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 그는 지난 1999년 닛산자동차에 부임하며 파산위기에 처한 닛산을 극적으로 부활시킨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는 자신이 되살려낸 기업인 닛산자동차에서 쫒겨나 일본 검찰에 구금되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러한 곤경을 겪고 있는 것일까?
지난 2018년 11월 19일, 일본의 신문 지상과 언론에는 전에 없던 빅 뉴스로 떠들썩했다. 바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회장인 카를로스 곤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것이다. 일본의 언론은 그가 지난 5년간 자신의 보수를 실제보다 약 50억엔(한화 약 500억원)가량 줄여 보고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되었다고 전했다.
일본 도쿄지방검찰청에 따르면 2011~2015년 3분기까지 5년간 곤 회장의 실제 보수는 99억9,800만엔(약 1,019억4,960만원)이었으나 49억8,700만엔(약 508억5,243만원)으로 허위 기재한 유가증권 보고서를 5회에 걸쳐 재무국에 보고했다. 즉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가 된셈이다. 닛산자동차는 "내부고발에 따르면 카를로스 곤 회장의 횡령 및 유가증권보고서 허위 기재 등의 부정 행위를 파악하고 수개월의 내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리고 일본의 한 언론은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할 때 지원된 자금을 이용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고급맨션과 레바논 베이루트의 고급 주택을 연속으로 구입했다"는 보도를 냈으며, "카를로스 곤 회장과 대표이사 그렉 켈리는 닛산의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고 특히 대표이사 그렉 켈리는 이러한 부정행위를 도왔다"고 전했다.
결국 닛산자동차는 11월 22일 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카를로스 곤 회장과 그렉 켈리 대표이사를 해임시켰다. 11월 26일 미쓰비시 자동차또한 카를로스 곤을 회장 자리에서 해임했다. 2018년 11월 30일 일본 도쿄 지방 법원은 카를로스 곤 회장의 구금 기한을 12월 10일까지 연장했다. 또한 함께 체포된 그렉 켈리 대표이사 또한 구금 기한 연장을 적용했다. 2018년 12월 25일 그렉 켈리 전 대표이사는 목의 지병 때문에 보석금 7000만엔(약 7억1,394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하지만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12월 21일 특수배임 혐의로 도쿄 지검 특수부에의해 다시 체포되었다. 도쿄 지방 법원은 2019년 1월 1일까지 구금을 열흘 간 연장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1월 18일 닛산과 미쓰비시가 카를로스 곤 회장의 10억엔 부정 수급을 추가로 발표했다. 2019년 3월 6일 도쿄지방재판소가 곤 회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지난 1월 두번의 보석 신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된 이후 3번째만에 받아 들여진것이다. 곤 회장은 보석금 10억엔(약 100억원)을 내고 풀려났다. 2019년 4월 3일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자신의 트위터를 개설한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진실을 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11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검찰이 4월 4일 곤 전 닛산 회장을 특별배임 혐의로 다시 체포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오만의 닛산 대리점에 지원된 회사 자금 일부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있다"며 곤 전 회장을 다시 체포했다. 일본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사람이 다시 체포되는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곤 전 회장은 미국 대리인을 통해 “자의적이고 터무니없는 체포”라며 “닛산의 일부 세력이 검찰을 이용해 나를 입다물게 하려는 시도” 라고 말했다. 또한 “공정한 재판을 원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내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다”며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2019년 4월 9일 곤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이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곤 전 회장이 재체포되기전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특정 닛산 간부의 이름을 거론하며 “지금 일어난 모든 일들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음모이자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더러운 음모를 준비한 간부들의 이름을 거론할 수 있고 진상이 밝혀지기만을 바란다” 고 말했다. 곤 전 회장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어져 닛산의 업적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걱정한다”며 “나는 공정한 재판을 바란다”고 밝혔다.
과거에 재기불능에 빠졌었던 닛산자동차를 살려낸 유능한 경영인으로 여겨졌던 카를로스 곤 전 회장. 곤 전회장과 닛산자동차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쪽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그리고 일본의 사법계가 그에게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