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픽업트럭의 상징을 마주하다 - 포드 F-15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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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픽업트럭의 상징을 마주하다 - 포드 F-150 시승기
  • 윤현수
  • 승인 2017.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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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을 휘젓고 다니는 픽업트럭의 대표주자는 단연 포드 F 시리즈이다. 미국시장에서 32년 연속 판매량 1위를 달성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지닌 존재다. 아울러 포드자동차의 수익을 책임지는 효자모델임과 동시에 `원 포드` 전략으로 통합되기 이전, 미국 포드를 이끄는 리더였다.



1948년, F 시리즈의 전설을 쓰기 시작한 1세대가 출시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무려 13세대를 이어왔다. 혁신을 예고했던 13세대의 경우 차체의 대부분을 스틸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중량을 320kg가량 줄였다. 연비의 최대 적인 무게가 줄어드니, 연비 효율은 15%나 상승했다.



그러면서도 뛰어난 안전성을 유지했다. 까다롭기로 소문 난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픽업 트럭 유일의 `G`를 받았기 때문이다. 포드는 자신의 얼굴과도 같은 F시리즈를 허투루 만들 수가 없었을 터이다. 이렇게 알루미늄 바디 채용으로 혁신을 더하면서도 최고의 자리를 지킨 13세대 F 시리즈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2016년식 `XLT Fx4` 트림으로, 세미 오프로더를 지향한 트림이다.



F시리즈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캡오버 트럭 아닌, 보닛을 길게 빼고 그 안에 엔진을 담아 탑승 공간을 넓힌 보닛 트럭이다. 적재 공간 확보를 위해 설계한 캡오버 트럭과는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전장 6미터를 상회하는 차체 덕에 위풍당당한 느낌이 만연하다. 블랙 컬러 페인트를 뒤집어쓴 시승차는 카리스마마저 자아냈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다각형의 테일램프는 단순하게 꾸며져 있어 세련 하다고 이야기하기엔 어렵지만 F150은 유럽 차를 동경한 듯한 최신 미국 차들과는 달랐다. 투박하면서 남성적인 매력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좌우 프런트 펜더와 적재함에 붙여진 `F-150` 엠블럼은 뛰어난 스테디셀러로서의 자존심을 표하고 있다.



적재함의 길이는 무려 2m에 달한다. 이렇게 광활하다 보니, 웬만한 짐들은 물론 목재와 같은 커다란 적재물도 손쉽게 실을 수 있다.



큼지막한 도어를 열고 실내를 들여다보면 미국적인 감성이 물씬 풍긴다. 멋을 살짝 부리긴 했어도 여전히 투박한 실내 곳곳은 되려 미국차임을 어필하는 매력 포인트 같았다. 센터 콘솔박스는 마치 미국 대륙같이 광활하여 제법 많은 양의 물건을 담을 수 있다. 아울러 `원 포드` 전략의 일환인 듯, 몬데오와 쿠가에 적용한 윈도우 및 사이드미러 조절 버튼들이 고스란히 달려있어 반가움을 전했다.



2열 좌석은 성인 남성 세 명이 탄다고 해도 여유로울 정도로 넉넉하다. 신체부위를 막론하고 어디든 여유로워 `부족함`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게 한다.



한국땅에선 쉽게 만나기 힘든 차량인지라, 한동안 감상에 빠져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F-150의 파워를 경험하기 위함이다. 거대한 차량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분할 거울이 사이드미러 모서리에 자리잡은 것도 재미있다.



포드는 다운사이징과 거리가 멀어 보였던 픽업트럭에도 자사의 다운사이징 엔진,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8kg,m를 분출하는 3.5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호쾌하게 뻗어나가는 맛을 보였다. 배기량은 줄어들었으나 미국 V8 특유의 호쾌한 감성을 잃지 않은 것이다.



광활한 차체를 감안하면 조종감각은 예상보다 가벼운 편이다. 세미 오프로더로 세팅된 타이어와 서스펜션이었기에, 온로드에선 살짝 출렁거렸다. 오프로드에서의 편안한 주행을 위한 세팅이라고 해석된다.



F-150은 첫인상에서 차고 넘치는 공간과 파워를 통해 다소 부담스러운 느낌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삶이 되어버린 픽업트럭, 그 중에서 허리를 담당하는 F-150은 단연 픽업트럭의 본연을 잘 보여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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