog)과 같은 특수차량도 제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용차는 만만치 않은 라인업을 보여준다.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용차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모델이 바로 V-클래스다.

메르세데스-벤츠 V-클래스는 태생부터 전적으로 상용 지향의 모델은 아니었다. 이 차는 태어났을 때부터 상용차의 MPV의 역할을 겸하는 컨셉트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이 때문에 상용차 특유의 각지고 투박한 외양이 아닌, 미국식 승용형 미니밴을 닮은 유연한 차체 디자인과 승용차 감각의 인테리어 등이 특징적이었다. 이 덕분에 V-클래스는 상용 모델보다는 주로 승용/승합 모델로서 인기가 더 좋은 편이다. 이 차량의 밴형 모델은 비토(Vito)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V-클래스에 비해 훨씬 간소화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현행의 V-클래스는 2014년 처음 출시되었으며, 현행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자인을 그대로 도입한 고급스러운 실내와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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