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대우자동차의 상용차들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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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대우자동차의 상용차들을 찾아서
  • 박병하
  • 승인 2019.07.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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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우자동차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종합 자동차 제조사로국내 자동차 역사에 일익을 맡고 있었던 기업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우자동차는 주로 승용차들이지만종합 자동차 제조사였던 대우자동차는 사실 승용부터 상용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버스와 대형트럭 등, 대형 상용차 부문에서는 그 현대자동차를 긴장하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발휘했다. 대우자동차의 상용차 부문은 GM에 매각되는 과정에서분리되어 현재 자일대우상용차(구 자일대우버스)와 타타대우상용차로남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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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우자동차가 대형 상용차만 제작했던 것은 아니다. 대우자동차는 이미 구 신진자동차 시절부터 랜드크루저 픽업을 비롯한 소형 상용차를 제작하고 있었으며, 지엠코리아시절에도 자체적으로 픽업트럭을 제작한 바 있다. 그리고기아 봉고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소형상용차의 수요 증가를 인지하고 있었고, 발빠르게 소형상용차들을 도입하여기아자동차 봉고와 현대 그레이스 등을 상대하려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대우자동차의 소형 상용차들은 현대자동차와기아자동차의 모델들에 밀려,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었다. 다음은사라진 대우자동차 계열의 소형상용차들이다.

GMK 새마을트럭

토요타자동차의 일방적인 철수로 인해 무너진 신진자동차를전신으로 세워진 ‘지엠코리아(이하 GMK)’는 오늘날 한국지엠과 같은 대우자동차계열의 직계라고 할 수 있다.GMK가 세워진 전후의 시기는 각지에서 소형 화물차의 수요가 늘고 있었던 시기였으며, 이수요를 잡기 위해 GMK는 자사가 처음 내놓은 쉐보레 계열의 승용차,‘시보레 1700’의 섀시에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차체(Body)와화물칸을 얹은 픽업트럭을 개발했다. 이 차가 바로 새마을트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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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트럭은 당시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새마을운동’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 새마을트럭은 급조된 데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외형이나 만듦새는 썩 훌륭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제 차량의강건한 구조 설계와 1,000kg에 달하는 적재능력, 그리고험로 주파능력이 우수해 새마을운동 현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장에서 용달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대우 엘프

대우 엘프는 대우자동차가 이스즈의 2.5톤급 중형트럭, ‘엘프(Elf)’의2세대 모델을 라이센스 생산한 차량이다. 1973년 출시초기에는 ‘시보레 2.5톤 트럭’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였으나 3세대 모델을 라이센스 생산하기 시작한1976년형부터는 엘프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판매되었다. 하지만1982년, 전두환 정권의 ‘자동차공업 통합조치’로 인해 1톤~5톤급의 중소형 상용차를 생산할 수 없게 되면서 강제로 단종을 맞았다. 이조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표적인 흑역사로, 업체 간 경쟁 구도와 산업의 생태계가 망가졌다. 1982년 시작된 이 조치는 1986년에서야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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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공업 통합조치가 해제된 다음해인 1987년, 대우자동차는 이스즈 엘프의 4세대 모델을 라이센스 생산한 ‘엘프2’를내놓으며, 엘프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다. 엔진은 이스즈의3.3리터 디젤엔진을 사용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부활시킨엘프가 상대해야 했던 경쟁자는 이미 시장에서 크게 인지도를 쌓아 올린 현대 마이티(Mighty)와 기아타이탄(Titan), 트레이드(Trade) 등과 경쟁해야했다. 대우 엘프는 최대적재량이 2.75톤에 불과해, 3.5톤급 모델이 존재했던 기아 트레이드나 현대 마이티 등에 밀렸으며, 캡폭이 좁아 편의성 면에서도 부족했다. 엘프2는 부활한 지5년이 되는 1991년 단종을 맞았다.

대우 바네트

자동차공업 통합조치가 발효되어 있는 동안, 승용차 라인업을 상실하게 된 기아자동차(당시 기아산업)가 생존을 위해 개발한 봉고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소형상용차 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그리고 자동차공업 통합조치가 해제되자마자, 현대자동차는 절치부심으로준비했던 그레이스를 내놓았고 대우자동차 또한 이에 대응할 소형 상용차를 내놓았다. 이 차가 바로 ‘바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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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의 바네트는 일본 닛산자동차의 2세대 바네트(Vanette)를 라이센스 생산한 모델로, 승용차에 근접한 세련된 스타일과 실내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특이하게도, 엔진은 원본인 닛산 바네트의 엔진이 아닌, 대우자동차에서 이스즈에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하고 있었던 2.2리터 디젤엔진을 사용했다. 하지만이 엔진은 차량과의 조화를 잘 이루지 못해 성능과 연비가 떨여졌으며, 소음과 진동도 심했다고 전해진다. 그 뿐만 아니라 트럭 모델은 더블캡 모델이 존재하지 않고, 밴 모델은당시 대세였던 12인승 모델이 아닌,  9인승 모델을 기본으로 하는 등, 시장의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구성으로 인해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1992년 단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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