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에서 만난, 새로운 시대의 AMG –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서킷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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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에서 만난, 새로운 시대의 AMG –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서킷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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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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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오늘(14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AMG스피드웨이에서 자사의 고성능 서브브랜드, ‘메르세데스-AMG’의 성능과 감각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AMG 퍼포먼스 드라이브’를 개최했다. AMG의 이름을 가져 온 세계 최초의 서킷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지는 본 행사에는 AMG만의 역동적인 주행 감각과 퍼포먼스를 만끽할 수 있는 서킷 이벤트다. 그리고 본 이벤트를 통해 최근 메르세데스-AMG가 새롭게 선보인 AMG GT 4도어-쿠페를 직접 시승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이번 시승행사는 AMG GT 4도어 쿠페와 함께 EQ의 기술력이 접목된 새로운 AMG 모델, 메르세데스-AMG E53 4MATIC+ 모델도 함께 시승하게 되었다. 이번 시승행사는 AMG GT 4도어 쿠페의 서킷 시승과 AMG 스피드웨이 일대를 무대로 하는 E53 4MATIC+의 일반도로 시승으로 꾸며졌다.

메르세데스-AMG가 새롭게 선보인 AMG GT 4도어 쿠페는 이번 행사의 당당한 주역으로, ‘도로 위의 레이스카(Street Legal Racer)’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새로운 AMG 모델군이다. 아울러 SLS AMG, AMG GT 이래 세 번째로 선보이는 AMG 독자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AMG GT 4도어 쿠페는 ‘AMG GT 63 S 4MATIC+ 4-도어 쿠페’ 모델로, AMG GT 4도어 쿠페 라인업 상위 모델이다. 서킷에서 만난, 문 네 개짜리 AMG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서킷에 오르기 전에, AMG GT 4도어 쿠페의 전반적인 외관부터 살펴보자. AMG GT 4도어 쿠페의 외관은 정통파에 가까운 쿠페형 FR 스포츠카 ‘AMG GT’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같은 집안 소속의 4도어 쿠페 ‘CLS 클래스’의 모습과도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CLS 클래스는 유연하게 이어지면서도 세단형 자동차의 3박스 구조를 살려낸 반면, AMG GT 4도어 쿠페는 오늘날 더욱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2~2.5박스형에 가까운 패스트백형 차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AMG GT 4도어 쿠페만이 갖는 화려하고 과감한 디테일들을 통해 고성능을 모태로 하는 AMG의 핏줄을 타고났다는 것을 주장한다. 전면부에서는 매우 낮게 깔려 있는 느낌을 주는 스타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다. 상어의 코(Shark Nose)를 형상화한 전면부는 2도어 AMG GT를 연상시키기 충분하며, 통상적인 메르세데스-벤츠의 4도어형 자동차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매우 공격적인 마스크가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 시승하게 된 상위 모델, AMG GT 63 S 4MATIC+ 4-도어 쿠페는 셔터가 장착된 액티브 에어패널을 비롯하여, 전방부 측면의 공기 흡입구 내 3개의 수평 루브르, 뒷모습의 독특한 디퓨저 디자인, 사다리꼴 모양의 테일 파이프가 있는 트윈 파이프 배기 시스템을 갖춰 한층 공격적인 감각과 함께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것만 같은 역동적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차체의 측면에서는 전술한 패스트백형 차체 형상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이 차체를 구성하고 있는 선과 면에서 고성능의 일면을 표현한다. 과격하게 부풀린 휀더와 도드라지게 강조된 캐릭터라인 등이 바로 그러한 예다. 또한 뒷모습에서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2도어 AMG GT의 것을 차용한 듯한 느낌이 묻어 난다. 그리고 여기에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해 고성능 자동차의 면모를 더욱 부각시킨다.

실내는 2도어 AMG GT보다는 최근의 E클래스, CLS클래스 등과 유사한 듯 하면서도 AMG GT 4도어 쿠페만의 요소들을 고루 갖춰 유니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좌우로 유연하게 뻗은 대시보드와 계기반과 하나가 된 초대형 와이드스크린 콕핏, 그리고 AMG 전용의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완만하게 누워 있는 플로어 콘솔과 이를 채우고 있는 감각적인 디테일들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느낌마저 안겨 준다.

AMG GT 4도어 쿠페의 앞좌석은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스포츠 시트다. 착석하자마자 온 몸을 단단하게 붙들어 매어 주는 든든한 질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신체를 불편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 절묘한 착좌부 설계가 인상적이다. 최고급 4도어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AMG의 4도어 모델에 실로 어울리는 좌석이다. 뒷좌석은 2인승 독립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완만한 패스트백형 루프를 채용한 덕분에 실내공간이 크게 부족하지 않은 편이다. 트렁크는 골프백 3개와 보스턴백 3개를 동시에 실을 수 있는 크기다.

시승한 AMG GT 4도어 쿠페는 상위 모델인 AMG GT 63 S 4MATIC+ 4-도어 쿠페 모델이다. 이 차의 심장은 향상된 성능을 자랑하는 4.0리터 배기량의 AMG V8 바이터보 엔진(M177)이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63마력, 최대 토크 91.7kg.m의 폭발적인 동력 성능을 제공한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시프트 MCT 9G 9단 변속기가 조합되며, 구동방식은 차명에서도 드러나듯이, 4MATIC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하여 네 바퀴를 굴린다.

