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SUT의 변함 없는 매력 - 코란도 스포츠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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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SUT의 변함 없는 매력 - 코란도 스포츠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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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는 2013년을 기해, 렉스턴W를 제외한 자사 RV라인업을 코란도 브랜드로 통합한 바 있다. 코란도 브랜드는 주력 SUV인 ´뉴코란도C´, 미니밴인 ´코란도 투리스모´ SUT인 ´ 코란도 스포츠´로 구성된다. 코란도 브랜드에 속한 모델들은 통합된 브랜드 개선된 상품성을 앞세워 기울었던 쌍용차의 재건에 기여하고 있다.



코란도 브랜드의 주역을 꼽자면 SUV 모델인 코란도C와 SUT 모델인 코란도 스포츠를 들 수 있다. 코란도C는 수출 시장에서, 코란도 스포츠는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코란도 스포츠의 경우, 지난 6월 판매량은 2,067대로, 6월 전체 판매량인 5,608대의 36.8%를 차지한다.


코란도 스포츠는 무쏘 스포츠와 액티언 스포츠의 계보를 잇는 `SUT`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픽업트럭과는 그 태생이 다르다. 처음부터 화물 운송을 일정 부분 상정하고 만들어지는 픽업트럭과 달리, SUT는 통상적으로 설계 기반이 되는 SUV를 활용하기 때문에, 설계 기반이 되는 SUV의 가지치기 모델에 더 가깝다. 물론 트럭인 만큼, 적재함과 실내는 완전히 분리된다.





코란도 스포츠의 얼굴은 현재의 코란도 브랜드를 아우르는 얼굴이다. 코란도 투리스모와 뉴코란도C가 스포츠의 얼굴을 따라갔다. 육각형 그릴과 각진 디자인의 헤드램프, 굵직한 면 구성은 당당하고 남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격자무늬와 범퍼 하단의 은빛 스키드 플레이트 등의 굵직한 디테일도 코란도 스포츠의 남성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쌍용차는 기존의 모델들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모델들을 신형 모델로서 내놓기 위한 보수공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코란도 스포츠의 측면과 후면에는 여전히 과거 액티언 스포츠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기본이 되는 액티언 스포츠보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전반적으로 올라간 느낌이다. 새로운 디자인의 18인치 하이퍼 실버 휠,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이 적용된 패션데크랙 등의 디테일은 기존에 비해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차명인 `스포츠`가 새겨진 사이드 스텝도 눈에 띈다.





인테리어는 센터페시아 둘레와 7인치 내비게이션 모니터 등을 제외하면 기존 액티언 스포츠에서 크게 다른 점을 찾기는 어렵다. 센터페시아는 숫제 카이런의 것과 같다. 전반적으로 질감은 투박한 편이지만 큼직큼직한 버튼들과 단순한 구성은 쓰임새가 좋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은 쌍용차의 RV라인업이 공유하고 있는 형태로, 좌우에 수동 변속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각도 조절만 가능하며, 선택 사양인 컨비니언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열선 기능과 함께 속도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추가된다.




앞좌석은 탄탄한 착석감을 가지고 있다. 운전석은 8방향, 조수석은 4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운전석의 요추 받침은 레버식으로 되어 있으며,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열선 역시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뒷좌석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액티언 스포츠에 비해 등받이가 좀 더 눕혀진 느낌이 들지만 그 때문에 다리 공간에서 손해를 본 듯하다. 성인 남성이 승차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느껴진다. 선택 사양인 컨비니언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열선 기능이 추가된다.




코란도 스포츠의 적재함은 레저용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일종의 트럭인 만큼, 적재 능력 면에서는 통상적인 SUV들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산악용 엔듀로 바이크 두 대 정도는 너끈히 실을 수 있고, ATV도 실을 수 있을 정도다. 따라서 캠핑을 비롯한 각종 아웃도어 활동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최대 적재량은 400kg.



또한 여기에 선택 사양인 슬라이딩 베드를 설치하면 더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 슬라이딩 베드가 설치된 시승차는 짐들을 테일게이트 바깥까지 끌어낼 수 있어, 짐을 싣고 내리는 것이 용이하다. 짐을 부리는 일은 더욱 간단하다. 베드 하단의 레버를 돌려 잠금 장치를 풀고 당기거나 밀어주면 된다. 슬라이딩 베드의 단점이 있다면, 적재함을 관리하기가 까다로워진다는 점 정도다. 이 외에도 적재함을 덮을 수 있는 데크탑, 테일 게이트 개폐시 자동으로 돌출되는 리어 파워 스텝, 카라반이나 트레일러의 연결을 위한 트레일링 히치 등의 선택 품목들이 준비되어 있다.