AMG GT 63 S 4MATIC+ 4-도어 쿠페는 강력한 파워트레인 성능으로 단 3.2초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V8 바이터보 엔진은 각 주행 상황에 맞춰 신속하게 강도를 조정해 최적의 주행과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실현하는 엔진 마운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AMG 실린더 매니지먼트(AMG Cylinder Management)’ 시스템을 통해 1,000rpm에서 3,250rpm 구간에서 4개의 실린더를 지능적으로 비활성화해 연료 소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시승 코스는 AMG 스피드웨이의 교량형 구간을 포함한 4.3km 코스로 짜여졌다. 스트레이트가 길지 않고 타이트한 코너가 많은 AMG 스피드웨이의 환경에서 AMG GT 4도어 쿠페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AMG GT 4도어 쿠페의 시동을 걸고 AMG 스피드웨이의 서킷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서킷 주행은 만약의 상황에서 전자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 스포츠+ 모드로만 주행했다. 서킷에 진입한 이후에는 가볍게 웜업 주행을 하며 차량의 전반적인 감각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스트레이트 구간에서는 AMG 최강을 자랑하는 신형 엔진이 제 위력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 상당히 정제된 느낌으로 다가오는 배기음과 함께 길이만 5미터를 넘는 거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순발력으로 발 빠르게 전진을 시작한다. 터보 엔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스로틀 응답성이 빠르고 정확한 편이며, 배기음 조차 깨끗하다. 멀티클러치 변속기는 엔진의 힘을 물 샐 틈 없이 전달하는 직결감이 아주 일품이다.

또한,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200km/h를 넘나드는 속도에서도 차체는 전혀 평정을 잃지 않는다.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와중에도 스티어링 휠만 든든히 붙들고 있다면 야수처럼 이리저리 날뛰지 않는다. 마치 잘 훈련된 기사의 군마와 같이, 정면을 향해 정확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달려 나간다. 이러한 면에서 AMG GT 4도어 쿠페는 근래의 AMG 모델들이 보여주고 있는 정제된 면이 한층 강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면 코너링에서는 어떨까? 사실 AMG GT 4도어 쿠페는 서킷을 내달리기에는 여러모로 불리한 점들이 존재하는 차다. 길이는 5미터 남짓에 CLS 클래스보다도 더 큰 떡대를 자랑하는 이 차를 과연 AMG의 순수 혈통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AMG 스피드웨이의 다양한 코너들을 돌파하고 나서부터, 이와 같은 의구심은 이내 경외감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AMG GT 4도어 쿠페는 2도어 모델의 것과 비슷한 수준의 다양한 전자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AMG만의 한층 정교한 멀티챔버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하부를 떠받들고 있다. 여기에 능동형 후륜 조향 시스템까지 포함되어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상의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 심지어 이 모든 것을 담은 뼈대는 그 CLS와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정말 중요한 차체 하부 구조(플랫폼)는 CLS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AMG GT 4도어 쿠페의 차체구조는 강판과 알루미늄을 함께 사용한 복합 구조로 짜여져 있는 덕분이다. 차체 구조재에는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하는 한 편, 차체(Body) 외판에 해당하는 부위들 상당 부분에 다양한 종류의 알루미늄 합금판을 사용하여 ‘강건한 구조강성’과 ‘가벼운 중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렇게 탄탄함을 넘어 초호화판 하드웨어로 무장한 AMG GT 4도어 쿠페는 코너에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함을 뽐낸다. 스티어링 시스템의 감도가 AMG답지 않게 느슨한 느낌이 나지만 감은 만큼 정확하게 움직여 주는 점은 다른 AMG 모델들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 그야말로 스포츠카, 내지는 잘 다듬어진 GT에 앉아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타이어 스퀼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몰아 붙여도 차체는 시종일관 평정을 잃지 않고 올곧게 나아간다. 스트레이트에서의 고속 주행에서도 제 멋대로 날뛰지 않았던 AMG GT 4도어 쿠페는 코너에서도 잘 훈련된 준마처럼 안정된 몸놀림을 선사한다.

AMG GT 4도어 쿠페는 서킷에서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당히 큰 체급의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달릴 때만큼은 덩치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기민하고 유연하게 움직여주며, 모든 것이 운전자의 의지대로 되어만 가는 느낌을 안겨 준다. 또한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는 차량에 한 가득 실려 있는 똑똑한 전자장비들이 끊임 없이 보완해 주는 덕분에 운전하기가 매우 쉽게 느껴진다. 즉, 경험이 다소 부족하다고 해도 얼마든지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주행을 마치고 피트로 돌아가기 전의 쿨다운 주행을 하는 동안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설정하고 가속 페달에 힘을 빼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신나게 포효하며 달리던 그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편안한 세단으로 탈바꿈한다. 이러한 AMG GT 4도어 쿠페의 면모는 그들이 주장하는 ‘가족을 위한 AMG’라는 컨셉트에도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GT’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라 할 수 있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고급/고성능 자동차’의 면모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킷에서 경험한 AMG GT 4도어 쿠페는 모터스포츠 판에서 성장해 온 AMG 가문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성능과 주행 질감을 보여주었다. 물론 ‘도로 위의 레이스카(Street Legal Racer)’라는 슬로건은  거창하기 이를 데 없지만, 적어도 날이 갈수록 냉철함과 정교함을 더해가고 있는 AMG의 정수를 경험하기에 한 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상에도 어울리는 100% 순수 혈통의 ‘4도어’ AMG라는 점이야말로 AMG GT 4도어 쿠페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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