코란도 스포츠는 코란도 투리스모나 렉스턴W와 같은 사양의 e-XDi 한국형 디젤엔진을 얹고 있다. 최고출력은 155마력/3,400~4,000rpm, 최대토크는 36.7kg.m/1,500~2,800rpm이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 5단 E-트로닉 변속기가 매칭된다.



액티언 스포츠와 다른 심장을 가진 코란도 스포츠는 훨씬 정숙한 모습을 보인다. 일상적인 운행환경에서의 소음 억제 능력은 수준급. 3,000rpm이하에서는 불쾌감이 적은 편이다. 부드러운 변속감을 가진 5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적은 편이다. 저속에서는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힘차게 달려나가는 가속감을 준다. 2톤에 달하는 중량을 완전히 잊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사이즈나 중량을 감안하면 필요 충분한 정도의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에서는 확실히 힘이 부친다. 150km/h 이후로는 가속이 힘겹다. 또한 고속에서 크게 출렁거리는 차체도 가속에 대한 욕심에 제동을 걸어준다. 온로드에서의 핸들링 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한다. 튼튼한 느낌을 주는 차체를 가졌으나 역시 느슨한 서스펜션 때문에 차체가 크게 불안정해진다. 물론 ESP나 전복 방지 기능 등의 전자장비가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고속주행이나 곡선 주로에서의 운동성능 등에서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오프로드에 들어서면 온로드 상에서와는 달리, 그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통상적인 모노코크 구조의 승용형 SUV와 달리, 프레임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저속 트랜스퍼 케이스가 갖춰진 파트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고전적이고 단순하지만 코란도 스포츠의 오프로드 능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튼튼한 프레임은 오프로드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받아내며 거침없이 전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저속 트랜스퍼 케이스가 갖춰진 파트타임 4륜구동 시스템은 등판능력이나 노면 대응에 있어 상시 4륜 구동 시스템보다 우위에 있다. 기본적으로 지상고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오프로드를 헤쳐나가기가 더 용이하다.


승차감에서는 모노코크 구조를 채용하고 있는 다른 SUV들에 비해 불리한 요소들이 있다. 고전적인 프레임 구조가 그러한 요소다. 충격을 흡수해주기 보다는 `받아내는` 성격이 강한 프레임 구조인 만큼, 노면의 충격을 받아내는 느낌이 거친 편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세팅의 서스펜션으로 이 거친 감각을 크게 상쇄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일반적인 승용형 SUV보다는 아쉬운 수준의 승차감이다. 또한 지상고가 높아, 차체가 낭창거리기도 하고, 차체가 가끔식 부르르 떨리는 현상도 보인다.



중량 등의 여러 불리한 점을 감안하면 코란도 스포츠의 연비는 무난한 수준이다. 공인연비는 도심 10.4 km/l, 고속도로 12.8 km/l, 복합 11.4 km/l로 등록되어 있으나, 실제 운행하며 측정한 연비는 도심 9 km/l, 고속도로 13 km/l 대를 기록했다. 혼잡한 시간대의 도심에서는 7 km/l 언저리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코란도 스포츠의 VAT 포함 가격은 사양에 따라 CX5(2WD) 모델은 2,068~2,362만원, CX7(4WD) 모델은 2,373~2,803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세부 사양에 따른 가격은 CX5 에코(수동) 2,068만원, CX5 클럽 2,298만원, CX5 패션 2,362만원이고 CX7 매니아(수동) 2,373만원, CX7 클럽 2,468만원, CX7 패션 2,532만원, CX7 비전 2,803만원이다. 시승차는 CX7 비전 사양이며 여기에 컨비니언스 패키지(40만원), 선루프(45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100만원), 패션 데크랙(45만원), 루프랙(20만원), 사이드 스텝(28만6천원), 슬라이딩 베드(38만5천원), 앞뒤 스키드 플레이트(19만8천원)의 8가지 선택 품목이 적용되어 있다. 선택 품목을 모두 합한 시승차의 가격은 3,139만9천원이다.



코란도 스포츠는 트럭이라는 차체 구조에서 오는 실용성은 물론 일반적인 SUV의 편리함을 모두 지녔다. 본격적인 픽업트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된 적재함을 가지고 있지만 레저용으로 이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운전 감각이 일반적인 SUV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출퇴근 용도로도 무리 없이 운행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식 픽업트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좁은 길이 많은 한국의 지형과 도로 사정에도 잘 어울린다.


코란도 스포츠는 화물차로 분류되어 있어,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국내 유일의 SUT라는 점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의 감가상각도 적은 편이다.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이 높은 차종이다. 국내 유일의 SUT인 쌍용 코란도 스포츠는 앞으로도 변함 없이 인기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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